지난 1일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침입해 금고에 보관 중이던 현금 4억여원을 훔친 혐의를 받는 ㄱ씨가 건물 폐회로텔레비전(CCTV)에 찍힌 모습. 서울 남대문경찰서 제공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서 현금 4억여원을 훔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피의자는 친구인 환전소 직원과 짜고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20일 40대 ㄱ씨와 ㄴ씨를 특수절도 및 주거침입 혐의로 구속해 오는 21일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ㄱ씨는 지난 1일 저녁 6시25분께 오토바이 헬멧을 착용한 상태에서 미리 준비한 보안카드로 출입문을 열고 서울 중구 명동의 한 환전소에 들어가 금고에 보관 중이던 현금 약 4억3000만원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건물 폐회로텔레비전(CCTV) 영상을 보면, ㄱ씨는 약 3분 만에 범행을 마치고 달아났다. 도난 금액은 우리돈 약 2억9000만원과 약 13만 달러였다.
경찰 조사결과, 환전소 직원인 ㄴ씨는 과도한 채무를 해결하기 위해 친구인 ㄱ씨에게 범행을 제안하고, 보안카드를 제공한 뒤 환전소 내부구조 등을 알려줬다. ㄱ씨는 오토바이 헬멧 등 범행도구를 구매하고 범행을 직접 실행하는 역할을 맡았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추적을 피하기 위해 폐회로텔레비전이 없는 산속 길을 도주로로 점찍고 사전에 답사까지 한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은 주변 폐회로텔레비전 영상 등을 통해 이동 경로를 추적해 ㄱ씨가 산속으로 도주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후 주거지 인근에 잠복해 ㄱ씨를 11일 긴급체포했다. 경찰은 지난 13일 ㄱ씨를, 18일 ㄴ씨를 각각 구속했다. 경찰은 이들이 훔친 약 4억3000만원 가운데 약 3억8000만원을 압수해 피해자에게 돌려줬다. 이들은 나머지 5000만원 가운데 일부는 사용했고, 일부 사용 여부에 대해서는 진술을 거부하고 있다.
남대문경찰서 관계자는 “관내 환전소 등 현금 다액취급 업소에 대한 방범진단과 순찰 등 범죄예방활동을 강화하고, 산속 산책로 등 취약장소에 대해 범죄예방용 폐회로텔레비전을 추가 설치하는 등 지자체와 협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윤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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