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수처, ‘허위 보고서 작성 의혹’ 이규원 검사 소환조사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작성 의혹
공수처 출범 뒤 첫 피의자 조사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혐의를 받는 이규원 검사가 26일 오전 정부과천청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에서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마친 뒤 청사를 나서고 있다. 연합뉴스

이른바 ‘윤중천 면담보고서’ 허위 작성 의혹을 받는 이규원 전 대검찰청 과거사진상조사단 검사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공수처 출범 이후 첫 피의자 조사다.

26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공수처 수사3부(부장 최석규)는 25일 이 검사를 정부과천청사 내 공수처 청사로 불러 혐의와 관련된 사실관계 등을 확인했다. 이 검사는 이날 밤 10시께 조사를 마친 뒤 3시간 가량 조서를 열람하고 26일 새벽 1시께 청사 밖으로 나왔다. 그는 ‘허위 공문서 작성 사실을 인정하는가’라는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지 않았다. 공수처는 이 검사 조사 시작 시점은 따로 밝히지 않았다. 이번 조사를 위해 이 검사는 파견된 공정거래위원회에 하루 휴가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공수처는 지난 4월 말부터 이 검사 사건을 수사해왔다. 사건번호는 ‘2021년 공제 3호’로 공수처가 수사하는 검사 사건으로는 1호다. 공수처 1호 사건은 ‘2021년 공제 1·2호’ 번호가 붙은 조희연 서울시교육감 특별채용 의혹 사건이다. 검찰은 지난 3월17일 이 검사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했다. 이 검사는 2019년 대검 과거사진상조사단에서 일하며,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별장 성접대 의혹 사건의 핵심 인물인 윤중천씨를 만난 뒤 면담보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허위 내용을 담고(허위공문서 작성), 이를 언론에 유출한 혐의(피의사실공표)를 받고 있다. 공수처법에는 검찰 등 공수처 외 다른 수사기관이 검사의 고위공직자 범죄 혐의를 발견한 경우 사건을 공수처에 이첩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편, 이 검사에 대한 수사는 공수처와 검찰에서 ‘투 트랙’으로 진행되고 있다. 서울중앙지검에는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등이 이 검사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한 사건이 남아있다. 이 검사는 김 전 차관 출국을 불법 금지한 혐의로 서울중앙지법에서 재판도 받고 있는 상황이다.

전광준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