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가 26일 오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인사청문회장에서 청문회 속개를 기다리고 있다. <연합뉴스>
김오수 검찰총장 후보자 국회 인사청문회가 여야 대치 끝에 결국 파행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들이 김 후보자와 무관한 내용으로 설전을 벌이다 회의가 중단됐고 자정을 넘기면서 자동 산회했다.
국회 법사위는 26일 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열고 오후 7시께 정회를 한 뒤 8시30분부터 속개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국민의힘 쪽이 김용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언 등에 대해 사과를 요구하면서 청문회 속개를 거부한 탓에 끝내 파행됐다.
여야 신경전은 김용민 의원이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의 ‘전관예우’ 의혹과 관련한 방송 영상을 청문회장에서 공개하면서 가속됐다. 앞서 한 방송사는 검사장 출신인 유 의원이 변호사 시절 경기 파주의 한 병원에서 발생한 무면허 대리수술 사망사건에 관한 상담 과정에서 “내가 선임을 해가지고 내가 끌고는 가. 그리고 무혐의까지 오케이”라고 말한 내용을 보도하며 전관예우 의혹을 제기했다. 김 의원은 김오수 후보자를 향해 “이 사건 수사해야 하지 않는가. 전관예우를 반드시 뿌리 뽑아달라”고 말했다. 이에 유 의원은 “국민 눈높이에 부적절해 보일 수 있다는 점은 유감으로 생각하지만, 사건 관련해 어떤 관여나 역할도 없었다”며 “상대 의원을 명예훼손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면 참기 어렵다”고 반발했다.
그러자 김 의원은 다시 “국민의힘이 먼저 시작했다”며 “김학의 사건과 관련해 제가 고발됐다며 수사받아야 한다고 얼마나 이야기를 많이 했느냐”고 반박했다. 특히 이에 항의하는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을 향해 “조 의원 툭하면 제 이야기하시는데, 눈을 그렇게 크게 뜬다고 똑똑해 보이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분위기가 험악해지자 위원장 직무대행을 맡은 박주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저녁 7시께 정회를 선포하고 8시30분부터 속개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정회 뒤에도 여야 충돌은 이어졌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김용민 의원의 사과 없이는 청문회에 복귀할 수 없다며 청문회장 입장을 거부했고 결국 인사청문회는 자정을 넘기면서 자동 산회로 끝이 났다. 이 과정에서 김 의원과 조 의원 사이에 말다툼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후보자의 인사청문 시한은 청문회 당일인 26일까지였다. 인사청문회법상 국회가 인사청문 시한을 넘기면 대통령은 10일 이내에 기한을 정해 청문보고서 송부를 재요청할 수 있다.
손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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