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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음주후 대로에서 역주행뒤 “애인이” 오리발 들통

등록 2006-02-03 16:23

“글쎄, 내가 운전한 게 아니라 여자친구가 했다니까요. 전 그냥 운전석에 앉았을 뿐인데, 그 순간 경찰이 출동한 것이라니까요.!”

3일 새벽 서울 송파경찰서 교통사고 조사반은 대로에서 역주행을 해 놓고 오리발을 내미는 한 30대 남자의 목소리로 떠들썩했다.

목소리의 주인공은 조아무개(34)씨. 조씨는 3일 새벽 1시45분께 올림픽대로 천호대교 부근을 술에 만취한 채 역주행하다 112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현장에서 붙잡혔다. 당시 조씨는 운전석에 앉아 있었으며 술 냄새가 심하게 나는 상태였다고 경찰은 밝혔다. 경찰의 음주측정 결과 혈중 알콜농도는 0.161%. 만취 상태였다.

그러나 경찰서로 온 조씨는 갑자기 자신이 운전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기 시작했다. 조씨는 “운전은 여자친구가 했고 서로 말다툼을 하다 밖으로 뛰어나간 여자친구를 찾지 못해 자동차 경적을 누르기 위해 운전석에 앉아 있었다”고 주장했다. 뒤늦게 남자친구의 전화를 받고 경찰서로 달려온 여자친구 유아무개(23)씨도 “내가 운전한 것이 맞다”고 거들고 나섰다.

경찰 관계자는 “올림픽대로는 자동차 전용 도로라서 여자친구가 갑자기 차를 세우고 뛰어나갔다는 말은 앞 뒤가 맞지 않고,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는 중간에 조씨의 전화를 받고서야 유씨가 나타난 점 등을 고려할 때 두 사람의 말은 전혀 신빙성이 없다”고 맞받았다. 그러나 조씨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다.

경찰은 당시 상황을 목격하고 112로 신고한 신고자를 찾아나섰다. 다행히 112신고를 한 사람은 4명이나 됐다. 신고자 가운데 연락이 닿은 2명은 “안경을 낀 남자가 휴대폰 통화를 하면서 역주행을 하고 있었다”고 진술했다.

자신의 음주운전과 역주행 사실을 감추기 위해 다음달 결혼 예정인 여자친구까지 끌어들였던 조씨의 오리발은 들통이 나고 말았다. 조씨는 운전면허를 취소 당하고 불구속 입건됐다. <한겨레> 사회부 전진식 기자 seek16@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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