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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세 모녀 살해 ‘김태현 반성문’에 유족은 헛웃음…“어이가 없다”

등록 2021-06-01 13:45수정 2021-06-01 14:56

세 모녀 살해 김태현 첫 재판
김씨 변호인 “처음부터 어머니와 동생 살해 계획 없어”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인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태현씨가 4일 오후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 노원구 아파트에서 세 모녀를 살인한 혐의를 받는 피의자 김태현씨가 4일 오후 도봉구 서울북부지법에서 열리는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피고인은 5월11일자 반성문, 5월18일자 반성문…” 재판장이 노원구에서 세모녀를 살해한 혐의로 구속된 김태현(25)씨가 네차례 반성문을 제출한 사실을 언급하자 피해자 유가족들은 어이없다는 표정으로 “하하하” 실소를 터트렸다. 이어 “김태현! 진실을 얘기해!”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다.

1일 오전 서울북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오권철)의 심리로 열린 김씨의 첫 공판에서 10여명의 피해자 유족들은 터져 나오는 분노와 슬픔을 숨기지 못했다.

검찰이 밝힌 공소사실을 보면 김씨는 지난 1월23일 피해자 ㄱ씨를 집까지 바래다주겠다고 고집을 부려 말다툼했고 ㄱ씨가 김씨의 메신저를 차단했다. 관계 단절에 불안감을 느낀 김씨는 다음날 ㄱ씨 집을 찾아가고 공중전화를 이용해 몇차례 전화하는 등 스토킹을 시작했다. 검찰은 결국 김씨가 지난 3월 중순 ㄱ씨를 살해하기로 마음먹고 범행 도구를 준비하는 등 사전에 범행을 계획했다고 밝혔다. 검찰이 공소사실을 밝히며 김씨가 피해자들을 살해하는 과정을 설명하자 피해자 유족은 흐느끼기 시작했다.

피해자 유족 중 2명은 재판 막바지에 피해자 의견 진술 기회를 얻었다. 한 유족은 “살인마가 사람을 세 명 죽여놓고 자기는 살고 싶어서 지금 저렇게 반성문을 쓰고 있다는 것 자체가 너무 어이가 없다”며 “우리는 끝까지…10년, 20년, 30년(이 일을) 잊지 못하고 살아가는 거다”고 말했다. 다른 유족은 “계획된 범행을 뉘우치지 않는 저 뻔뻔한 모습(…) 저 인간한테 우리가 왜 이 많은 시간(재판)을 소비하며 내 가슴에 ○○○를 묻어야 하냐”고 울먹였다.

김씨는 재판 내내 멍한 눈으로 정면을 응시했고 방청석 쪽으로는 눈길을 주지 않았다. 무표정한 얼굴로 법정에 들어서며 내부를 한번 둘러보기도 했고, 재판이 끝나자 변호사에게 짧게 목례를 한 뒤 나갔다. 김씨의 변호인은 “피고인은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면서 “피해자 ㄱ씨가 함께 게임을 하던 친구에게 김씨를 험담했다는 생각에 빠져 배신감과 분노에 사로잡혀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부터 피해자 여동생과 어머니를 살해할 계획은 없었다고 한다”며 “범행 이후 도주하지 않고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 했던 점도 참작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 4월27일 김씨를 살인·절도·특수주거침입·경범죄처벌법(지속적 괴롭힘)·정보통신망 침해 등 5개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 다음 재판은 오는 29일에 열린다.

이우연 기자 aza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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