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가 등온핵산증폭법(LAMP) 기술을 기반으로 한 코로나19 신속 분자진단 검사를 도입했다. 지난 4월23일 오전 서울대 자연대 앞에 마련된 검사소에서 시민들이 검사를 받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서울대가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2학기 전면 대면수업을 실시한다고 발표하면서 학생들의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1년여 만의 대면수업을 반기는 학생들도 있지만 코로나19 방역 수칙이 완화되는 데 대한 우려, 거리두기에 따른 이른 아침 강의에 대한 불편함을 호소하는 반응 등도 나오고 있다.
서울대는 지난달 31일 오세정 총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정부 방역지침을 준수하는 선에서 2학기에 대면 수업을 재개하기로 결정했다. 오 총장은 지난 7일 오후 담화문을 통해 “각 단과대학장 및 보직자들과 의견을 교환한 결과 2학기 대면수업을 확대하는 방안에 모두가 동의했다”고 밝혔다.
서울대가 발표한 ‘2021년도 2학기 수업 운영(안)’을 보면, 수업 수강인원을 100명 미만으로 제한하고 초과할 경우 인원을 분산할 계획이다. 학생 분산을 위해 기존에 강의가 없던 점심시간과 오전 9시 전, 오후 5시30분 이후, 주말에도 수업을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서울대 인터넷 커뮤니티 ‘에브리타임 서울대’, ‘스누라이프’ 등을 보면, “아침저녁 주말수업도 감수할 수 있을 정도로 대면을 원한다” “우리과는 실험이 많아서 대면을 선호한다” “대면이랑 비대면 수업효율 비교하면 당연히 대면이 더 수업 효율성이 낫다는건 부정 못하지 않나?” 등 대면 수업을 환영하는 글이 다수 올라왔다.
그러나 대면수업에 시작되면 방역 수칙을 지키기 어렵다는 우려도 나왔다. 에브리타임에는 “걷잡을 수 없이 (코로나19가) 퍼지는 거 아닌지 심히 염려된다” “대면수업 때문에 학교에서 코로나 걸리면 학교가 책임져줄 수 있나? 학기중에 중요한 취업시험 있으면?” “근데 진짜 교수님들이 대면 방안 지키실까” 등의 걱정이 쏟아졌다. 서울대 공학계열 4학년에 재학 중인 정아무개(26)씨는 “교내에서 확진자가 나와서 기숙사가 일부 폐쇄된 적도 있었다. 안심할 단계가 아닌데 성급하게 대면 수업을 실시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기존에 수업이 없던 오전 9시 이전, 오후 5시30분 이후 수업을 하게 돼 멀리서 통학을 하는 학생들이 불편함을 호소하기도 했다. 오전 9시 이전 수업은 아침 7시~7시30분에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난 경기도 중에 기숙사 안 되는 지역이라 통학인데 학교 들어가는 거까지 포함하면 왕복 3시간 정도 걸린다”는 등의 글이 올라왔다. 서울 외 수도권에 거주하는 학생들 다수가 이 글에 공감을 표시했다. 대학 근처에 산다는 한 학생도 “난 가까이 살지만 2시간 일찍하는 첫 수업을 들으려면 5시에는 일어나야 한다”고 토로했다.
1년 사이 비대면 수업에 익숙해진 학생들은 당황하는 모습도 보였다. 한 학생은 에브리타임에 “대면 시험은 확실히 더 어렵다. 비대면 오픈 북(시험)에 익숙해져서 망함”이라고 했고, 또다른 학생은 “강의 대면, 비대면 다 들어본 입장에서는 비대면이 효율 훨씬 좋은 듯하다. 어차피 학교 시설 쓰는 실험도 거의 없다”고 말했다.
서울대처럼 전면 대면 수업을 발표한 학교는 아직 없지만, 거리두기 조처를 일부 완화하기로 한 대학들도 나오고 있다. 연세대는 2학기에 수강정원 50명 이내 교과목은 제한적으로 주 1회 대면수업이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연세대 총학생회가 지난달 발표한 ‘2학기 강의방식에 대한 선호도’ 조사 결과를 보면, 10명 중 7명이 비대면 수업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면 대면’으로 하자는 응답은 31%였다.
채윤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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