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 본관 전경. 고려대학교 제공.
정진택 고려대 총장이 최근 고려대학교 학생 커뮤니티인 ‘고파스’에서 벌어진 세종캠퍼스(세종캠) 학생 ㄱ씨를 향한 ‘사이버 폭력’ 사태를 놓고 “다른 사람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공격적 의사 표현은 당사자뿐만 아니라 구성원 모두의 마음에 커다란 상처를 주게 된다”며 진화에 나섰다.
(관련 기사 : “어디서 고대생 흉내야?” 세종캠 학우에 도넘은 ‘사이버 폭력’)
정 총장은 지난 8일 2021학년도 1학기 종강을 앞두고 재학생·졸업생·교직원에게 보낸 전자우편에서 “학생들이 사용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상에서 교내 구성원을 공격하는 논란이 있었다”며 ㄱ씨를 겨냥한 ‘사이버 폭력’ 사태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정 총장은 “사회에서 벌어지는 크고 작은 일들이 캠퍼스 내에서도 발생하기 마련이다. 하지만 학문의 전당이 배움의 터전인 대학은 바깥세상보다는 좀 더 열린 태도로 타인의 의견을 수용하는 절제와 관용이 있어야 하며 구성원의 마음을 보듬어주는 선한 기운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캠퍼스(서울캡)에서 수업을 들으며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이하 총학 비대위) 임원으로 선출된 ㄱ씨를 겨냥해 조롱과 혐오가 담긴 글을 올린 학생들을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당시 교내에선 ㄱ씨의 인준을 놓고 “세종캠 학생이 왜 서울캠 총학 활동을 하는가”라는 논란이 일었다. 일부 고파스 이용자들은 ㄱ씨의 신상을 유포하며 외모 비하를 일삼고 “어떻게든 서울캠 이미지 갖고 싶어서 발악하네” 등의 글을 작성하기도 했다. 이에 “혐오표현을 자제해달라”는 의견이 다수 올라왔고, 서울캠 고대생 ㄴ씨는 대자보에서 “혐오표현을 방관한 것에 (본교는) 정말 아무런 책임 없다고 생각하는지 묻고 싶다”고 학교의 책임을 묻기도 했다.
정 총장이 낸 의견을 놓고 학우들은 “애매모호한 입장”이라며 서울·세종캠 간 해묵은 갈등에 대한 명확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대자보를 쓴 ㄴ씨는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세종캠 학생과 서울캠 학생들의 갈등은 결국 고려대 재단의 돈과 관련된 문제 아닌가. 세종캠과 서울캠 모두로부터 돈을 받다보니 총장님이 중간에서 애매모호한 입장을 냈다”고 지적했다. 세종캠 학우 ㄷ씨 또한 “총장님이 후보자 시절 분교 폐지 또는 이원화 캠퍼스와 관련한 문제를 속히 해결하겠다는 공약을 낸 것으로 기억한다. 이번 사태는 서울캠·세종캠 간 문제가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인데 총장의 글은 허울뿐인 위로라는 생각이 들고 양쪽 모두 쉽게 납득할 수 없는 소극적인 입장이다”고 말했다.
한편, 대자보를 썼다는 이유로 고파스에서 사회관계망서비스 계정이 공개되고, 혐오 발언에 시달린 ㄴ씨는 최근 서울 동대문경찰서에 가해자들을 모욕죄로 고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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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기사 : “어디서 고대생 흉내야?” 세종캠 학우에 도넘은 ‘사이버 폭력’
https://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995782.html
장필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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