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4일 입국은 삼성측의 철저한 보안과 경호 속에서 `007 작전'을 방불케하는 장면을 연출했다.
삼성측에서는 이날 오후 5시께 이종진 상무 등 그룹 구조조정본부 임원 및 직원 7명이 김포공항에 미리 나와 이 회장의 `안전경호'를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삼성에스원 경호원 20여명이 입국장을 비롯해 곳곳에 배치됐다.
특히 삼성측은 이날 오전 서울항공청에 삼성 전용기인 `보잉 비즈니스제트' 운항허가를 받은 뒤 여러차례 탑승자 명단을 바꾸는 등 이 회장 입국을 극비리에 추진하려 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측은 `회장 입국시 언론에 공개한다'는 당초 약속에 따라 이날 오후 6시30분께 삼성 출입기자들에게 `도착 때까지 엠바고' 조건으로 연락을 취했다는 후문이다.
이는 이 회장의 입국사실이 미리 알려지면 시민단체 회원 등이 공항에 나와 시위를 벌일 것을 우려했기 때문이라고 삼성 관계자는 전했다.
이 회장이 탄 회사 전용기인 `보잉 비즈니스 제트'(BBJ)는 이날 일본 후카이도 지토세공항을 출발해 오후 8시15분 김포공항 활주로에 `터치다운' 했다.
5분 가량 지나 전용기가 탑승구에 접안하자 삼성 관계자들은 대기중이던 취재진에게 "회장께서 몸이 불편해 휠체어를 타고 들어온다. 질문을 허용할 테니 질서를 지켜달라"고 요청했다.
다시 5분쯤 흘러 포토라인을 형성하고 미리 약속한 인터뷰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 앞으로 이 회장이 휠체어를 탄 채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최근 산책 도중 넘어져 다리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검정색 목도리를 목에 걸치고 베이지색 자켓과 베이지색 바지를 입었으며 오른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배에는 복대를 찬 채 탑승구를 빠져나왔다. 이 회장은 일순 피로한 기색이 엿보였으나 취재진의 질문에 다소 어눌한 음성이지만 또박또박 답변을 했다. 그는 귀국 소감에 대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한국이 좋네요…"라고 답했고 "건강은 좋은데 넘어져 다리를 다쳤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목소리를 약간 높여 "작년 1년간 소란을 피워 죄송하게 생각한다. 전적으로 책임은 나 개인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그는 "국제경쟁이 하도 심해 상품 1등 하는데만 신경을 썼는데 국내에서 (삼성이) 비대해져 느슨한 것 느끼지 못했다"면서 향후 그룹 일에 몰두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답변을 마친 이 회장은 3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세관을 거쳐 입국장으로 향했으나 여전히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이날 입국장에는 200여명의 사진ㆍ카메라기자가 오후 8시께부터 대기하고 있었고 이 회장이 입국한다는 소식에 일반인 100여명도 자리를 지키며 관심을 보였다. 취재진 주변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 병력이 대기하고 있었으며 삼성측이 동원한 경호원들도 20여명 가량 배치됐다. 잠시뒤인 8시40분께 입국장 출입문이 열리면서 휠체어에 몸을 실은 이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이 회장이 출입문을 나서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경호원들은 이 회장을 에워싸면서 사진기자들의 `밀착 접근'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경호원들과 사진기자들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입국장 출입문에서 차가 대기하고 있던 국제선 1번 출입구까지는 15m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이 회장은 5분도 채 안돼 공항청사를 빠져 나갔다. 일부 기자들은 차에 탄 이 회장의 모습을 담기 위해 차를 가로막기도 했지만 역시 5분도 안돼 삼성측의 `무사 입국 작전'은 종료됐다. 김종우 강병철 기자 jongwoo@yna.co.kr (서울=연합뉴스)
다시 5분쯤 흘러 포토라인을 형성하고 미리 약속한 인터뷰 장소에서 기다리고 있던 취재진 앞으로 이 회장이 휠체어를 탄 채 모습을 드러냈다. 이 회장은 최근 산책 도중 넘어져 다리를 다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은 검정색 목도리를 목에 걸치고 베이지색 자켓과 베이지색 바지를 입었으며 오른쪽 다리에 깁스를 하고 배에는 복대를 찬 채 탑승구를 빠져나왔다. 이 회장은 일순 피로한 기색이 엿보였으나 취재진의 질문에 다소 어눌한 음성이지만 또박또박 답변을 했다. 그는 귀국 소감에 대해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한국이 좋네요…"라고 답했고 "건강은 좋은데 넘어져 다리를 다쳤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어 목소리를 약간 높여 "작년 1년간 소란을 피워 죄송하게 생각한다. 전적으로 책임은 나 개인에게 있다고 생각한다"며 사과의 뜻을 전했다. 그러나 그는 "국제경쟁이 하도 심해 상품 1등 하는데만 신경을 썼는데 국내에서 (삼성이) 비대해져 느슨한 것 느끼지 못했다"면서 향후 그룹 일에 몰두할 것을 시사하기도 했다. 답변을 마친 이 회장은 3층에서 엘리베이터를 타고 세관을 거쳐 입국장으로 향했으나 여전히 긴장된 표정을 감추지는 못했다. 이날 입국장에는 200여명의 사진ㆍ카메라기자가 오후 8시께부터 대기하고 있었고 이 회장이 입국한다는 소식에 일반인 100여명도 자리를 지키며 관심을 보였다. 취재진 주변에는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경찰 병력이 대기하고 있었으며 삼성측이 동원한 경호원들도 20여명 가량 배치됐다. 잠시뒤인 8시40분께 입국장 출입문이 열리면서 휠체어에 몸을 실은 이 회장이 모습을 드러내자 카메라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이 회장이 출입문을 나서자마자 대기하고 있던 경호원들은 이 회장을 에워싸면서 사진기자들의 `밀착 접근'을 막았다. 이 과정에서 경호원들과 사진기자들 사이에 심한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입국장 출입문에서 차가 대기하고 있던 국제선 1번 출입구까지는 15m 정도 밖에 되지 않았고 이 회장은 5분도 채 안돼 공항청사를 빠져 나갔다. 일부 기자들은 차에 탄 이 회장의 모습을 담기 위해 차를 가로막기도 했지만 역시 5분도 안돼 삼성측의 `무사 입국 작전'은 종료됐다. 김종우 강병철 기자 jongwoo@yna.co.kr (서울=연합뉴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