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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학교 가니 좋아요”…오프라인 등교 때 더 행복하다는 아이들

등록 2021-06-15 17:00수정 2021-06-16 02:14

초록우산 어린이재단 설문조사 결과
오프라인 등교 때 행복감 높고 균형적 생활
“오프라인 등교 기준으로 방역수칙 정립해야”
수도권 중학교의 등교 수업이 확대된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월촌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학우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등교하고 있다. 교육부는 누적된 수업 부족으로 인한 학력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날부터 수도권 중학교의 학교 밀집도 기준을 전체 3분의 1에서 3분의 2로 완화했다. 사진공동취재단
수도권 중학교의 등교 수업이 확대된 14일 오전 서울 양천구 월촌중학교에서 학생들이 학우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누며 등교하고 있다. 교육부는 누적된 수업 부족으로 인한 학력 격차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이날부터 수도권 중학교의 학교 밀집도 기준을 전체 3분의 1에서 3분의 2로 완화했다. 사진공동취재단

경북 지역의 한 초등학교에 다니는 장아무개(12)양은 온라인 등교를 하던 지난해 모바일 게임에 빠져 매일 5시간가량 게임을 했다. 90점대였던 시험 성적도 70점대로 떨어졌다. “온라인 수업을 하면 학교에 갈 때보다 시간이 많은데, 코로나19 때문에 친구들과 놀지도 못하니 자꾸 게임만 생각났어요. 학원에 안 다녀서 모르는 문제는 선생님께 문자를 보내거나 학습 게시판에 질문 글을 올렸는데, 직접 설명을 들을 때만큼 이해가 잘 안 돼서 공부도 하기 싫어졌어요.” 장양은 올해 들어 어머니와 함께 상담을 받고 오프라인 등교를 병행하면서 평일에는 게임을 하지 않게 됐고, 성적도 다시 제자리를 찾았다고 한다.

교육부가 초·중·고등학교 2학기 전면 등교를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학생들이 온라인으로 수업을 들을 때보다 오프라인 등교를 할 때 더 행복감을 느낀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5일 초록우산어린이재단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지난해 10월19일~12월24일 사이 전국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2학년 1825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자들이 오프라인 등교를 할 때 느끼는 행복감은 7.5점(10점 만점)으로 온라인 등교 때 느끼는 행복감(6.92점)보다 높게 나타났다. 아동 발달에 필요한 수면·공부·미디어·운동 등의 권장 시간을 충족하는 생활을 하고 있는지를 점수화한 아동행복지수도 오프라인 등교는 1.75점(4점 만점)으로 온라인 등교(1.54점) 때보다 높았다. 행복감 조사는 응답자들이 온·오프라인 등교 때 느끼는 주관적 만족도를 ‘전혀 행복하지 못하다(0점)’~‘매우 행복하다(10점)’ 가운데 선택하도록 한 것이고, 아동행복지수는 응답자들에게 10분 단위로 일과를 작성하게 한 뒤 점수화한 것이다.

실제로 아이들은 온라인 수업을 들을 때보다 오프라인 등교를 할 때 일상이 더 균형적이고 행복하다고 말했다. 지난달부터 매일 등교를 하게 된 문아무개(12)양은 “온라인 수업을 듣는 것보다 학교에 가는 게 훨씬 좋다”고 말했다. 친구들을 만나고 선생님께 모르는 문제도 물어볼 수 있어서다. “온라인 수업을 할 때는 심심했어요. 종일 유튜브만 봐서 더 볼 것도 없었어요. 점심도 어떤 날은 오전 11시, 어떤 날은 오후 3시에 아무 때나 혼자 먹었고 라면으로 때울 때가 많았어요. 학원에 안 다니다 보니 모르는 문제가 있어도 직접 물어볼 수 없어서 답답하고 걱정도 많이 됐어요.”

특히 취약계층 아동은 온라인 등교를 할 때 게임이나 유튜브에 빠지거나 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았다. 지역아동센터 교사 박아무개(50)씨는 “온라인 수업이 계속되면서 장시간 혼자 집에 있게 되자 컴퓨터 게임에 중독돼 등교를 거부하거나, 혼자 식사를 준비하다 화상을 입은 사례가 있었다”라며 “오프라인 등교를 시작하니 아이들이 외로움을 덜 느끼고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등 정서 발달과 생활 전반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사 결과를 분석한 정익중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결정적 발달 시기인 아동기에 아이들이 보내는 시간은 중요한데, 코로나19로 온라인 수업을 하는 동안 학교에서 이뤄져야 하는 교육, 돌봄, 놀이 등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며 “아이들이 오프라인 등교를 하는 것을 기준으로 방역수칙을 정립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윤주 기자 k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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