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 화장실 들머리에 16일 낮 ‘스토킹 범죄’ 피해자 추모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김혜윤 기자 unique@hani.co.kr
지난 14일 서울지하철 2호선 신당역에서 일어난 ‘스토킹 살해 사건’을 계기로 스토킹 피해자 지원 체계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스토킹 피해자가 신고 뒤 재판까지 경찰 등으로부터 받을 수 있는 지원책으로는 우선 △응급조치 △긴급응급조치 △잠정조치 등이 꼽힌다.
스토킹처벌법에 근거한 조처다. 경찰이 스토킹 범죄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해 스토킹 행위를 제지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한 뒤 범죄수사에 착수하는 과정이 바로 응급조치인데, 이 과정에서 피해자는 희망에 따라 스토킹 피해 관련 상담소나 보호시설로 갈 수 있다.
피해자는 수사기관에 가해자의 100m 이내 접근금지와 전화·문자 메시지 발송 등의 금지를 요청할 수도 있다. 스토킹이 지속적·반복적으로 행해질 우려가 있고 범죄 예방을 위해 긴급한 경우, 피해자 요청에 따라 경찰 직권으로 이뤄지는 긴급응급조치가 바로 그것이다. 다만, 이런 조처 위반에 따른 제재가 1천만원 이하의 과태료 처분에 불과해 실효성이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잠정조치는 다른 조치에 견줘 상대적으로 가해자를 강하게 압박할 수 있는 수단으로 거론된다. 스토킹범죄의 원활한 조사나 피해자 보호를 위해 법원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내리는 결정으로, 가해자에게 △서면 경고 △100m 이내 접근금지 △연락 금지 △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 등의 제재를 할 수 있다. 접근 금지 명령을 위반할 경우에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2천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문제는 잠정조치 기간이 1개월을 초과할 수 없다는 점이다.
스토킹 피해자는 법률지원과 의료지원 등도 받을 수 있다. 법률지원은 한국성폭력위기센터, 대한법률구조공단, 대한변호사협회 법률구조재단, 가정법률상담소 등을 통해 무료로 이뤄진다. 의료지원은 스토킹 피해로 인한 신체적 치료뿐 아니라 정신적 치료를 위한 비용을 지원하고 치료회복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의료 및 법률지원은 여성긴급전화1366, 성폭력·가정폭력 상담소, 성폭력·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 해바라기센터 등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이밖에 보호시설 입소지원, 직업훈련비 지원 등이 가능하며, 피해자가 이주여성일 경우에는 이주여성 상담소와 이주여성 보호시설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서울시에서는 다음달부터 스토킹 피해자를 보호하기 위한 전담 시설을 전국 지방정부 가운데 최초로 운영한다. 앞서 서울시는 지난달 17일 “2022년부터는 피해자가 한 번만 신청하면 심리·법률·의료·동행 등 일련의 지원 서비스를 모두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지원체계를 가동한다”는 내용의 ‘스토킹 피해자 보호·지원 종합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박고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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