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온지 한달만에 아파트 투신
유족들 “이유 밝혀달라” 진정에
베트남대사관까지 나서 경위조사 한국에 시집왔다가 한 달 만에 자살한 베트남 여성의 사연이 베트남 사회에 파문을 일으키자, 주한 베트남대사관 쪽이 현장을 찾아 사고 경위 조사에 나섰다. 쩐반하우 참사관 등 주한 베트남대사관 관계자들은 지난 27일 오후 경북 경산시를 방문해 경산경찰서 관계자와 함께 숨진 베트남 여성 란(22)의 남편을 만났다. 이들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주검을 화장해 유골을 베트남 가족에게 보낸 과정 등을 물었다. 지난해 9월 결혼해 올해 1월 중순 한국에 온 란은 설 전날인 지난 6일 남편과 살던 경산시 고층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경찰 관계자는 28일 “주검에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며 “우리말을 잘 못하는 부인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고 경위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남편은 경찰에서 “아내가 결혼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이혼한 뒤 귀국시키려고 12일치 비행기표까지 끊어둔 상태였다”며 “통역을 통해 란의 가족과 협의해 화장하기로 했고 위로금까지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란의 친정어머니가 베트남 현지 언론을 통해 “딸이 자살한 원인을 알고 싶다. 유골이 딸의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히면서 베트남 사회에서는 파문이 커지고 있다. 친정어머니는 “한국 경찰이 정확한 공문으로 딸이 숨진 이유를 확인해 주고 나를 한국으로 데려가 딸의 사인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진정서를 베트남 외교부에 제출한 뒤 장례식을 미루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26일 베트남 하노이발로 전했다.
앞서 <연합뉴스>는 16일 “란 부인의 자살 소식이 베트남 신문과 방송에 일제히 보도되자 베트남이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며 “베트남 언론들은 지난해 남편에게 맞아 숨지거나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한 또다른 결혼이민 여성 두 명의 사례를 들어, 두 나라 정부가 ‘베트남 신부’ 보호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유족들 “이유 밝혀달라” 진정에
베트남대사관까지 나서 경위조사 한국에 시집왔다가 한 달 만에 자살한 베트남 여성의 사연이 베트남 사회에 파문을 일으키자, 주한 베트남대사관 쪽이 현장을 찾아 사고 경위 조사에 나섰다. 쩐반하우 참사관 등 주한 베트남대사관 관계자들은 지난 27일 오후 경북 경산시를 방문해 경산경찰서 관계자와 함께 숨진 베트남 여성 란(22)의 남편을 만났다. 이들은 정확한 사고 경위와 주검을 화장해 유골을 베트남 가족에게 보낸 과정 등을 물었다. 지난해 9월 결혼해 올해 1월 중순 한국에 온 란은 설 전날인 지난 6일 남편과 살던 경산시 고층아파트 베란다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끊었다. 경찰 관계자는 28일 “주검에 별다른 외상은 없었다”며 “우리말을 잘 못하는 부인이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고민하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고 경위는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남편은 경찰에서 “아내가 결혼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이혼한 뒤 귀국시키려고 12일치 비행기표까지 끊어둔 상태였다”며 “통역을 통해 란의 가족과 협의해 화장하기로 했고 위로금까지 보냈다”고 말했다. 하지만 란의 친정어머니가 베트남 현지 언론을 통해 “딸이 자살한 원인을 알고 싶다. 유골이 딸의 것인지 의문”이라고 밝히면서 베트남 사회에서는 파문이 커지고 있다. 친정어머니는 “한국 경찰이 정확한 공문으로 딸이 숨진 이유를 확인해 주고 나를 한국으로 데려가 딸의 사인을 직접 확인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진정서를 베트남 외교부에 제출한 뒤 장례식을 미루고 있다고 <연합뉴스>가 26일 베트남 하노이발로 전했다.
앞서 <연합뉴스>는 16일 “란 부인의 자살 소식이 베트남 신문과 방송에 일제히 보도되자 베트남이 침울한 분위기에 빠졌다”며 “베트남 언론들은 지난해 남편에게 맞아 숨지거나 아파트에서 투신 자살한 또다른 결혼이민 여성 두 명의 사례를 들어, 두 나라 정부가 ‘베트남 신부’ 보호 방안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고 전했다. 대구/박영률 기자 ylpak@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