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여성

가정폭력 비밀쉼터에 가해자 난입…경찰은 수수방관

등록 2017-11-09 18:25수정 2017-11-09 21:44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단체 규탄 기자회견
“가해자 적극 제지 않고 ‘애 보고 싶은 것’ 말해”
경찰 “시설 밖에 있어 임의동행 명분 없어” 해명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인권단체 등이 9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가정폭력 피해 쉼터에 난입한 가해자를 방관한 경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한국여성의전화 등 여성인권단체 등이 9일 오전 11시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가정폭력 피해 쉼터에 난입한 가해자를 방관한 경찰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가정폭력 피해자를 보호하는 ‘비밀 쉼터’에 가해자가 침입했지만, 신고를 받고 충돌한 경찰이 수수방관했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여성의전화(여성의전화)는 9일 오전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경찰이 가정폭력 가해자의 대변인을 자처했다”며 책임자 징계 등을 요구했다.

이들 설명을 종합하면, 지난 2일 저녁 7시30분께 여성의전화가 운영하는 가정폭력 피해자 보호시설(쉼터)에 한 남성이 찾아왔다. 이 남성은 3개월째 쉼터에 머물고 있는 가정폭력 피해 여성과 아이의 이름을 부르며 소리를 질렀고, 쉼터 내부까지 들어왔다. 여성의전화 관계자는 “가해자가 갑자기 찾아와 쉼터에서 안정을 찾아가던 피해자들이 겁에 질렸다”며 “비밀의 집이어서 안전하다고 안심시켜왔기 때문에 다른 피해자들도 충격을 받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신고를 받고 찾아온 경찰은 피해자 보호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고 한다. 여성의전화 쪽은 “남성이 쉼터 바로 앞에서 계속 아이 이름을 부르며 소리를 질렀지만 먼저 출동한 지구대 경찰은 ‘위해 행위를 하지 않는다’며 격리조처하지 않았고, 뒤늦게 도착한 여성청소년계 경찰들은 되레 ‘아이를 보고 싶어하는데 보여주지 그러느냐’고 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결국 쉼터에 머물던 피해자 9명은 밤 11시께 다른 쉼터로 피신해야 했다. 경찰은 그제야 남성을 경찰서로 임의동행해 주거침입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은 이 남성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해당 남성은 가정폭력으로 신고된 적이 없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웠다”며 “남성이 시설 내부까지 들어오기도 했다는 얘기를 출동 2시간여 만에 듣고는 바로 임의동행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그러나 다른 곳도 아닌 가정폭력 피해자 쉼터에서 벌어진 일이라는 점에서 경찰 대응이 안이했던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고미경 여성의전화 상임대표는 “피해 아동이 아빠가 찾아오는 건 아닌지 자주 물었다. ‘비밀의 집’이라 안전하다고 했는데, 정작 위급한 상황에 경찰은 가해자 말만 경청했다”고 말했다.

장수경 기자 flying710@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혐오와 차별 없는 세상을 위해
지금, 한겨레가 필요합니다.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