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지하철 4호선 혜화역 앞에서 `남성약물카르텔 규탄집회'가 열려 참가자들이 `남성약물강간 카르텔의 패배'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들은 최근 버닝썬 사건과 관련해 `불법강간약물(GHB 등)을 사용해 여성을 대상으로 약물범죄를 저지른 범죄자(판매자 포함), 약물범죄를 방관하고 동조한 정부, 여성을 상품화해 재화로 거래한 클럽, 클럽과의 뇌물수수로 피해자의 증언 및 고발을 의도적으로 은닉한 경찰 등을 규탄했다.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버닝썬 게이트’ 또는 ‘승리 게이트’가 아니라 한국 사회에 만연한 성산업 카르텔 현실의 민낯이다.”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는 12일 성명을 내고 클럽 ‘버닝썬’에서 발생한 약물강간 등 성폭력과 외국인 투자자 성매매 알선 정황, 경찰과의 유착 의혹 등에 대해 “강남의 유명 클럽이라는 장소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며, 연예인 개인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묵과해 온, 부정부패한 권력조차 쥐락펴락하는 성산업 카르텔의 문제”라고 비판했다. 여성을 “남성들의 ‘비즈니스’를 위한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여성의 몸을 재화로 거래하는 등 “여성착취로 불법이득을 취해 온 성산업 카르텔과 공권력의 부정부패가 결합한 적폐”라는 것이다.
연대는 “‘버닝썬’이 영업을 시작한 이래로 현재까지 1년 사이에 경찰에 접수된 신고는 122건에 이르렀지만 이 중 현행범으로 체포된 사례는 고작 8건에 불과했다”며 “클럽을 ‘잘 봐달라는’ 의미에서 경찰과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여성을 거래한 덕분”이라고 지적했다. 또 “여성을 쉽게 성적 대상화하는 문화에서 불법촬영은 범죄의식 없는 놀이이자 유희로 취급된다”며 “약물강간과 그것을 전리품처럼 소유하기 위해 찍는 불법촬영 영상은 남성들 사이에 생산, 공유된다. 그로 인한 피해는 온전히 여성의 몫”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연대는 “사회 전반에 흐르는 ‘성접대’ ‘성상납’을 여성에 대한 폭력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연예인 누군가를 처벌하는 차원에서 수사가 그쳐서는 안 된다”라며 사회 전반에 만연한 여성에 대한 폭력, 성착취, 성매매 알선, 불법촬영·유포, 경찰유착비리와 부정부패 등을 총체적으로 수사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다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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