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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단독] 교수들의 ‘성차별적 발언’ 연속 고발 대자보 붙은 서울여대

등록 2019-05-16 17:49수정 2019-05-17 10:11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ㅈ 교수
“쌍년들이…” 거친 표현 쓰고
“오빠가 다 알려주겠지” 발언
o 교수 “나체 어플 대박 날 것”
최근 서울여대 학내에 연속으로 붙고 있는 대학교수들의 성차별적 발언 고발 대자보. 서울여대 졸업생 제공.
최근 서울여대 학내에 연속으로 붙고 있는 대학교수들의 성차별적 발언 고발 대자보. 서울여대 졸업생 제공.
‘미투’ 운동의 물결 속에서 지난해부터 서울대·성신여대 등 다수 대학에서 성추행과 성희롱 고발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여대에서도 최근 대학교수들의 성차별적 발언을 고발하는 대자보가 세 차례 연속으로 붙어 학교가 술렁이고 있다. 최근엔 미투운동 지지 발언을 하고 페미니스트로 알려진 사회복지학과 ㅈ 교수가 여성 차별적 발언을 한 사실이 공개돼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14일께 서울여대 50주년 기념관과 학생누리관 등에 붙은 ‘당신은 여성학을 가르칠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대자보에 따르면, ㅈ 교수는 2017년 2학기 전공수업인 사회보장론에서 학생들이 교수의 질문에 대답을 명확히 하지 않자 “쌍년들이 나를 무시하나라고 속으로 생각했다”라고 말했다.

또 수업 시간에 “왜 또 너의 오빠한테 카톡 하냐?” “너희들은 가만있어도 오빠가 다 알려주겠지”라고 말했다고 대자보는 전한다. 사회복지학과 졸업생 ㄴ 씨는 “ㅈ 교수는 오빠라는 단어를 여성 비하적인 맥락으로 자주 썼다”며 “졸업생을 포함한 피해 학생들에게 충분히 사과해야 하고, 학교는 교수들의 성차별적 발언에 대한 구체적 규정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ㅈ 교수는 “서울여대에서 4.5점 받아봐야 누가 알아줄 것 같아?” “너희가 죽어라 공부했다면 서울여대를 왔겠어?”라는 학벌 차별적 발언을 하거나 “나는 동성애자랑 친구 안 해. 하지만 그렇다고 걔들을 욕하는 건 아니니까 차별은 아니지 않아?”라고 말했다고 대자보는 문제 삼았다. ㄱ 교수의 ‘공개 사과’ 등을 요구하는 대자보에는 ‘연대한다’는 포스트잇이 여러 장 붙었다.

최근 서울여대 학내에 연속으로 붙고 있는 대학교수들의 성차별적 발언 고발 대자보. 서울여대 졸업생 제공.
최근 서울여대 학내에 연속으로 붙고 있는 대학교수들의 성차별적 발언 고발 대자보. 서울여대 졸업생 제공.

ㅈ 교수는 16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표현을 드라마틱하게 하려다 보니 쌍년이나 쌍놈이라는 거친 표현을 썼는데 오해의 여지가 있었다”며 “고쳐나가겠다”고 말했다. 또 ‘오빠’ ‘동성애’ 발언 관련해서는 “여성을 비하하거나 동성애를 차별하려는 의도는 절대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ㅈ 교수는 “학생들이 ‘오빠’라고 부르며 남성에게 의존적인 성향이 있어 자주적으로 살아야 한다는 맥락으로 썼는데, 짧은 수업 시간에 일방적으로 강연을 하다 보니 맥락이 전달 안 된 것 같다”며 “당시 학생들이 수업 중 문제를 제기했고, 그 이후로는 그런 표현을 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동성애 관련 발언도 “나는 동성애자가 아니다. 그래도 동성애 성향인 사람을 사회에서 배제하거나 차별할 수 있겠느냐는 맥락이었다”고 설명했다.

앞서 이 학교에서는 교수 두 명의 성차별적 발언이나 폭언들이 공개됐다. 두 교수는 사과문을 게시하거나 이미 수업에서 배제됐다. 학생들이 공개한 o 교수의 발언을 보면 “사진을 찍어서 나체가 보이는 어플이 나온다면 대박이 날 것”이라고 말했다. 또 o 교수는 강간모의 등 성범죄의 온상이었던 소라넷 계정을 해킹해 판매한 일이나 여성이 접대하는 술집에 다닌 일을 자랑삼아 학생들에게 이야기하기도 했다고 한다. 학생들은 o 교수가 “이 새끼들” “야“라고 부르며 폭언하거나 “여자들은 복잡해서 속을 알 수가 없어” “여자들은 운전을 더럽게 못 하잖아” 같은 발언을 한 것에 대해서도 문제 삼았다.

서울여대 쪽은 잇따른 성차별적 발언 고발 사태를 엄중하게 보고 향후 대처 방안을 모색 중이다. 서울여대 관계자는 “ㅈ 교수 관련해서는 학과장을 통해서 사안에 대해 내부 조사 중”이라며 “벌써 세 번째 대자보가 붙은 것이라 교수들이 수업 시간에 하는 부적절한 발언들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를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양선아 기자 anmada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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