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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여성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책 회수 결정이 ‘코로나19’ 탓?

등록 2020-08-31 15:56수정 2020-08-31 16:06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
“학부모 단체 대표가 확진돼 논의 못했다”
“성평등 가치 훼손” 지적엔 묵묵부답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이 31일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실에서 발표하고 있다. 연합뉴스.

여성가족부가 최근 성인지감수성을 반영한 우수도서인 ‘나다움 어린이책’을 선정·배포한 뒤 일각에서 문제를 제기하자마자 바로 회수한 데 대해 “관련 학부모단체 관계자가 코로나19 확진자로 밝혀져 사회적 동의를 구성하는 것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란 입장을 내놨다.

이정옥 여성가족부 장관은 31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나다움 어린이책’ 회수 조처 이유를 묻는 질문에 대해 “‘나다움 어린이책’은 정부 예산을 쓴 사업이 아니라 기업의 사회적 공헌사업으로 파트너와의 관계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관련 학부모 단체와 소통을 시도했으나 해당 단체의 대표자가 코로나19에 확진됐다. 우리 부처와 대화를 시도했던 분도 자가격리 상태에 들어갔다”며 “이런 상황에선 일단 회수를 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해당 회수 조처가 여가부의 설립 목적인 ‘성평등’ 가치를 훼손하는 조처란 비판이 나온 데 대해선 아무런 답변을 하지 않았다.

‘나다움 어린이책’은 여가부가 2019년부터 롯데지주, 초록우산어린이재단과 함게 추진하는 사업으로 어린이·청소년이 책을 통해 성별 고정관념과 편견에서 벗어나 다양성을 존중하고 ‘남자다움’이나 ‘여자다움’이 아닌 ‘나다움’을 찾을 수 있도록 안내하기 위해 시행돼왔다. ‘자기긍정, 다양성, 공존’이란 핵심가치를 기반으로 도서위원회 심사를 거쳐 선정된다.

여가부는 2019년 134종, 2020년 65종을 선정해 일부 학교에 배포했다. 하지만 지난 25일 국회 교육위원회에서 김병욱 미래통합당 의원이 문제를 제기한 직후인 26일, 이 가운데 <아기는 어떻게 태어날까>, <자꾸 마음이 끌린다면>, <엄마 인권선언> 등 7종의 회수에 나섰다. 김 의원이 “동성애를 자연스러운 것으로 표현한다” “그림이 적나라하다”는 식으로 문제를 삼은 데 따른 것이다.

교육위에서 여가부는 “김 의원이 지적한 책은 덴마크, 스웨덴, 프랑스, 호주, 일본 등 여러 나라에서 1970년대부터 출간되어 아동인권교육 자료로 활용되고 있거나, 국제엠네스티 추천을 받거나, 세계 최고 권위의 아동문학상을 수상하는 등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도서”라고 해명했지만, 이후 별다른 논의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바로 다음날 해당 도서를 회수한다고 밝혀 논란이 됐다. 여성단체연합은 “성평등 정책을 뚝심있게 추진할 책무가 있는 여가부가 인권과 다양성, 성평등과 존중의 가치를 부정하는 발언을 한 국회의원과 일부 혐오세력의 주장에 대해 제대로 된 반박도 하지 않은 채, ‘문화적 수용성’이라는 말도 안되는 이유를 붙여 실질적인 정책 철회를 선언했다”며 “혐오세력의 부당한 요구에 굴복하고 존재 이유를 망각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다해 기자 doal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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