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국회에서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자신의 발언을 해명하는 과정에서 “여성의 경우 화장이라든지 이런 것들 때문에 아침을 (모르는 사람과) 같이 먹는 건 아주 조심스러워한다”고 말했다. ‘여성은 화장을 해야 한다’는 뒤떨어진 성별 고정관념을 부적절하게 드러냈다는 비판이 나온다.
변 후보자는 서울주택도시공사(SH) 사장이었던 지난 2016년 내부회의에서 셰어하우스 입주자와 관련해 “못사는 사람들이 밥을 집에서 해서 먹지 미쳤다고 사서 먹냐”라고 발언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변 후보자는 23일 국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당시 발언이 셰어하우스가 공유식당에서 아침을 함께 먹는 방식으로 설계된 점을 지적하는 과정에서 나온 말이라고 해명했다.
변 후보자는 “우리나라 문화는 아침을 서로 모르는 사람하고 먹지 않는다. 특히 여성은 화장이나 이런 것들 때문에 아침을 같이 먹는 건 아주 조심스러운데, 아침 식사를 하는 거를 전제로 부엌을 줄이고 (공유식당을) 만들어놓으면 실제 문화와 맞는가 (지적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경제적 능력을 떨어지는 분들은 아침을 사 먹는 것도 부담이기 때문에 무조건 아침을 사 먹는 형태로 설계하면 곤란하다는 이야기를 한 건데, 앞뒤 없이 가난한 사람은 외식도 하지 마라 이렇게까지 비약되는 것은 저로서는 너무 억울한 일”이라고도 했다.
변 후보자의 ‘화장’ 발언에 대해 진선미 국토교통위원장은 “(해당 발언이) 여성에 대한 편견을 조장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변 후보자는 “또다른 오해를 가져올 수 있었던 것 같다. 하여튼 그 취지가 아니라고 말씀을 드리고 유감을 표한다”고 답했다. 진 위원장은 “국토부 관련 여러 부처나 공기업 산하기관은 좀 더 조직문화를 개선하도록 선도적으로 성인지 교육 기회를 갖게 노력하시겠다는 다짐을 해달라”고 했고, 변 후보자는 “열심히 배우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여성계에서는 변 후보자의 해명이 ‘여성=화장하는 존재’로 인식하는 성적 고정관념에 기댄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신상아 서울여성노동자회 사무국장은 “여성을 외모적으로 꾸며야 하는 존재로 인식한 것이다. 식당에서 식사하고 안 하고의 문제는 개인의 선택 문제이지 화장하고 안 하고의 문제가 아니다. 공유식당 이야기와 관계없는 궁색한 변명”이라고 꼬집었다. 아침 식사 문제와 무관한 여성의 ‘화장’ 문제를 끌어들여 뒤떨어진 젠더감수성만 드러냈다는 것이다.
정치권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기본소득당의 신지혜 대표는 자신의 SNS에 “여성은 화장해야만 일상이 시작되는 것처럼 인식하는 변창흠 후보자는 무조건 화장을 해야 한다는 사회적 강요에 동의하는 것인가. 성인지 감수성 없는 국토부 장관이 실행하는 ‘공유주택’에 어떤 여성이 맘 편히 살 수 있겠나”라고 비판했다.
임재우 김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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