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성차별철폐공동행동이 15일 오전 서울 동대문구 동아제약 본사 앞에서 성차별 면접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한국여성단체연합
동아제약 성차별 면접 사건으로 채용 과정에 만연한 남녀 차별 문제가 다시 공론화하자, 정부가 성평등 채용을 정착시키기 위한 지원 계획을 밝혔다.
여성가족부와 고용노동부는 16일 “최근 기업의 채용 과정에서 야기된 성차별적 면접 논란을 계기로, 기업들이 채용 과정에서 성차별 요인을 해소해 성평등 채용이 정착될 수 있도록 지원과 조처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채용 절차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채용절차법) 위반에 대한 집중 신고 및 지도·점검 기간을 상·하반기에 운영할 계획이다. 구인광고의 성차별 여부 모니터링과 ‘고용상 성차별 익명신고센터’ 운영도 강화한다. 노동부는 “향후 채용절차법의 현장 안착을 위해 전문가 간담회 등을 거쳐 보완이 필요한 사항에 대해서는 제도개선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고용상 성차별이 확인되면 노동위원회에서 시정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남녀고용평등법 개정안을 지난해 10월 국회에 제출했다. 개정안은 지난 달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상정돼 심사 중이다.
여가부는 올해 처음으로 기업·기관 인사담당자를 대상으로 ‘성별균형 인사관리 역량강화 교육’을 실시한다. 여가부 관계자는 “각 기업에서 모집·채용·교육훈련·승진·업무배치 등 전반적인 인사관리에서 성별 균형적인 관점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 교육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여성인재 아카데미 홈페이지에서 신청을 받고, 4월20일 시작해 교육이 3차례 이어진다.
여가부는 또 ‘면접에서 하지 말아야 할 질문 사례’ 등이 담긴 성평등 채용 안내서를 기업에 배포한다.
여가부는 2019년 대한상공회의소 등 10개 경제단체와 함께 성평등 채용 안내서인 <성평등 일자리, 차별 없는 채용이 만듭니다!>를 만든 바 있다. 안내서에는 기업이 모집·서류전형·면접·선발 등 채용 단계별로 성차별적인 채용 요인을 점검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이 담겨있다. 여가부는 노동부와 함께 이 안내서를 이달 말까지 경제단체, 개별 사업장 등에 배포할 예정이다.
이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에 출석한 정영애 여가부 장관은 면접 성차별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채용 성차별 해소방안 관련) 정책들이 기업 현장에 정착될 수 있는 성평등한 조직문화 개선을 위해 경제단체장들과 만나 협조 요청을 하겠다. 고용노동부와 협업해 성평등 채용 안내서를 유관기관에 배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동아제약 신입사원 면접 과정에서 성차별적 질문이 나왔다는 폭로가 나온 뒤, 에스엔에스 등에서는 “나도 면접 과정에서 성차별적 질문을 받았다”는 취지의 경험담이 쏟아졌다. 동아제약의 성차별 면접 사실을 공개한 면접 당사자는 지난 13일 고용노동부에 민원을 제기했다.
임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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