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공연 가면 박수 엉뚱한 데 칠까 봐 긴장되고 그렇잖아요. 엄숙주의 같은 게 클래식을 즐기는 데 걸림돌이 되는 거 같아요.”(안나연) 클래식은 어쩐지 부담스럽다면, 유튜브 짧은 영상들을 길라잡이 삼을 수 있다.
‘또모’는 클래식과 예능을 결합한 채널이다. 2012년에 시작해 구독자가 52만명이다. 이 채널엔 몰래카메라도 등장한다. 교수 셋은 학생 평가를 하는 줄 알고 있다. 학생들은 피아노 치는 척 연기 중이다. 실제 연주자는 피아니스트 드미트리 시시킨이다. 교수들은 알아차릴까? 게임도 벌인다.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 속 등장인물처럼 초록색 추리닝을 입은 젊은 피아니스트 두명이 안대를 끼거나 목욕탕 의자에 앉아 한곡을 완주하는 내기를 벌인다.(사진) 마스터클래스 코너에선 프로 피아니스트들의 레슨을 볼 수 있다. 피아니스트 임동혁이 서울대 피아노 전공 학생을 레슨하는 장면은 보기만 해도 서늘하다. 가차 없다. “횡설수설하고 포인트가 없다.” “손가락 끝에 바늘을 세워라.” 학생은 그런 독설을 소화해 바로 다른 소리를 만들어낸다. ‘뮤라벨’도 호기심을 자극하는 콘텐츠들을 올린다. ‘국제콩쿠르 우승자가 연주하는 소나티네는?’(사진) ‘재즈 악보를 클래식 피아니스트에게 주면 벌어지는 일?’ 등 꼭지에서 젊은 피아니스트들이 연주하는 동영상 아래엔 이 연주자들의 콘서트를 예매할 수 있는 링크가 떠 있다. 안나연씨도 또모나 뮤라벨에 나왔던 연주자의 공연을 보러 간 적이 있다. 유튜브가 클래식을 대중의 입맛에 맞게 소개할 뿐 아니라 젊은 연주자들이 관객을 만날 수 있는 창구 구실을 하는 셈이다.
클래식에 대한 알뜰한 상식 등을 알고 싶다면 ‘김윤경의 소소한 클래식’이나 ‘안인모의 클래식이 알고 싶다’ 채널도 도움이 된다. 두 채널 모두 피아니스트가 출연해 곡에 얽힌 이야기들을 풀어낸다. ‘김윤경의 소소한 클래식’은 최근 제18회 쇼팽 콩쿠르 본선에 출전한 한국의 젊은 피아니스트들을 소개했다. 쇼팽의 <빗방울 전주곡>을 들려주며 이 곡에 얽힌 쇼팽과 조르주 상드의 사랑 이야기를 전하기도 한다. ‘안인모의 클래식이 알고 싶다’에선 한곡을 깊이 있게 분석할 뿐 아니라 ‘카페에서 책 읽을 때 좋은 클래식’ 등 실용적인 모음도 제공한다. ‘알기 쉬운 클래식 사전’은 교향곡의 주제를 영화 주인공에 빗대는 식으로 클래식의 기본 개념을 소개한다. 피아노 등 악기의 역사도 훑는다. 이 밖에 ‘클래식타벅스’ ‘최윤희 음악연구소 해설이 있는 클래식’ 등도 클래식 진입 장벽을 낮춘다.
김소민 자유기고가 monduck2019@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