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신당동 엘피숍 ‘모자이크 서울’에서 5일 한 손님이 엘피 위에 바늘(카트리지)을 올리고 있다. 윤동길 스튜디오어댑터 실장
무엇을 살까
답은 간단하다. 자기가 좋아하는 노래가 담긴 엘피(LP)를 사면 된다. 원래 음악 감상은 그렇게 시작하는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어른들이 어릴 때 듣던 노래, 혹은 지금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수의 엘피 음반이 잘 팔리는 건 자연스럽다. 시장도 그 수요에 반응한다. 2022년 2월 현재 최신 드라마 <그해 우리는>의 사운드트랙도, 엄정화의 베스트 앨범도 엘피로 발매되어 있다.
정제된 정보를 원한다면 역시 책이 좋다. 엘피 유행을 반영하듯 지난해 엘피의 장르별로 관련 도서가 나왔다. 클래식 엘피를 소재로 한 <레코드의 비밀>(엘피), 한국 가요 엘피를 소개한 <그래서 가요 엘피>(그래서음악) 같은 책은 물론 한국 라이선스반 엘피에 초점을 맞춘 <라이선스 엘피연대기>(서해문집)나 일본 엘피에 특화된 <일본 엘피 명반 가이드북>(안나푸르나)도 최근 발매됐다.
어디서 살까
쾌적한 방법과 고즈넉한 방법 중 자기 상황과 기호에 맞는 걸 고르면 된다. 대형 서점의 음반 코너에는 이미 엘피 코너가 따로 마련되어 있고, 인터넷서점의 엘피 코너에도 좋은 음반이 많다. 음악 기획자 커티스 캄부가 운영하는 ‘모자이크’(서울시 중구 다산로31길 64)는 쾌적하면서도 고즈넉하게 음반을 찾을 수 있는 곳이다. 한장씩 뒤지며 찾을 수 있는 2000원짜리 앨범부터 30만원에 육박하는 수집가용 앨범까지 구색이 다양하다. 손에 먼지 묻히지 않고 엘피를 넘기는 쾌적한 경험을 할 수 있다. 매주 화요일부터 일요일까지 오후 1~8시에 영업한다.
고즈넉한 방법으로 엘피를 고를 수 있는 가게도 여전히 많다. 최호준 사장이 운영하는 ‘종로레코드’는 서울 종로5가 혜화경찰서 버스정류장 근처에 있는 노점이다. 여기도 엘피 가격은 2000~3만원 선. 월~토 정오부터 오후 6시 남짓까지 연다. 전통적인 엘피가게 밀집지역인 회현동 지하상가에도 여전히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진다. 그 가운데서 클래식 엘피만 전문으로 취급하는 ‘파파게노’(서울시 중구 소공로 58 다-26호)가 숨은 보석이다. 월~토 오후 5시까지 운영. 부산에는 자갈치역 근처 아이러브뮤직(부산광역시 중구 구덕로 66-1)에 엘피가 많다. 월~토 오전 10시부터 저녁 8시까지.
서울 중구 회현역 지하상가의 레코드숍 파파게노. 윤동길 스튜디오어댑터 실장
어떻게 들을까
엘피가 인기인 만큼 엘피를 들을 수 있는 기기도 많아졌다. 요즘은 큰돈이나 복잡한 지식 없이도 한번에 쓸 수 있는 올인원 제품도 많이 보급되었다. 오디오는 복잡하고 개인적이며 값비싼 취미이기 때문에 전혀 경험이 없다면 처음에는 저렴한 올인원 제품으로 시작해도 나쁠 것 없다. 어차피 기기 취미의 쾌감은 업그레이드에서 온다. 저렴한 제품을 산 뒤 기변을 하면서 점점 발전하는 기쁨도 크다. 단, 소중한 음반을 보호하기 위해 오디오 전문 회사의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다.
앰프와 스피커 그리고 턴테이블로 구성된 하이파이 세트를 사는 것도 나쁠 것 없다. 오디오 중에는 디자인이 멋진 게 많으니 인테리어 소품으로도 손색없다. 단, 이쪽은 발을 들이면 비용과 시간이 많이 든다.
박찬용 칼럼니스트
iaminseoul@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