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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탑동을 세계적인 타운으로 만들고 싶다”

등록 2022-02-24 08:59수정 2022-02-24 10:03

아라리오제주 김지완 대표

한때 번화가였지만 2000년 초부터 쇠락의 길로 접어들었던 탑동이 다시 주목받기 시작하게 된 것은 김창일 주식회사 아라리오 회장이 방치된 탑동시네마 건물을 사들이면서였다. 아라리오는 비슷하게 쇠퇴해간 동문모텔 1·2까지 인수한 뒤 이곳을 2014~15년 미술관으로 변모시켜 개관했다. 아라리오는 이후에도 인근 노후 건물과 쇠락한 호텔들을 속속 매입했고, 탑동 일대에 힙한 문화를 접목한 ‘타운’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프로젝트를 책임지고 있는 아라리오제주 김지완(42·사진) 대표를 만났다.

―‘아라리오 로드’는 어디까지를 포괄하나?

“2014년 10월 탑동 아라리오뮤지엄 탑동시네마와 동문모텔을 개관했고 2020년 디앤디파트먼트 제주를 오픈했다. 프라이탁과 바이크숍 포터블이 있는 옆 건물, 건너편의 에이비시(ABC)베이커리, 솟솟 리버스, 미친 부엌, 올리브영, 서울관광호텔 건물까지가 해당된다. 중국 자본이다 투기다 하는 말도 있었지만 사실은 미술관이 잘되는 것이 목표다. ‘아라리오 타운’으로 수익을 창출해 이 독특한 사립미술관이 지속될 수 있도록 하고 싶었다. 미술관 관람객이 처음의 두배 정도 늘었는데, 그 점이 가장 뿌듯하다.”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시네마 전경.
아라리오 뮤지엄 탑동시네마 전경.

―프로젝트는 어떻게 시작했나?

“매년 1천만명이 제주를 찾지만 도심과는 무관했다. 서울보다 더 독특하고 찾아올 만한 공간, 세계적 공간을 만들어보자는 생각이었다. 지역화를 콘셉트로 로컬라이징을 가장 잘하는 브랜드를 찾았다. 100년 동안 사랑받을 수 있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지역과 글로벌 브랜드가 각축 중인데?

“2014년께엔 이곳에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시행착오를 많이 했다. 세계적인 공간이 되기 위해 독특한 ‘힙함’을 고민했다. 재활용 방수포인 ‘타프’로 세계적인 제품을 만드는 프라이탁도 스위스 본사의 결정을 받아 어렵게 중요한 파트너로 삼게 되었다.”

―건물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더라.

“건축의 힘이 드러나는 게 필요해서 스키마타 건축사무소 조 나가사카가 (아라리오 로드의) 전체 건축을 디자인했다. 점을 선으로 연결하고, 건물 간 네트워킹, 동선의 흐름을 세심하게 디자인했다.”

아라리오뮤지엄 옆 건물인 1층엔 자전거숍 포터블과 2층엔 프라이탁 매장이 있다. 공간을 활용해 골목과 골목을 연결했다. 스키마타 건축사무소 조 나가사카가 설계했다.
아라리오뮤지엄 옆 건물인 1층엔 자전거숍 포터블과 2층엔 프라이탁 매장이 있다. 공간을 활용해 골목과 골목을 연결했다. 스키마타 건축사무소 조 나가사카가 설계했다.

―자전거 숍은 다소 뜬금없지만 인상적이다.

“우리 비전 중 하나가 제주를 자전거로 연결하겠다는 것이었다. 이곳의 몰튼 자전거도 제주도에 가장 적합한 모델이 뭘까 전문가들과 상의 끝에 선정한 것이다. 제주도 전체에 게스트하우스들을 더 만들어서 자전거로 연결할 비전을 갖고 만든 ‘이스터 에그’(숨은 메시지)다.”

김 대표는 아라리오 김창일 회장 장남으로 아라리오 부회장을 겸직하고 있다. 미국 뉴욕에서 예술경영학을 공부했고 2014년부터 아라리오제주 법인을 이끌고 있다. 2017년 아예 제주로 이주해 도시재생 스타트업의 젊은 대표로 눈길을 끌었지만 냉소적인 평가도 나온다.

산지천 너머 붉은 건물이 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이다.
산지천 너머 붉은 건물이 아라리오 뮤지엄 동문모텔이다.

―비판적인 시선도 없지 않은데.

“부동산만 생각한다면 미술관을 하지 않았을 것이다. 우리가 지향하는 본질은 예술이다. 미술관에 들어간 에너지와 열정을 본다면 이해할 것이다. 탑동에 글로벌한 예술 ‘씬’을 만들고 싶다.”

―앞으로의 계획은?

“‘아라리오 타운 프로젝트’로 마을을 만들려고 한다. 공동체 안에서 서로 안부를 물어주고 케어하는 보이지 않는 바운더리(경계)의 마을, 구성원끼리 서로 알고 부족한 부분 서로 메워주고 연결할 수 있는 타운을 만들고자 한다. 그 안에서 경제활동의 구조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울관광호텔도 앞으로 제주와 다른 지역을 잇는 코워킹스페이스로 만드는 노력을 하고 있다.”

아라리오 뮤지엄 벽을 긁어낸 뒤 기존의 동문시네마가 가졌던 노란 벽면을 일부러 살렸다.
아라리오 뮤지엄 벽을 긁어낸 뒤 기존의 동문시네마가 가졌던 노란 벽면을 일부러 살렸다.

글·사진 이유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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