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이보다 더 재밌는 휴가는 없었다’ 우수작
6년 전 여름, 타지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던 저는 학교에 흥미를 갖지 못하고 그만두려고 했습니다. 막상 집에 내려가려니 부모님이 무서워 못 가겠고, 아는 형들과 일하러 가기로 했어요. 신문을 보고 배를 타는 일을 찾아봐서 부산까지 내려가게 됐죠. 배 일자리를 소개해 주는 곳에 가서 형 둘과 저는 제주도까지 가게 됐습니다. 생전 처음 가 보는 제주도라 마음이 설렜죠. 공항에 내려 기다리고 있던 어떤 분과 택시를 타고 한 선착장에 도착했습니다.
형들과 저는 이미 헤어진 상태였죠. 그렇게 도착한 날 바로 먼바다로 출항했습니다. 처음에는 내가 잘 할 수 있을까 떨리기도 했는데 2, 3일이 지나니까 후회가 되더군요. 하루에 서너 시간만 자고 그물을 던지고 올리고를 반복하려니 죽겠더라고요. 그래서 선장한테 도저히 힘들어서 못하겠다고 했더니 선장이 이상한 말을 하더군요. 나를 소개해 준 사람한테 돈을 몇백만원 줬다고. 그러니 못하겠음 그 돈을 갚으면 주겠다고. 저는 형들과 함께 팔려왔던 것입니다. 그 순간 눈앞이 캄캄하더군요. 그날 저녁 저는 술을 먹은 선장한테 맞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하루하루가 지나 5일이 지나니까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탈출하기로 맘먹었습니다. 밤에 작업을 하는 사람들이 낮에 잘 때 탈출하기로 했죠. 막상 헤엄쳐 육지까지 가려니 진짜 겁나더라고요. 작업할 때 상어의 큰 지느러미까지 봤는데 말이죠. 그래도 바다 위를 떠다니는 유람선이나 다른 배들이 많아서 구조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바다에 뛰어내렸습니다. 된장통 큰 거에 옷과 신발을 테이프로 붙여서 그걸 잡고 뛰어내렸죠. 그나마 수영선수 경험이 있던 게 희망이 됐죠.
바닷물도 엄청 먹으며 두 시간 정도 헤엄을 치다가 배 위에서 낚시하는 아저씨를 발견했어요. 그 아저씨의 도움으로 그 배에 올라서 친구한테 전화까지 할 수 있었죠. 배 주인 아저씨 전화로 해경이 와서 신고를 해 선장이 잡히고 저는 경찰 덕분에 일한 돈을 받아서 그 돈으로 비행기타고 집에 왔습니다. 와서 아버지께 비오는 날 먼지나도록 맞았죠. 그동안 일하면서 고기 독이 올라 피부병과 어지럼증 때문에 병원에 일주일 동안 입원까지 했습니다.
죽을 때까지 잊을 수 없는 일이지만 돈 주고도 못할 경험을 했기에 나의 멋진 ‘피서’로 두고두고 이야기할 참입니다.
김현수 / 경남 마산시 구암1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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