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가 성남훈씨와 우도의 해녀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우도’ 다큐멘터리 사진 찍는 사진가 성남훈
사진작가 성남훈은 전북 진안 출생이다. 전주에서 학교를 다녔다. 인생의 첫출발은 연극이었다. 전주의 향토극단 ‘황토’에서 연극배우 생활을 했다. 친구를 따라 사진의 세계에 빠져 들었고, 1989년 인생의 행로를 사진과 함께하기로 하고 프랑스로 유학을 떠났다.
성남훈은 프랑스에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프랑스 사진 에이전시 ‘라포’의 회원으로 활동하면서 주요 일간지와 시사주간지에 기고했다. 주로 다큐멘터리 사진이었다. 1997년 말 결혼식을 치르러 귀국했다가 국제통화기금(IMF) 사태가 터졌고, ‘한국의 샐러리맨’ 등의 작업을 하면서 아예 눌러 앉았다.
성남훈에게는 전쟁터를 누빈 사진작가라는 이력이 항상 따라붙는다. 보스니아, 코소보, 아프가니스탄, 이라크 등이 그가 세상에 발언한 무대였다. 하지만 그는 “사진은 세상을 바꿀 수 없다”고 말했다.
-사진은 왜 세상을 바꾸지 못하는가.
=사진은 단지 화두를 던질 뿐이라는 생각을 한다. 사진을 찍어 화두를 모으는 게 사진작가가 할일이다.
-어떻게 우도의 해녀들을 주목하게 됐나.
=앞으로 몇년간 내 작업의 큰 주제는 ‘아시아의 여성’이다. 한국, 중국, 스리랑카, 베트남 등을 돌며 여성의 유민적 발생을 묻고자 한다. 아마도 여성과 환경의 관계에도 천착하게 될 것 같다. 20~30년이 되면 사라질지 모르는 제주 해녀의 삶은 이런 주제와 맞닿아 있다. 특히 우도는 제주 해녀 삶의 원형이 잘 보존돼 있는 곳이다.
-작업하는 걸 지켜봤는데, 망원렌즈를 거의 쓰지 않더라. 우도의 해녀들에 가까이 다가서 있고, 인사를 나눌 정도로 친하다.
=지난해 가을 한 차례 작업을 하고 나서 지난 1~2월에는 아예 우도에서 살았다. 섬을 익히고 사람을 사귀는 게 우선이었다. 사진작가는 피사체와 가까워져야 하니까. 하지만 지금도 소라를 잡아온 해녀들 앞에서 막상 셔터를 누르지 못한다. 극적인 장면도 종종 놓치곤 하니까. 작업하면서 사람들이 기분 상하지 않을까 조심한다. 이 사람들에게는 인생살이 두루 누군가에게 빼앗기며 살았다는 피해 의식이 있다. 어렸을 적부터 물질을 하며 오빠와 동생을 학교에 보냈고, 어머니가 돼서도 가정을 책임졌다. 우선 그들의 삶을 조금이라도 이해하고 싶다.
우도=글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사진 박미향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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