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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그를 교장선생님으로 모실 테야

등록 2007-07-11 16:16수정 2007-07-11 18:36

<종신검시관>
<종신검시관>
[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종신검시관> 요코야마 히데오 지음, 랜덤하우스 펴냄

<종신검시관>의 주인공 구라이시는 출중한 능력의 소유자이면서도 출세에는 관심없는 야전사령관 캐릭터다. 직장생활을 하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들어봤거나 실제로 대면한 적이 있을 법한, 전설처럼 이야기되는 조직의 아웃사이더. 구라이시는 야쿠자 같은 풍모와 신랄한 말투의 소유자로, ‘종신검시관’, ‘사체청소부’ 같은 오싹한 별명을 달고 다니는 검시관이다. 쉰다섯인 그는 특유의 통찰력으로 사건을 빈틈없이 궤뚫어보고 재구성할 줄 알기 때문에, 젊은 경찰 중에서는 그를 ‘교장님’이라고 부르며 자진해서 ‘구라이시 학교’의 원생이 되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 아버지가 없는 시대라느니, 아버지를 부정하는 시대라느니 하는 말들이 무성한 때에, 꽤나 그럴듯한 아버지 캐릭터다. 스스로 위신을 세우지 않아도, 주변의 젊은이들이 그의 역량을 무시할 수 없음을 깨닫고 추켜세우게 되는 인물.

이 책은 검시관인 구라이시가 현장에서 살인사건을 수사하는 여러 이야기를 묶은 단편집이다. 피해자와 용의자, 범인이 경찰 내부의 인물이거나 관련된 인물인 사건도 다수 포함되어 있다. 구라이시는 피해자들의 억울함이 남지 않도록 빈틈없이 사건을 캐낸다. 특별히 비밀스런 트릭이 등장하는,
좌충우돌 독서가 이다혜
좌충우돌 독서가 이다혜
퍼즐 푸는 재미가 있는 추리소설이라기보다는 사람 사는 얘기에 귀를 열어놓고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는 듯한 이야기의 연속이다. 여기에 던져진 아버지 캐릭터인 구라이시의 울림은 클 수밖에 없다. 섣불리 판단하고 비난하는 대신 주검을 꼼꼼히 살펴 억울함을 캐내고, 심지어 사고로 숨진 인물의 마음까지 살핀다. 이런 사람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나 역시 구라이시 학교의 원생이 되어 교장 선생님으로 모시고 싶은 생각이 든다.

문제는 이 소설이 상당히, 좋게 말해 남성적이고, 시쳇말로 해 마초적인 데가 있다는 데 있다. ‘그래도 나쁜 남자가 나쁜 여자보다 낫다’는 식의 논리가 어떤 연유로 성립하는지 알 수 없음에도 이야기에 반복해 등장하기 때문이다. 구라이시만큼 인생을 산 저자 요코야마 히데오가 얻은 인생의 통찰이 그런 것이기 때문일까? 흠!

좌충우돌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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