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반적으로 놀이기구는 4G를 넘지 않도록 설계된다. 3.8G가 나오는 롯데월드 아트란티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롤러코스터는 앞칸이 더 무서운 것 같지만 G-포스는 뒤칸이 더 나와
롤러코스터는 앞칸이 더 무서운 것 같지만 G-포스는 뒤칸이 더 나와
놀이기구의 공포와 스릴을 재는 척도가 있을까? 가장 대표적인 게 지(G)-포스다. 중력가속도를 일컫는 말로 자연상태에서 1G(9.8m/s)다. 위에서 물건을 떨어뜨릴 때 1초에 초속 9.8m씩 빨라지는 상태라는 뜻. 일반적으로 지-포스가 높을수록 긴장과 공포는 커진다.
롤러코스터의 지-포스는 1G보다 높다. 자연 상태의 중력가속도(1G)에다 루프를 오르내리면서 생성되는 원운동의 가속도가 덧붙여지기 때문. 한국유원시설협회는 롤러코스터 시운전 때, 100분의 1초 단위로 지-포스를 측정한다. 김정우 유원시설협회 과장은 “한국에는 관련 법률·규정이 없어서 유럽 놀이기구 설비기준을 참고한다”며 “일반적으로 4.5G~6G 사이에서 6초 이상, 0G 이하로 1초 이상 노출되지 않도록 한다”고 말했다.
F16 전투기의 파일럿이 느끼는 지-포스가 6G 정도. 롯데월드의 프렌치 레볼루션, 서울랜드의 은하철도888, 에버랜드의 독수리요새 등은 2G에서 2.5G를 넘나들며 달리다가 최고 3.5G 안팎을 기록한다. 바이킹 등 진자운동형은 2G 정도다.
자이로드롭 등 드롭형 놀이기구의 지-포스는 낮아서 더 무섭다. 김 부장은 “자이로드롭에서 계측기가 0G 이하를 가리킬 때가 있다”고 말했다. 몸이 잠깐 붕 뜨는 순간이다. 평상시 1G에 익숙한 사람이 ‘이상 중력’을 느끼면서 공포는 배가된다.
그렇다면 롤러코스터 앞칸과 뒤칸 중 어느 곳이 더 무서울까? 앞칸에 탔을 때, 코스터는 덜컹덜컹 최고점에 기어올라 잠깐 멈춘 듯하다가 이내 떨어진다. 반면 뒤칸에 앉은 사람은 정지감을 느낄 겨를 없이 앞칸에 이끌려 바로 떨어진다. 뒤칸이 앞칸보다 가속도가 많이 붙기 때문에 지-포스도 높게 나온다. 물론 심리적으론 앞칸이 더 무서울 것이다.
글 남종영 기자 fandg@hani.co.kr,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