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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원들의 겁

등록 2008-01-31 10:41

Esc를 누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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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 Esc] Esc를 누르며
“신문 안 본다니까요.”

가끔 취재원의 당혹스런 태도를 접합니다. 신문사임을 밝히면 다짜고짜 “됐다, 안 본다”며 전화를 끊는 겁니다. 신문구독 판촉 행위로 오해해서 생기는 일입니다. 그동안 일부 신문사들이 보인 무리한 신문 확장 행태가 낳은 결과입니다.

이번 호 커버스토리를 준비하면서도 비슷한 경험을 했습니다. 담당인 고나무 기자가 겪은 일입니다. 독자분들이 제보해 준 빵집에 전화를 해 취재 의사를 밝혔더니 상당수가 석연치 않게 거절을 하더라는 겁니다. 뭔가 느낌이 왔습니다. ‘분명히 광고 달라고 할까 봐 그럴 거다.’ 예감은 적중했습니다. 그 다음부터는 광고와 관계없다는 걸 먼저 밝히고 기획의 취지를 설명했습니다. 그런데도 고사하는 빵집들이 몇 곳 있었습니다. 청주에 있는 한 제과점 사장은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돈 좀 버니까 여기저기서 기사 써줄 테니 광고 좀 달라는 데가 많다. 그런 전화가 하루 평균 세 통은 온다. 골치 아파 죽겠다.” 순순히 섭외에 응한 제과점 관계자도 담당기자를 살짝 놀라게 했습니다. 취재 일정에 오케이를 한 뒤 머뭇거리다 이렇게 물었던 겁니다. “그럼 얼마나 드려야 하는지 ….” 그 제과점 역시 날마다 지역신문의 광고성 기사 제의에 시달리는 형편이었습니다.

알고 보면, 음식점들도 언론 매체의 접근에 거부감이 많습니다. 소개해주는 거야 고맙지만, 반대급부가 만만찮게 부담스럽기 때문입니다. 광고는 물론 신문 게재나 방송 출연을 알리는 홍보성 액자와 간판의 구매까지 요구당하는 지경입니다. 이는 독자들이 오프라인 매체의 음식 관련 기사를 불신하는 상황으로 이어집니다.

먹을 걸 가지고 장난을 쳐서는 안 됩니다. 〈Esc〉는 먹을거리에 관한 기사를 가지고 장난을 치지 않습니다. 취재원들에게 경계를 당하며 새삼스럽게 밝히는 바입니다.

고경태/ <한겨레> 매거진팀장 k21@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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