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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이 즐길 만한 그림동화책

등록 2008-01-31 14:15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매거진 Esc] 이다혜의 재밌게 읽자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
글·그림 앤서니 브라운, 김향금 옮김, 삼성출판사 펴냄

그림동화책은 크다. 크기도 크고 담고 있는 상상력도 크다. 앤서니 브라운이 쓰고 그린 <공원에서 일어난 이야기>는 그런 책 중 하나다. 그런데 이 책을 읽는 데 단순히 한글을 읽는 능력만 필요한 건 아니다. 어린아이의 상상력과 어른의 지식이 합해져야 이 책을 풍부하게 읽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이야기는 네 개의 장으로 구성되었다. 같은 시각 같은 공원에 있었던 찰스 엄마, 스머지 아빠, 찰스, 스머지가 자신의 시각으로 그 시간을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 내용과 감성은 네 이야기가 다 다르다. 찰스 엄마는 찰스가 험하게 생긴 여자아이와 놀아 얼른 집으로 데리고 돌아왔다. 스머지 아빠는 신문 구직란을 읽으며 응답 없는 희망을 찾고 있었다. 찰스는 스머지를 다음에도 만나고 싶다고 생각했다. 스머지는 찰스가 준 꽃을 컵에 꽂아 아버지에게 드렸다. 어른과 아이의 시각 차이가 눈높이만큼 다르다. 앤서니 브라운은 긴 말 않고도 그 사실을 잘 보여준다. 중요한 건, 어른도 이 책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같은 시간을 그린 그림들의 미묘한 차이점을 찾는 건 기본이다. 울상을 짓고 있는 모나리자, 사람의 발로 묘하게 변형된 나무뿌리, 옥상 위의 킹콩(브라운의 또다른 그림책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킹콩 옆모습의 나무, 르네 마그리트의 그림에서 따온 게 분명한 중절모와 갇힌 하늘, 사람 얼굴처럼 보이는 난간이 그런 예다. 그림이 또 하나의 이야기가 된다. 하지만 어른의 생각으로 그림들을 지레짐작해서는 안 된다. 그곳에는 고정관념과 다른 것들이 살고 있다. 구름 모양, 나무 모양이 다 고유한 형태와 의미를 가졌던 시절을 생각하며 그림 구석구석을 들여다봐야 한다.

아이와 함께 이 책을 본다면 책을 덮은 뒤 마그리트의 작품들과 뭉크의 <절규>를 이 책의 그림들과 비교해 볼 수도 있을 것이다. 이 책에서 무서운 부분이 있다면, 찰스의 엄마가 시야에서 사라진 찰스를 찾으며 하는 생각일 것이다. “알다시피 요즘 공원에서 무서운 일이 많이 일어나잖아.” 아이들은 처음 보는 사람과 쉽게 친구가 될 수 있지만, 부모는 그래서 두렵다. 부디 혜진이와 예슬이가 무사히 돌아왔으면 좋겠다.

이다혜 좌충우돌 독서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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