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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재계’ 뒤 즐겨라?

등록 2008-04-16 22:28

‘목욕재계’ 뒤 즐겨라? 한겨레 자료사진.
‘목욕재계’ 뒤 즐겨라? 한겨레 자료사진.
[매거진 Esc] 요리 냠냠사전
회전초밥〔명사〕컨베이어 벨트로 초밥을 나르도록 장치한 일식당. <모던 타임스>를 만든 찰리 채플린이 살아 있다면 <컨베이어 벨트 스시 타임스>따위의 영화를 만들었을지 모른다. 젓가락질을 멈추지 못하게 만드는 회전초밥을 자본주의적 ‘탐욕’의 은유로 삼았을지도.(채플린은 32년부터 세 차례 일본을 방문했으니 100% 몽상은 아닐지 모른다)

⊙ 어원 : 위키피디아를 보면, 회전초밥은 시라이시 요시아키가 발명했다. 작은 초밥집을 경영하던 요시아키는 혼자서 요리와 접대를 도맡아 힘겨웠다. 아사히 맥주 공장에 견학 갔다 본 컨베이어 벨트를 본받아, 58년 오사카에서 최초의 회전초밥집인 ‘마와루 겐로쿠 스시’를 열었다.

일본에서 회전초밥은 70년대부터 서서히 인기를 끌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고 불황이 시작된 90년대에 저렴한 ‘서민 식당’으로 급속히 대중화됐다. 이상적인 회전 속도는 초당 8cm. 접시를 떨어뜨리지 않고 가장 효율적으로 나르는 속도다. 벨트는 일반적으로 시계 방향으로 돈다. 오른손은 젓가락을 쥐고 있으므로 왼손으로 접시를 집어야 하기 때문이다. (반시계 방향으로 회전하는 곳에 가면 이유를 물어보시라)

한국에서 회전초밥은 90년대 초반에 처음 문을 열었으나 대부분 실패했다. 원래 서민 음식점이지만, 한국에서는 콘셉트가 애매했다. 가격·인테리어에서 서민 음식도, 고급 음식도 아니었다. 90년대 후반 중산층 이상 고객을 타깃으로 삼은 고급 회전초밥집이 다시 문을 열었다.

롯데호텔 서울 일식당 ‘모모야마’ 정병호 조리장이 회접초밥을 즐기는 요령을 귀띔했다. 첫째, 이미 벨트에서 도는 초밥은 회가 말랐을 가능성이 있어 영업 시작 시간에 맞춰 가거나, 요리사가 만드는 스시를 예의 주시한 뒤 집어 들거나 아예 즉석에서 만들어달라고 주문한다. 둘째 간장은 밥이 아니라 회 부분을 찍는다. 셋째, 다른 종류의 초밥을 먹기 전에는 초생강 등을 씹어 입안을 정리한다. 일종의 ‘목욕재계’인 셈.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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