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앤디 그로세타. 한겨레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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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디 그로세타〔인물〕미국 육우목축협회(The National Cattlemen’s Beef Association) 회장. 지난 2월 이명박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한국 언론의 관심을 모았다. 당시 많은 언론들은 미국 정부가 그로세타 회장의 방한을 쇠고기 시장 개방 압박의 기회로 삼으려 한다고 지적했다. 비유하자면, 한국 축협회장이 한국 대통령과 함께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한 셈.
⊙ 연관어 → 반미운동. 한나라당과〈중앙일보〉등 일부 언론들은 미국 쇠고기 수입 반대 운동에 ‘반미운동’이라는 딱지를 붙인다. “반미·반정부 세력이 … 공포와 불안을 조장하고 있다”는 논리다. 이 대통령도 지난 2일 “이 문제를 정치적 논리로 접근해서 사회 불안을 증폭시켜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미국 육우목축협회와 부시 공화당 행정부간 밀월의 역사를 따져본다면, 이런 공격은 불공평하다. ‘먹거리를 정치화’시킨 것은 목축협회가 먼저다.
이 협회 홈페이지(www.beefusa.org)를 보면, 2002년 12월 조지 부시 대통령은 위드 윌리 당시 목축협회 회장을 통상정책 및 협상 자문위원으로 임명했다. 목축협회는 2004년 8월엔 부시 당시 대통령 후보에 대한 공식 지지를 발표했다. 그러므로 그로세타 회장이 지난달 쇠고기 협상 타결 직후 공식 성명에서 “부시 행정부에 크게 감사한다”고 발표한 것도 무리는 아니다. 그는 올해 초 방한 때 한국에 미국 쇠고기에 대한 수요가 있음을 알게 됐지만 “정치가 장애물이 됐다”고 썼다. 이어 그는 “(자유무역을 위한 해결책은) 공정한 무역조건을 쟁취하기 위해 우리 무기고의 모든 무기를 들고 싸우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1년 전 노무현 전 대통령의 쇠고기 개방 추진 땐 잠잠했다 지금은 “재협상”을 외치는 정치인이 있다면, 그는 ‘정치적’이라고 비판받아 싸다. 그러나 그로세타 회장은 제쳐두고, 청계천을 가득 메운 부모와 십대들에게 “정치적”이라고 비난하는 건 부당해 보인다.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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