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 보이는 패션은 없다. 베이직하우스 제공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눈높이 속임수 속아주는 척할 뿐, 키 의식하지 말고 멋내길
눈높이 속임수 속아주는 척할 뿐, 키 의식하지 말고 멋내길
키높이 제품은 절대 이용하지 않겠다는 목소리도 있다. <지큐>의 강지영 패션디렉터는 키높이 제품이나 키 커 보이는 비법보다 자기만의 스타일이 더 중요하다는 ‘원칙주의자’다. 세상의 작은 남성을 향한 그의 전언이다. 키 커 보이는 패션은 없다. 스스로 ‘키 커 보이지 않을까?’ 기대하는 패션만 존재한다. 키높이 구두를 신거나 깔창을 깐다고 키가 커 보이지 않는다. ‘저 남자는 키가 커 보이려고 저걸 신었구나’라는 ‘인식’만 줄 뿐. 키높이 구두를 신고 신발 안에 깔창을 깔면 조금 패션을 아는 사람은 대체로 뭘 했는지 알아챈다. 어색하게 높은 굽, 부자연스럽게 튀어오른 발등은 신발 안 비밀 공사를 드러낸다. 특히 여자들은 한눈에 다 안다. 다만, 모르는 척해줄 뿐. 키 커 보이는 스타일링 비법으로 예전부터 언급되는 것은 부츠컷 팬츠, 스트라이프 패턴, 밝은 색의 옷 등이다. 가끔 “코트를 입을 때 허리에 벨트를 매면 시선이 중간에서 한 번 나눠지니까 키가 작아 보입니다. 벨트를 하지 마세요”와 같은 조언도 본다. 그러나 세로줄무늬 옷을 입는다고 무조건 키가 커 보이는 건 아니고, 어떤 코트는 벨트를 매지 않으면 비료 포대처럼 보인다. 그리고 부츠컷 팬츠. 도대체 2009년에 부츠컷 바지를 입는 건 무슨 작정일까? 부츠컷 바지의 유행은 이미 ‘요단강’ 너머로 떠났다. 유행이 바뀌고 계절이 달라도, 키 커 보이는 코디네이션 비법은 언제나 같다. 그게 과연 비법일까? 그러므로 나는 키 작은 남자들에게 키 커 보이는 방법을 권할 생각은 없다. 왜냐하면, 그런 방법은 없으니까. 키가 작아도 멋지게 입는 방법만 존재할 뿐. 글 고나무 기자 dokk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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