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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아 나도 변신시켜다오

등록 2011-07-14 10:17수정 2011-07-14 10:30

다부진 몸에 번쩍거리는 장신구를 한 변신로봇. 성격도 화끈해서 불의를 참지 못한다. 뭇남성들은 이 멋진 친구와 오래 사귀어왔고 자라서는 오래도록 그리워한다. 198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나이 차이 30년이 넘는 로봇들이 한데 모였다. 추억에 미소 짓는 모델이 후뢰시킹을 손에 쥐고 있다. 후뢰시킹 왼쪽에 다리·몸체·팔 일부가 보이는 또봇이 있고 또봇 뒤로 파워레인저 엔진포스가 서있다. 가운데 앞쪽 독수리로 변신한 우뢰매 뒤에 있는 경찰·소방차 모양 로봇이 로보카 폴리, 로보카 폴리 앞 화물차가 옵티머스 프라임이다. 오른쪽 앞에 있는 카키색 로봇이 스페이스 간담브이, 뒤쪽 노란색 로봇은 범블비다.
다부진 몸에 번쩍거리는 장신구를 한 변신로봇. 성격도 화끈해서 불의를 참지 못한다. 뭇남성들은 이 멋진 친구와 오래 사귀어왔고 자라서는 오래도록 그리워한다. 1980년대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나이 차이 30년이 넘는 로봇들이 한데 모였다. 추억에 미소 짓는 모델이 후뢰시킹을 손에 쥐고 있다. 후뢰시킹 왼쪽에 다리·몸체·팔 일부가 보이는 또봇이 있고 또봇 뒤로 파워레인저 엔진포스가 서있다. 가운데 앞쪽 독수리로 변신한 우뢰매 뒤에 있는 경찰·소방차 모양 로봇이 로보카 폴리, 로보카 폴리 앞 화물차가 옵티머스 프라임이다. 오른쪽 앞에 있는 카키색 로봇이 스페이스 간담브이, 뒤쪽 노란색 로봇은 범블비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20~30년 전 문방구 앞 꼬마들…이젠 “자동차·노트북아 변신해라 얍!”

“아, 내 자동차가 변신로봇이었으면. 저벅저벅 자동차 사이로 걸어가면 안되겠니.”

2011년 7월 어느 날. 꽉 막힌 출근길 도로에서 마음속으로 되뇐다. 기사마감 하는 노트북 앞에서도 생각한다. “노트북아, 넌 인공지능이 아니더냐. 어서 변신해서 내 기사를 완성하렴.” 늦은 새벽 잠자리에 들기 전 혹시나 하면서도 중얼거린다. “내가 지구의 수호자는 아닐까. 로봇 파트너와 함께 지구 평화를 지켜야 하니 내일 출근 안 해도 괜찮겠지?”

“마징가제트랑 그랜다이져가 싸우면 누가 이길까?”

20여년 전 문방구 앞에서도 동네 꼬마들과 이렇게 종알댔다. 먼지 가득 쌓인 장난감 상자들에 시선이 꽂힌다. “마징가제트는 힘센 주먹·팔다리가 있잖아.” “그랜다이져는 뿔이 두개라 더 무서워!” 눈을 동그랗게 뜨고 주먹을 불끈 쥔 채 티격태격…. 논쟁은 금세 흐지부지된다. “그랜다이져는 생명을 건다~ 유에프오 군~단을 무찌른다!” 노래를 부르며 놀이터로 뛰어간다.

그즈음 어느 늦여름 날. 누나 손에 이끌려 생전 처음 간 영화관. 후텁지근한 극장을 가득 메운 인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자리에 앉아 스크린을 바라본다. 아아~ 생애 첫 영화로 기록될 <외계에서 온 우뢰매 전격3작전>이 시작한다. 우뢰매가 독수리로 변신해 날아가면서 광선빔을 날리며 “퓨루룽!” 귓가를 찢을 것 같았던 그 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에스퍼맨 책받침을 받은 건 그날 최고의 수확.

추억 속에는 로봇이 산다. 아톰에서부터 로보트 태권브이, 철인 캉타우, 우뢰매, 지구용사 선가드까지…. 각자의 기억 속 로봇은 조금씩 달라도, 세련된 모습의 로봇들은 모두들 전지전능하다. 작가 아이작 아시모프가 말했던 ‘로봇 행동 3원칙’ 따위는 걱정할 필요 없는, 지구 사랑과 인류애로 똘똘 뭉친 아름다운 모습. 화려한 변신 합체로 보는 이들을 깜짝 놀라게 하는 풍모. 추억의 로봇과 더불어, 추억을 향해 변신하는 꿈을 꿔본다.

글 김성환 기자 hwany@hani.co.kr<30FB>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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