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대 앞 서교동 골목 ‘옐로 다이아몬드’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서울의 또다른 매력 발견하는 현대건축물 탐방 여행
서울의 또다른 매력 발견하는 현대건축물 탐방 여행
홍대 앞 걷고 싶은 길의 ‘상상마당’
고교생 대상
건축물 탐방 프로그램 인기 우리나라 대부분의 도시는 조선시대 건물부터 현대 건축물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건물들이 뒤섞여 빈틈없이 메우고 있는 복합건축도시입니다. 정도 600여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 수도 서울은 더욱 그렇지요. 이 복잡하게 얽힌 무수한 건축물들에 가까이 다가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전문가들이 권하는 일반적인 건축물 테마여행은 고건축물, 근대 건축물, 현대 건축물로 나눠 살피는 시대별 건축물 탐방입니다. 물론 지역별로 코스를 정해 고금을 망라한 갖가지 건축물을 살펴볼 수도 있고요. 고궁이나 고택 등을 대상으로 한 탐방 프로그램은 대부분의 도시에서 이미 활성화돼 있습니다. 최근엔 일제강점기를 전후로 지어진 근대 건축물 탐방이 새로운 지역여행 방식의 하나로 떠오르고 있지요. 그럼 최근 지어진 현대식 건물들은 어떤가요. ‘현대 건축물’이란 단어 자체부터가 무겁고 진지하고 물질적인 것으로 느껴지는 이 ‘부동산’이 여행의 한 테마가 될 수 있을지 부담스럽기만 합니다. ‘건물’ 하면 ‘돈다발’부터 떠오른다는 사람도 있더군요. 하지만 도시란 애초 무수한 길과 건축물로 이뤄진 커다란 구조물입니다. 해마다 새로운 건축물이 생겨나고 또 사라지기도 하지요. 늘 보며 지나치던 곳, 늘 그 안에 머물던 곳, 멀리서 바라만 보던 곳 이런 것들이 모두 관찰하고 탐방하는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건축전문가들은 말합니다. “건축물을 거주의 공간, 경제적인 대상으로만 보는 시각에서 빠져나와야 한다”고 말입니다. 건축물을 하나의 조각이나 그림처럼 감상하며 느끼고 즐기는 작품으로 봐야 한다는 겁니다. 젊은 건축가 신창훈(43)씨는 “도시를 구성하는 건물들은 이제 단순한 거주 공간을 벗어나, 하나하나가 도시의 색깔을 드러내면서 도시민 삶의 변화를 이끌어가는 견인차”라고 말합니다. 건축 관련 단체나 정부, 지자체에서 해마다 새로 지어지는, 개성적이면서도 조화로운 건축물들을 선정해 갖가지 상을 주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일 겁니다. 이런 도시 구성물을 둘러보며 감상하는 일이, 수업 과제를 위해 탐방하는 건축학도들의 전유물은 아닐 겁니다. 건축물에 쓰인 재료, 공간 구성, 다양한 각도에서의 구조 등을 눈여겨 살피다 보면, 건축학개론을 몰라도 나름의 안목이 트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입니다.
강남 신사동 도산공원 앞 ‘폴 스미스’(왼쪽) 신사동 도산공원 앞 ‘SKⅡ 부띠끄 스파’(오른쪽)
서울 곳곳
세계적 건축가들 작품 빼곡현대 건축물 탐방은 이제 서울의 또다른 매력을 발견하는 여행 방식으로 자리잡아갈 전망입니다. 서울 동대문구청에선 지난달부터 매달 한번씩 관내 고교생들을 대상으로 한 건축물 탐방 프로그램 ‘건축가와 함께하는 멋진 건축물 둘러보기’를 시작했습니다. 현대 건축물에 낯선 일반인 대상 탐방 프로그램은 서울에서 처음이라고 합니다. 이를 기획한 동대문구청 곽석권 건축과장은 “학생·교사들의 반응이 너무 좋아 앞으로 본격적인 어른 대상의 현대 건축물 탐방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합니다. 다른 나라 도시의 경우는 어떨까요. 일본이나 유럽, 미국 등의 주요 도시들에선 고건축물, 현대 건축물을 막론하고 다채로운 탐방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다고 합니다. 건축전문가들이 해설을 맡는 건 물론이고요. 테마별 건축물 지도가 지역마다 나와 있어 개별적 탐방도 어렵지 않다고 하네요. 그러나 전문가들은 건축물에 관한 한 서울만큼 특별한 지형도를 보여주는 도시도 드물다고 말합니다. 건축물을 테마로 한 여행의 시작을 굳이 외국 도시에서 먼저 할 필요는 없다는 말인데요. 유명 건축가들 작품만 해도 그렇습니다. 강남 테헤란로 주변 등 서울 곳곳엔 이미 세계적으로 이름난 건축가들의 ‘작품’이 들어서 있고 또 건축중에 있습니다. 일본의 한 건축가는 지난해 말 요코하마에서 열린 ‘한국 건축의 지평’전을 둘러본 뒤 이렇게 말했다고 합니다. “서울은 정말 변화무쌍한 색깔을 가진 도시다. 강과 산과 언덕이 어우러진 자연 지형, 역사성, 변화 가능성 등에서 건축가에겐 매력적인 실험공간이다. 이런 조건이 한국 건축가들이 보여주는 다양한 색깔의 원동력인 듯하다.” 다양성이 공존하는 서울이야말로 건축물 탐방의 적지라는 이야기도 되겠죠. 서울 거리 구석구석에 각양각색으로 들어선 건축물들을 만나 보세요. 낯설었던 건물들이 숨겨뒀던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줄 겁니다. 멋진 건축물들, 그리고 이들이 조직해내는 도시 경관에 관심을 기울일수록 우리 삶의 환경도 조금씩 나아지지 않을까요. 골목골목 건물 여행. 첫사랑처럼 풋풋한 ‘건축학개론’의 시작입니다. 글 이병학 기자 leebh99@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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