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스포츠 마사지 전문점인 ‘더풋샵’ 증미역점. 관리사인 이태광씨가 다양한 자세로 마사지를 하고 있다.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의사와 한의사가 직접 체험한 경락 마사지 대 스포츠 마사지
의사와 한의사가 직접 체험한 경락 마사지 대 스포츠 마사지
현대인, “마사지가 필요하다”고 호소하는 사람들 많다. 오해하지 말자. 마사지는 마사지일 뿐.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약손’이 필요한 요즘이다. 컴퓨터 모니터, 스마트폰 스크린 등 목을 주욱 빼고 봐야 할 것들이 우리 주변에 널렸다. 뻐근한 어깨 근육이 거슬리면 마사지를 찾곤 한다. 게다가 노출의 계절 여름이 다가오니 몸매 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마사지를 받고자 하는 사람들이 급격하게 는다. 의사나 한의사도 매한가지다. 뜨는 마사지법에 관심 많은 여성 의사와 한의사에게 크로스 체킹을 의뢰해봤다. 경락 마사지를 받은 의사 ㄱ(32)씨와 스포츠 마사지를 받아본 한의사 ㅇ(31)씨의 허심탄회한 체험기를 펼쳤다.
“스포츠 마사지는 물리치료 비슷
몸매관리는 어려워도
진짜 시원하네” 기자 자, 다들 시원하셨죠? 의사 진짜 시원하기는 한데.(웃음) 전신 경락 마사지는 처음 받아봅니다. 평소엔 얼굴과 어깨 마사지 정도만 가끔 하는 정도거든요. 일단 고백하자면 양의학 쪽에서 본 경락 마사지는 언급하기에도 좀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는 해요. 실체가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도 논란이 있는 부분이니까요. 그럼에도 의사가 아닌 일반 피시술자 입장에서 본다면, 아주 매력적이죠. 의사들도 아시다시피, 육체적인 노동도 노동이지만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정신적인 피로감도 엄청 크거든요. 하루 10시간 정도 진료하다 보면, 어깨가 무너져내리는 것 같아요. 딱 그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한의사 ‘경락’은 한의학계에서는 교과서에도 나오는 개념이에요. 12개의 경혈이 하나의 순환을 만들며 경락을 이룬다고 설명하죠. 하지만 저는 무조건적인 경락 예찬은 금물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어떤 것이나 그렇듯이 경락이 만능은 아니거든요. 제가 이번에 받아본 스포츠 마사지는 물리치료를 받는 느낌이더라고요. 관절이나 근육을 살살 달래듯 풀어주니까 말이에요. 바꿔 말하면, 몸매 관리용 시술하고는 좀 거리가 먼 것 같았어요. 어쨌든 저도 진짜 시원하기는 하더라고요.(웃음) 기자 그 ‘시원하다’는 표현이 공통적인데 마사지를 받아 ‘시원하다’는 게 의학·한의학적으로 어떤 뜻인가요? 한의사 너무 깊게 들어가는 것 같은데? 잠깐만요. 국어사전 검색 좀…. 아, 이 뜻 정도가 맞겠네요. ‘가렵거나 속이 더부룩하던 것이 말끔히 사라져 기분이 좋다.’ 가려움증, 속의 더부룩함에서 더 나아가 몸의 순환이 잘 되지 않은 것들이 해소되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의사 서양의학에서 ‘시원하다’는 것은 정확한 용어로 설명하기 힘든 면이 있어요. 경락이나 기, 혈에 대한 시각에서 연결되는 것이지요. 가장 가까운 것은, 신체적이거나 심리적인 스트레스 압박감이 해소되었을 때 ‘시원하다’고 표현할 수 있겠죠. 한의사 그렇게 본다면, 서양의학이나 한의학에서 보는 ‘시원하다’가 통하는 면이 있네요. 기자 마사지 이야기로 돌아가서, 일반인에게 권유할 만하다고 보세요? 의사 소심한 A형 의사인 저는, 무리하게 하지 않는 선에서는 괜찮다고 봐요. 기자 너무 애매하잖아요. 의사 애정남 버전으로 이야기하자면, 5초도 못 참겠으면 포기하기로 하는 겁니다~(웃음). 경락 받는 중에 계속 ‘살살 해주세요’라고 이야기하느라 기운 다 뺐어요. 제가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까지만 하고, 나머지는 포기했죠. 주변에서 경락 받다가 멍이 군데군데 들어 곤란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실제로 받아보니, 멍이 쉽게 들겠더라고요. 멍이 든다는 것은 출혈이 있다는 뜻이거든요. ‘드는 돈이 얼만데 꾹 참고 받아야지’라고들 하는데, 그건 좀 말리고 싶어요. 한의사 제가 받아본 스포츠 마사지도 조금 위험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관절 등을 부드럽게 해주는 마사지가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해부학적인 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렇지 않으면 멍 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몸에 스트레스를 오히려 더 주게 되는 꼴일 수 있겠다 싶어요. 근육 뭉친 것을 풀어준다든가 하는 데는 동의하지만, 스포츠 마사지로 뼈를 가지런하게 해준다? 이건 좀 섣부른 판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멍 든다는 건 출혈 의미
본전 생각나서
참으며 받는 건 곤란해요” 기자 자, 그럼 딱 부러지게 정해봅시다. 앞으로도 각자 받아본 마사지를 계속하실 뜻 있으세요? 의사, 한의사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요. 한의사 시간, 경제적인 여유를 따지자면 자주 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그래도 한번 맛보았으니, 또 할 것 같은 예감이.(웃음) 의사 어떤 연예인이 얼마 전 티브이에 나와 “운동은 안 하고, 경락 마사지로 몸매 관리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말은 못 믿겠어요. 먹는 것도 관리하시겠죠. 그리고 운동은 필수라고 봐요. 근력이 바탕이 되어야 몸매도 더 탄탄해진다고요. ‘운동 더하기 어깨 경락’은 앞으로 꾸준히 해 볼 생각이에요. 무너질 것 같은 어깨가 좀 가뿐해졌거든요. 뻐근함만 사라져도 이게 어딘가 싶어요. 글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몸매관리는 어려워도
진짜 시원하네” 기자 자, 다들 시원하셨죠? 의사 진짜 시원하기는 한데.(웃음) 전신 경락 마사지는 처음 받아봅니다. 평소엔 얼굴과 어깨 마사지 정도만 가끔 하는 정도거든요. 일단 고백하자면 양의학 쪽에서 본 경락 마사지는 언급하기에도 좀 조심스러운 부분이기는 해요. 실체가 있느냐 없느냐를 두고도 논란이 있는 부분이니까요. 그럼에도 의사가 아닌 일반 피시술자 입장에서 본다면, 아주 매력적이죠. 의사들도 아시다시피, 육체적인 노동도 노동이지만 환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정신적인 피로감도 엄청 크거든요. 하루 10시간 정도 진료하다 보면, 어깨가 무너져내리는 것 같아요. 딱 그 표현이 맞는 것 같아요. 한의사 ‘경락’은 한의학계에서는 교과서에도 나오는 개념이에요. 12개의 경혈이 하나의 순환을 만들며 경락을 이룬다고 설명하죠. 하지만 저는 무조건적인 경락 예찬은 금물이라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어떤 것이나 그렇듯이 경락이 만능은 아니거든요. 제가 이번에 받아본 스포츠 마사지는 물리치료를 받는 느낌이더라고요. 관절이나 근육을 살살 달래듯 풀어주니까 말이에요. 바꿔 말하면, 몸매 관리용 시술하고는 좀 거리가 먼 것 같았어요. 어쨌든 저도 진짜 시원하기는 하더라고요.(웃음) 기자 그 ‘시원하다’는 표현이 공통적인데 마사지를 받아 ‘시원하다’는 게 의학·한의학적으로 어떤 뜻인가요? 한의사 너무 깊게 들어가는 것 같은데? 잠깐만요. 국어사전 검색 좀…. 아, 이 뜻 정도가 맞겠네요. ‘가렵거나 속이 더부룩하던 것이 말끔히 사라져 기분이 좋다.’ 가려움증, 속의 더부룩함에서 더 나아가 몸의 순환이 잘 되지 않은 것들이 해소되었을 때 느낄 수 있는 것이지요. 의사 서양의학에서 ‘시원하다’는 것은 정확한 용어로 설명하기 힘든 면이 있어요. 경락이나 기, 혈에 대한 시각에서 연결되는 것이지요. 가장 가까운 것은, 신체적이거나 심리적인 스트레스 압박감이 해소되었을 때 ‘시원하다’고 표현할 수 있겠죠. 한의사 그렇게 본다면, 서양의학이나 한의학에서 보는 ‘시원하다’가 통하는 면이 있네요. 기자 마사지 이야기로 돌아가서, 일반인에게 권유할 만하다고 보세요? 의사 소심한 A형 의사인 저는, 무리하게 하지 않는 선에서는 괜찮다고 봐요. 기자 너무 애매하잖아요. 의사 애정남 버전으로 이야기하자면, 5초도 못 참겠으면 포기하기로 하는 겁니다~(웃음). 경락 받는 중에 계속 ‘살살 해주세요’라고 이야기하느라 기운 다 뺐어요. 제가 받아들일 수 있을 정도까지만 하고, 나머지는 포기했죠. 주변에서 경락 받다가 멍이 군데군데 들어 곤란한 적이 있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어요. 실제로 받아보니, 멍이 쉽게 들겠더라고요. 멍이 든다는 것은 출혈이 있다는 뜻이거든요. ‘드는 돈이 얼만데 꾹 참고 받아야지’라고들 하는데, 그건 좀 말리고 싶어요. 한의사 제가 받아본 스포츠 마사지도 조금 위험한 부분이 있는 것 같아요. 관절 등을 부드럽게 해주는 마사지가 보기에는 쉬워 보여도 해부학적인 지식이 있어야 제대로 할 수 있겠더라고요. 그렇지 않으면 멍 드는 것과 마찬가지로 몸에 스트레스를 오히려 더 주게 되는 꼴일 수 있겠다 싶어요. 근육 뭉친 것을 풀어준다든가 하는 데는 동의하지만, 스포츠 마사지로 뼈를 가지런하게 해준다? 이건 좀 섣부른 판단이 아닌가 싶습니다.
곤지암리조트 ‘스파라스파’. 돌이나 뜨거운 현무암, 손으로 몸에 있는 혈을 풀어주는 마사지를 받는 고객.
본전 생각나서
참으며 받는 건 곤란해요” 기자 자, 그럼 딱 부러지게 정해봅시다. 앞으로도 각자 받아본 마사지를 계속하실 뜻 있으세요? 의사, 한의사 경제적인 여유가 있다면요. 한의사 시간, 경제적인 여유를 따지자면 자주 하지는 못할 것 같아요. 그래도 한번 맛보았으니, 또 할 것 같은 예감이.(웃음) 의사 어떤 연예인이 얼마 전 티브이에 나와 “운동은 안 하고, 경락 마사지로 몸매 관리 했다”고 하더라고요. 이런 말은 못 믿겠어요. 먹는 것도 관리하시겠죠. 그리고 운동은 필수라고 봐요. 근력이 바탕이 되어야 몸매도 더 탄탄해진다고요. ‘운동 더하기 어깨 경락’은 앞으로 꾸준히 해 볼 생각이에요. 무너질 것 같은 어깨가 좀 가뿐해졌거든요. 뻐근함만 사라져도 이게 어딘가 싶어요. 글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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