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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복이 불편하다고? 안 입어서 불편해진 옷이죠

등록 2015-07-22 19:25수정 2015-07-23 14:48

지난 19일 서울 홍대입구역 안 독립출판서점 짐프리에서 열린 ‘한복여행 세미나’ 참가자들이 권미루씨의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지난 19일 서울 홍대입구역 안 독립출판서점 짐프리에서 열린 ‘한복여행 세미나’ 참가자들이 권미루씨의 강의를 듣고 있다. 사진 이병학 선임기자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한복여행 확산
‘한복여행가’ 권미루씨 인터뷰…‘한복 입고 여행 갈래?’ 세미나, 한복여행사진전 등 이끌어
“한복 입고 못 할 일은 없어요. 할 수 있는 일을 100가지쯤 생각해보면 답이 나옵니다.”

지난 19일 서울 홍대입구역 안 독립출판전문서점 짐프리, ‘한복여행’에 관심 많은 남녀 15명이 좁은 공간을 가득 메우고 앉아 핑크빛 저고리에 꽃무늬 허리치마를 두른 ‘한복여행가’ 권미루(34)씨의 강의를 듣고 있다. 같은 장소에서 벌이고 있는 ‘제2회 한복여행 사진전’의 부대행사로 마련된 ‘한복여행 6차 세미나-한복 입고 여행 갈래?’ 강의 자리다. 참가자는 주로 20~30대 여성, 일부는 한복 차림이다.

“전 이번에 터키로 여행을 가는데, 처음으로 한복을 가져가보려고요. 도움 될 정보를 얻으려고 왔어요.”

“내년에 영국 어학연수를 가는데요. 한복 입고 다니면 우리 문화 알리는 데 효과적일 거 같아서요.”

참가자들 대부분은 한복을 좋아하면서도, 실제로 여행지에서 선뜻 꺼내 입고 다니는 데는 부담을 느낀다는 이들이었다. 참가자들에게 권씨는 “우선 여행 떠나기 전에 한복을 일상복처럼 입고 슈퍼에도 가보고, 놀이터에도 나가보고, 버스·지하철도 타보며 익숙해질 것”을 권했다. 그러다 보면 “한복 차림으로 불가능한 일은 없다는 결론에 이를 것”이란 게 권씨의 지론이다. 권씨는 한복 차림으로 네팔 안나푸르나 트레킹까지 다녀온, 한복 마니아이자 전도사다.

강의는 한복동아리 ‘탐나다’의 한복 영상 감상, 권미루씨의 한복여행 경험 소개, 한복 고르고 입고 행동할 때 알아둘 점, 나만의 한복활동 계획 세워보기, 한복 짐싸기, 한복여행 사진 예쁘게 찍기 등으로 이어졌다. 강의를 마친 권미루씨를 만나 ‘한복여행가’로 나선 이유와 활동 상황을 들어봤다.

2년 전부터 한복 매력에 빠져
한복 차림으로 9개국 23개 도시 여행
안나푸르나 트레킹·패러글라이딩도
“상황 맞춰 입으면 여행복·일상복 충분”

한복여행가 권미루씨의 몽골 여행 사진.(권미루씨 제공)
한복여행가 권미루씨의 몽골 여행 사진.(권미루씨 제공)

-언제부터 한복여행을 하게 됐나?

“2013년 온라인 카페연합 모임에서 한복을 입고 모여 경복궁 등에서 놀았던 게 계기가 됐다. 한복이 정말 아름답고 매력있는 전통 옷이란 걸 깨달았다. 그 뒤로 국내든 해외든 여행길마다 한복을 입고 나섰다. 지난해 이탈리아와 스페인을 다녀와 쓴 한복여행기가 온라인상에 퍼지면서 문의와 격려를 많이 받았다.”

-한복 입고 몇 나라를 여행했나?

“이탈리아·네팔·미국·중국 등 9개국 23개 도시를 한복 차림으로 여행했다. 갈 때마다 용도에 맞는 한복을 몇벌씩 챙겨 간다. 가는 곳마다 현지인·관광객들의 한복에 대한 폭발적인 관심과 칭송을 들었다. 한복은 정말 세계에 자랑할 만한 우리나라의 전통의복이란 걸 거듭 깨달았다.”

-네팔 안나푸르나에도 다녀왔던데?

“지난해 10월 네팔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 트레킹을 다녀왔다. 해발 4130m의 베이스캠프까지 오르는 6박7일 코스다. 추위를 막기 위해 조바위(여성용 전통모자)를 쓰고 치마를 종아리까지 오게 해 겹쳐서 번갈아 입었고 물론 등산화도 신었다. 트레킹 다녀와서 정말 한복 입고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됐다. 승마도 해보고 패러글라이딩도 했다.”

-한복여행을 하면서 불편한 점은 없었나?

“한복에서 오는 불편함은 전혀 없다. 한복은 대대로 입어온 일상복이다. 상상력을 발휘하면 저고리든 치마든 상황에 맞는 다양한 형식으로 매치해 입을 수 있다. 다만 튀려고 한복여행을 한다고 보는 시선은 안타깝다. 오히려 튀는 한복, 돋보이는 한복을 통해 우리 문화를 널리 알릴 수 있다고 생각한다. 각국 전통의상의 관광객들과 함께하는 거리공연 등도 그런 것이다.”

-앞으로의 활동 계획은?

“국내외 여행 때 한복만 입고 다니는 한복여행가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다. 한복여행 전도사들이다. 이들과 함께 ‘한복여행 세미나’ 등 정보를 나누고 한복여행의 장점을 홍보하는 일을 지속적으로 해나갈 계획이다. 문화체육관광부 후원으로 진행(한복진흥센터 주관)하고 있는 ‘한복여행 사진전’도 규모를 키우고 횟수도 늘려나갈 생각이다. 3회 사진전을 8월에 인사동 쌈지길에서, 4회 사진전은 한복의 날(10월 셋째 주)에 맞춰 안국동 한복진흥센터에서 열 계획이다.”

권씨는 한복의 장점을 알리면서 놀고 즐기자는 취지로 꾸려진 ‘한복놀이단’(문체부 산하단체) 단장이기도 하다. 그의 본직업은 취업진로 컨설턴트. 권씨는 “한복은 불편한 옷이 아니라 안 입어서 불편해진 옷일 뿐이다. 한복이 불편한 옷, 의례용 옷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한복에 즐거움을 덧씌우는 사람’으로 살고 싶다”고 말했다.

이병학 선임기자 leebh9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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