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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어서 SNS 열심히 하니 일자리와 용돈이…

등록 2016-03-02 20:34수정 2016-03-03 14:03

[매거진 esc] 커버스토리 / SNS 마케팅 전성시대
일반인에서 SNS 유명인이 되어 돈까지 벌게 된 조준기·이지나씨 이야기
사람이 모이는 덴 돈이 돌게 마련이고, 그 돈을 벌려는 장사치도 달려드는 게 상식이다. 에스엔에스(SNS)라고 다를 리 없다. 좋아서 시작한 에스엔에스의 콘텐츠를 좋아하는 사람이 늘어나면, 이들을 상대로 홍보·마케팅을 하려는 업체가 생긴다. 유명인이 아니라도 재밌고 유용한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사람에게 친근함을 느끼게 되고, 그들이 입고 먹고 바르고 갖고 노는 제품에 관심과 동경이 생기면 실제 구매로도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에스엔에스에 오르는 마케팅 콘텐츠에선 상업적인 냄새가 최대한 배제되는 대신 재미와 정보가 우선시된다. 그래야 그 콘텐츠가 유통되고 공유될 수 있기 때문이다. 콘텐츠를 만들어 올리는 에스엔에스 운영자에겐 ‘대가’가 지급된다. 단순히 제품 협찬을 받는 경우부터 돈을 받는 경우까지 대가의 종류는 천차만별이다. 전문 엠시엔(MCN·Multi Channel Network, 에스엔에스에서 활동하는 1인 창작자 또는 이들을 지원·관리하는 사업)의 경우 콘텐츠 노출 1000명당 1500~2000원을 받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일부 인기 있는 엠시엔의 경우엔 콘텐츠 하나를 올리고 1000만원대를 받기도 한다고 한다.

어쩌다가 재미로 시작한 에스엔에스에서 인기인이 되고, 그걸로 협찬을 받거나 돈을 벌 수 있게 되는 걸까? 여행 정보를 제공하는 페이스북 페이지 ‘여행에 미치다’ 조준기 대표와 퍼스널 트레이너이자 스노보드 선수 이지나씨에게 그 이야기를 들어봤다.

조준기 여행에 미치다 대표(가운데)가 지난해 12월 필리핀 수밀론으로 프리 다이빙을 배우러 갔다가 친구들과 찍은 사진. 조준기 제공
조준기 여행에 미치다 대표(가운데)가 지난해 12월 필리핀 수밀론으로 프리 다이빙을 배우러 갔다가 친구들과 찍은 사진. 조준기 제공

조준기(28) 페이스북 페이지 ‘여행에 미치다’ 대표

-‘여행에 미치다’ 페이지(www.facebook.com/travelholic1)를 어떻게 만들게 됐나?

“무역학을 전공했는데, 관련 전시도 하고 외국에서 인턴도 하면서 여행에 즐거움을 느끼게 됐다. 여행을 매개로 에스엔에스에서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서 2년 전에 페이지를 열었다. 단순히 사진만 올리는 에스엔에스가 아니라 정보도 나누고 여행자들의 이야기도 공유하고 싶었다.”

-재미 삼아 시작한 페이지가 ‘일’이 됐다. 구독자 수가 78만명이 넘는다. 이렇게 될 거라 예상했나?

“그저 여행이 좋아서 시작한 거라 이걸 비즈니스 모델로 활용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런데 많은 분들이 좋아해주면서 규모가 계속 커지고, 회원수가 10만명인 별도의 비공개 커뮤니티도 생기니까 회원들에게 도움이 되는 마케팅을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전업으로 페이지 관리를 도와주는 사람도 생기고, 운영하는 데 시간도 많이 들어가다 보니 실제로 운영비가 필요하기도 했다.”

-돈 벌려고 이런 페이지를 운영하느냐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을 텐데?

“맞다. 콘텐츠가 우선인 페이지라 노골적인 광고가 들어가면 보는 사람들이 불편해한다. 광고를 올리더라도 회원들에게 도움이 될 만한 것만 하고, 다른 정보도 얻을 수 있는 ‘네이티브 애드’로 만든다는 게 우리 운영방침이다. 가령 외국 여행을 갔을 때 안전 수칙을 알려주는 콘텐츠를 만들면서 여행자 보험을 소개하는 식으로 콘텐츠를 제작한다. 항공권이나 여행 관련 제품 제공 이벤트도 회원들에게 직접 도움이 되는 거라 중요하게 생각한다. 수익을 내면 배지나 스티커를 만들어 무료로 배포하거나 여행 관련 행사도 열어서 그런 거부감을 없애고 소속감을 높이려는 노력도 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요즘엔 ‘당신들도 돈 좀 벌면서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얘기하는 회원들도 생겼다.”

-수익 모델을 확대할 생각은 없나?

“계속해서 광고만 할 수는 없기 때문에 제휴 사업을 하려고 구상하고 있다. 가령 포켓 와이파이처럼 외국 여행을 갈 때 유용한 제품을 파는 곳과 제휴해 회원들에게 할인 혜택을 주고 우리도 이익을 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고 있다.”

-힘든 점은 없나?

“비공개 커뮤니티엔 내 휴대전화 번호와 페이스북 계정이 노출돼 있고, 여기로 많은 회원분들이 직접 연락을 해온다. 의견을 받으면 운영하는 데 바로 반영해야 하는데, 워낙 많은 사람들이 연락을 해오기 때문에 개인 생활이 별로 없다. 그래도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니까 재미있다.”

“여행이 좋아 시작했는데
이젠 제휴 사업도 구상중”
“웃기게 넘어지는 동영상
더 많이들 좋아해주더라”
 

지난 2월 열린 스노보드 대회 ‘반스 하이 스탠다드 시리즈 2016’에 참가한 이지나씨. 최민재 제공
지난 2월 열린 스노보드 대회 ‘반스 하이 스탠다드 시리즈 2016’에 참가한 이지나씨. 최민재 제공

이지나(30) 퍼스널 트레이너·스노보드 선수

-언제부터 에스엔에스를 시작했나?

“페이스북(www.facebook.com/bono12345)은 5년, 인스타그램(@jina_e)은 2년 정도 됐다. 처음엔 운동을 하거나 스노보드·스케이트보드 타는 사진과 동영상을 보고 비슷하게 따라 찍어서 올리곤 했다. 그런데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라. 그냥 운동하는 여자나 마르고 예쁜 여자가 아니라,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서 보드와 서핑도 하는, 어쩌면 남자의 전유물과도 같았던 여러 가지를 여자가 하니까 ‘멋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인스타그램은 국내 사용자로선 되게 일찍 시작한 건데, 이런 이미지가 통한다는 걸 직감적으로 알았던 것 같다. 외국에서 더 많이 사용해서 그런지 ‘#workout’, ‘#snowboard’, ‘#skateboard’ 같은 해시태그를 올리면 외국에 있는 사람들도 많이 보고 좋아해준다. 잡지 화보와 광고, 뮤직비디오도 찍은 적이 있다.”

-재밌어서 시작했는데 큰 관심을 받게 됐다. 누리꾼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많이 주목하던데?

“멋진 찰나의 사진, 웃기게 넘어지는 동영상을 올려서 사람들과 같이 보고 얘기하는 게 재밌고, 그들이 보내주는 반응이 좋다. 그렇게 즐기는 거였는데, 그것 때문에 협찬해주는 회사들이 생겼다. 액션캠 ‘고프로’의 경우엔 내가 인스타그램에 해시태그로 고프로를 달아서 올린 동영상을 미국 본사에서 보고 한국 지사를 통해 연락이 왔고, 에너지 음료 ‘레드불’도 에스엔에스를 보고 협찬 제의를 해왔다. 스포츠 의류 브랜드 ‘볼컴’처럼 스노보드 대회에 출전한 걸 보고 연락이 온 경우도 많은데, 협찬받은 제품을 에스엔에스에 올리는 게 의무는 아니지만 내가 좋아서 올리면 좋아하는 것 같다. 신발 브랜드에서 운동화를 제공받아서 그걸 신고 운동한 동영상을 올리고 10만원을 받은 적도 있다. 난 운동화만 받아도 좋은데 용돈도 생긴 거지.”

-상업적이라고 오해하거나 나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나?

“부럽다는 사람이 더 많다. 보드 타는 척, 운동하는 척만 하고 에스엔에스에만 열심이라면 모르겠지만, 각종 스노보드 대회에서 우승·준우승 등 좋은 성적을 내고, 실제로 재밌게 운동하는 모습을 보여주니까 나쁘게 평가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다. 먼저 실력을 인정받고, 플러스알파로 에스엔에스를 열심히 한 덕분인 것 같다.”

-사람들이 콘텐츠를 많이 보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나 잘해’가 아니라 넘어지거나 아찔한 상황 같은 재밌고 자극적인 동영상의 조회수가 높다. 협찬받은 제품들도 그런 동영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노출될 때 관심을 더 받는 것 같다. ‘얘 재밌네, 골 때리네’ 이러면서.”

-에스엔에스를 그렇게 하려면 시간도 많이 투자하고 신경도 많이 써야 할 것 같다.

“에스엔에스가 내 삶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생각보다 크다. 고프로 행사 때문에 얼마 전에 일본에 갔는데, 어느 순간 보니까 내가 눈으로 보는 게 아니라 동영상을 찍고 멋있는 사진을 남기는 데 얽매여 있더라. 핸드폰을 계속 쥐고 있고, 동영상을 찍으면 바로 확인하면서 편집을 생각하고. 얼마 전엔 보드를 타다 바로 올린 동영상을 보고 누가 ‘타는 모습 봤다’고 연락을 해왔는데, 좀 오글거리긴 하지만 누군가 그걸 보고 있다는 것 때문에 기분이 좋았다.”

조혜정 기자 zest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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