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썹 다듬고 ‘복’ 많이 받으세요

[ESC] 스타일
인상을 좌우하는 ‘얼굴의 지붕’ 눈썹 정리하는 법

서울 청담동 ‘헤라 부티크’에서 고객이 눈썹 왁싱 서비스를 받고 있다. 헤라 제공

제복을 주로 입는 군인 이규철(가명·36)씨는 얼마 전 큰맘 먹고 피부과에서 눈썹 반영구 시술을 받았다. 눈썹 사이가 가까운데다 눈썹부터 눈꺼풀 위까지 넓고 불규칙하게 자란 눈썹이 평소 콤플렉스였던 터였다. “깔끔하고 정돈된 인상을 주기는커녕 산적 같다는 말을 지겹도록 들었어요. ‘남자가 꼴사납게 무슨 눈썹 관리냐?’ 했는데, 눈썹 때문에 들어올 복도 다 나간다는 말을 듣고 용기를 냈죠. 저처럼 눈썹이 미간까지 풍성하면 형제들의 운도 망친다는 말에 덜컥. 하하.”

지금 그의 눈썹 모양은 두툼하면서도 전체적으로 매끈하게 빠진 일자형이다. 어색함 탓에 한동안 모자를 눌러쓰고 다니기도 했지만, 지금은 대만족이다. 주위에선 ‘그동안 그 훤한 인물을 어떻게 감추고 살았냐’며 칭찬 일색이다. 그 덕에 외모뿐 아니라 경쟁력까지 높아진 것 같아 의욕도 커지고, 일도 잘 풀리는 느낌이다. “굳이 역술적인 해석이 아니더라도 올해는 좋은 일만 생길 것 같아요.”

‘얼굴의 지붕’이라는 눈썹은 실제로 인상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다. 데뷔 초 강한 인상이었던 ‘소녀시대’ 효연이 눈썹을 각진 형태에서 일자형으로 바꾼 뒤 이미지가 부드럽고 여성스러워진 것이나, ‘투애니원’ 씨엘이 뾰족했던 아치형 눈썹의 산을 둥글게 다듬고 난 뒤 한층 세련돼 보이는 것이 그 예다.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아티스트 백창훈씨는 “일자형 눈썹은 세련되고 지적으로 보이는 효과를 낼 뿐 아니라, 인상을 선하고 부드럽고 어려 보이게 한다. 특히 남성은 눈썹이 인상의 80~90%를 차지하는데, 눈썹 손질을 받는 남성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라고 말했다.

‘동안’ 만드는 일자형 인기 이어
요즘은 제 모양 살리는 게 유행
정리도구 소독·피부 보습 필수
‘브로 바’나 스티커도 활용할 만

그렇다면 눈썹은 어떻게 다듬어야 할까. 최근까지는 동안 열풍과 맞물려 일자형 눈썹이 유행했다. 요즘엔 인위적으로 일자형 눈썹을 만들기보다는, 각자의 눈썹 모양과 결을 살리되 눈썹 숱을 풍성하게 보이도록 하는 게 새로운 흐름으로 자리잡았다. 이목구비를 더 뚜렷하게 강조해 어려 보이면서도 중성적인 이미지를 연출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베네피트 수석 브로아티스트 정은경 과장은 “자신의 얼굴에 맞게 잘 관리된 눈썹은 얼굴을 탄력적으로 보이게 할 뿐만 아니라 나이, 몸무게까지 적게 보이는 효과를 낸다”며 “자기 얼굴에 맞는 눈썹 모양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달걀형 얼굴이라면 웬만한 눈썹 모양은 모두 잘 어울린다. 온화한 인상으로 보이고 싶다면 눈썹 머리와 꼬리가 일직선상에 있는 일자형 눈썹으로, 여성스러움을 강조하고 싶다면 눈썹 산을 약간 살려 다듬으면 된다. 일자형은 얼굴을 가로로 분할해 짧아 보이게 하고 한층 발랄한 인상을 줘 긴 얼굴에도 잘 어울린다. 이때 눈썹 꼬리는 자연스럽게 길게 빼는 것이 좋다. 동그란 얼굴은 눈썹 산을 강조한 아치형 눈썹이 제격이다. 얼굴은 작아 보이게, 인상은 세련되게 만들어준다. 각지거나 역삼각형 얼굴에는 전반적으로 부드럽고 우아한 느낌을 주는 둥근 아치형 눈썹이 적당하다. 어떤 모양이든 혼자 눈썹을 다듬을 땐 전용 가위, 족집게, 브러시 등 전문도구 사용을 추천한다. 사용 전 소독은 필수다. 눈썹 정리 전후엔 페이스오일이나 수분크림을 발라 피부를 진정시키고 수분을 공급해야 한다.

혼자 눈썹을 다듬는 게 어렵다면 눈썹만 전문적으로 다듬어주는 ‘아이브로 바’(브로 바)를 찾아가봐도 좋겠다. 왁싱(왁스를 발라 눈썹 모근까지 한꺼번에 뽑아내는 것)이나 트위징(하나씩 뽑기) 방식으로 얼굴 형태에 맞게 눈썹을 다듬어준다. 30분 남짓이면 끝나는데다 비용이나 부작용 부담도 크지 않아 이용객이 부쩍 느는 추세다. 개인뿐만 아니라 여러 화장품 업체에서도 브로 바를 운영하고 있다. 베네피트는 ‘원더 브로우 키트’(2만8천원)나 ‘원더 브로우 앤 립 키트’(3만6천원)를 구매한 고객이 예약하면 전국의 브로 바 뷰티 라운지에서 왁싱 서비스를 해준다. 헤라는 서울 청담동 ‘헤라 부티크’에서 5만원어치 제품을 구입하면 왁싱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에스쁘아는 서울 명동·강남·이대점, 대전둔산점에 아이브로 바를 운영 중이다.

베네피트 브로우 컬렉션. 베네피트 제공

좀더 오래가는 눈썹을 원한다면 피부과에서 반영구 시술을 받으면 된다. 시술은 두렵고, 예약까지 해야 하는 브로 바는 귀찮다면 문신 스티커를 활용해볼 만하다. 붙였다 떼기만 하면 눈썹 모양과 색상이 손쉽게 다듬어진다. 새해 복 많이 받는 인상이 되고 싶다면 눈썹부터 변신해보자. 당신의 외모 경쟁력뿐 아니라 관상까지 좋게 만들어 더 큰 행운을 가져다줄지니.

김미영 기자 [e-mail]

에스쁘아 아이브로 바. 에스쁘아 제공

베네피트 아이브로 바. 베네피트 제공

(왼쪽)미샤 3-스텝 브로 키트. 미샤 제공, (가운데)헤라 아이브로 마스카라. 헤라 제공, 미샤 더 스타일 스머지 프루프 우드 아이브로. 미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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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썹 잘 그리는 법

눈썹을 잘 다듬었다면, 매일 아침 화장할 때 눈썹을 잘 그려야 ‘화룡점정’이 될 수 있다.

우선 그리는 순서가 중요하다. (이미지 참조) ①펜슬로 눈썹의 아래 라인을 그린다. ②눈썹 꼬리 위쪽부터 눈썹 산 라인을 그린다. ③꼬리 쪽부터 눈썹 산 부근까지 펜슬이나 아이브로 섀도로 채색한다. ④눈썹 머리 쪽은 채색 대신 빈틈만 메워주는 방법을 택한다. ⑤마지막으로 브러시로 눈썹을 빗어주면서 마무리한다. 아모레퍼시픽 메이크업아티스트 백창훈씨는 다음과 같이 조언했다. “눈썹 머리 쪽은 연하게, 꼬리 쪽은 진하게 그려야 한다. 눈썹 위쪽보다는 아래쪽을 더 선명하게 채색하고, 눈썹 산 쪽으로 갈수록 연하게 물드는 것처럼 보이게 해야 한다.”

눈썹 색깔은 어떨까. 머리카락 색깔과 맞추는 것이 일반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전문가들은 “꼭 그럴 필요는 없다”고 말한다. 백창훈씨는 “눈썹과 머리카락 색깔이 다른 경우엔 눈썹 색상의 아이브로 섀도를 먼저 바른 뒤 머리카락 색깔의 아이브로 마스카라를 덧바르면 얼굴과 눈썹이 따로 노는 부조화를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베네피트 수석 브로아티스트 정은경 과장은 “검정 모발엔 회색톤, 갈색 모발엔 카키색이 도는 갈색톤 눈썹이 잘 어울린다”며 “모발 색상과 눈썹 색상의 맞춤이 필요하긴 하나, 그것보다 메이크업의 콘셉트에 따라 눈썹 색깔을 달리 표현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