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봄 꽃무늬 원피스가 인기다. 처음 도전한다면 짙은 바탕에 꽃무늬가 잔잔한 원피스를 입거나, 원피스 위에 니트 조끼나 티셔츠 등을 겹쳐 입는 것을 권한다. 에이치커넥트 제공
꽃바람이 원피스에 분다. 새로 핀 꽃이 봄을 깨닫게 해주듯, 곳곳에 꽃무늬 원피스가 넘쳐난다. 샤넬, 구치, 디오르, 마크 제이컵스, 클로에, 셀린, 돌체앤가바나, 마이클 코어스 등의 외국 고가 브랜드는 물론 국내 패션업체와 스파 브랜드에서도 꽃무늬 원피스는 올해도 ‘핫 아이템’이다. 스타일리스트 윤인영 실장은 “계절적으로 봄에는 10여년 전부터 꽃무늬 제품이 인기를 끌었지만, 올해는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더해져 한층 화려해진 느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까지는 에스닉풍의 잔잔한 꽃무늬가 박힌 히피 스타일이 주류였다. 올해는 색상이 화려해졌고, 치마 길이가 짧아졌으며, 꽃무늬 크기와 모양도 과감해졌다. 프릴, 러플, 벌룬 슬리브 등의 디테일로 여성스러움이 두드러진다. 그간 유행의 중심이었던 오버사이즈 룩이나 보이프렌드 룩의 중성적인 스타일에 싫증이라도 난 것처럼 말이다. 디자인도 셔츠형, 슬립형, 티어스커트(층층치마) 등으로 다양하다. 일례로 클럽모나코에서는 강렬한 빨간색의 꽃무늬를, 쟈니헤잇재즈는 시폰 소재에 러플과 셔링을 강조한 제품을 선보였다. 패션업계에서는 “팬톤이 선정한 올해의 색 그리너리와 맞물려 꽃무늬 원피스 인기가 여름·가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한다.
■ 첫 도전이라면 잔잔하게
꽃무늬 원피스는 사랑스러운 데이트룩의 정석으로 꼽힌다. 그래도 너무 튀는 것 같아 부담스럽다면 검은색·남색 등 무난한 바탕에 잔잔한 꽃무늬를 선택하자. 은근한 매력을 선보일 수 있다. 체형 때문에 꽃무늬 원피스를 망설인다면 니트 조끼나 티셔츠, 뷔스티에를 겹쳐 입는 것을 고려할 만하다. 체형의 단점을 보완해주고, 투피스를 입은 것 같은 느낌을 낼 수 있다. 쟈니헤잇재즈의 정은주 팀장은 “캐주얼한 맨투맨 셔츠나 헐렁한 니트 카디건 등을 겹쳐 입으면 발랄하고 귀여운 이미지가 더해진다. 화려하고 큼지막한 꽃무늬나 시스루형의 원피스도 무난하게 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원피스가 화려한 만큼, 같이 입는 티셔츠나 니트는 원피스와 채도가 같고 무늬가 없는 것을 고르는 게 좋다.
상체가 통통하다면 목과 어깨, 손목 등에 러플이 들어간 원피스는 피하는 게 낫다. 시폰, 리넨 등 흐르는 듯한 원단이 체형 보정에 유리하다. 글래머러스한 몸매를 강조하고 싶다면 두꺼운 벨트로 허리를 졸라매자.
■ 튀고 싶다면 레이어드
플라워 패턴 러플 뷔스티에 원피스. 에이치커넥트 제공
꽃무늬 원피스 중에서도 특히 인기를 끄는 디자인은 뷔스티에 스타일이다. 티셔츠 위에 입으면 상체가 날씬해 보이면서도 청순한 느낌을 준다. 언밸런스 부츠컷 데님이나 레깅스와 함께 입으면 세련되고 도회적인 이미지를 더해준다. 종아리가 두꺼워 원피스를 즐기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제격이다.
독특함을 더하고 싶다면 꽃무늬 원피스에 비슷한 색상의 민무늬 원피스를 덧입어보자. 러플이 달려 있거나 밑단이 화려한 꽃무늬 원피스 위에, 길이가 짧은 슬립 원피스를 겹쳐 입는 방법이다. 안에 입은 원피스의 특징을 더욱 도드라져 보이게 해준다. 이때 주의할 점은 스타킹을 신지 않거나 피부 톤으로 맞추는 것. 지나치게 화려한 스타킹은 촌스러워 보일 수 있다. 스타일리스트 이선미 실장은 “최근 유행하는 키튼 힐 슬링백(굽 높이 3~4㎝에 뒤쪽이 트여 끈으로 처리된 구두)을 신거나, 샌들에 발목까지 오는 양말을 함께 연출하면 귀여우면서도 세련돼 보인다”고 말했다.
맨투맨 셔츠·카디건 걸치면
발랄하고 귀여운 느낌
민무늬 원피스 덧입으면
독특하고 세련돼 보여
■ 출근길엔 재킷이나 코트
출근길이나 격식을 따져야 하는 자리엔 같은 꽃무늬 원피스라도 면처럼 힘 있는 소재나 실크 등으로 만든 에이치라인이 잘 어울린다. 차이나칼라의 셔츠형은 절제되고 갖춰 입은 느낌을 준다. 원피스 색상도 검은색·남색·회색 등의 차분한 바탕에 꽃무늬가 화려하지 않은 제품이 두루 활용하기에 좋다. 낮과 밤의 온도 차가 심한 요즘엔 카디건, 재킷, 트렌치코트를 함께 입으면 멋은 물론 실용성도 챙길 수 있다. 재킷의 경우엔 전형적인 기본형도 잘 어울리지만, 라이더 재킷이나 보머 재킷도 멋스럽다.
원피스 색상이 어둡다면 분홍·노랑·연두색이 가미된 파스텔 톤을, 화려하다면 검은색·남색·베이지색을 입는 게 예쁘다. 겉옷과 치마의 길이는 달리해야 한다. 클럽모나코 이정미 과장은 “트렌치코트와 함께 캐시미어나 실크 소재 스카프를 함께 연출하면 여성스럽고 지적인 이미지를 더해준다. 굳이 오피스룩을 고수하지 않아도 된다면 야상점퍼도 고려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 멋 더해주는 신발·가방
슈콤마보니 블로썸 슬립온(위), 슈콤마보니 제공 에센셜 숄더백. 에센셜 제공
꽃무늬 원피스는 함께 연출하는 소품에 따라 다양한 연출이 가능하다. 운동화나 스니커즈를 신으면 발랄하면서도 상큼해 보인다. 샌들이나 앞코가 뾰족한 스틸레토 힐을 신으면 섹시하고 도도해 보인다. 누드 톤 또는 검은색의 샌들이나 스틸레토 힐에 금색·은색 등 펄감이 가미된 양말을 신으면 화려함이 극대화된다. 좀 더 튀고 싶다면 빨간색 플랫슈즈에 도전해보자. 흰색·하늘색 옥스퍼드화도 도회적인 이미지 연출에 손색이 없다.
꽃무늬 원피스엔 배낭 같은 큼지막한 가방보다는 미니백이나 크로스백, 클러치가 잘 어울린다. 원피스와 비슷한 패턴이거나 비슷한 색상일 때 고급스러워 보인다. 스카프를 가방에 묶어 포인트를 주거나 술이 달린 가방도 좋다. 에센셜 수입사업부 안혜상씨는 “꽃무늬 아플리케 가방과 자카르 소재의 백리스 슈즈 등을 함께 연출하면 특별함을 더해준다”고 말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