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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과 과학 경계 허물어 ‘스마트 패션’ 미래 만들 터”

등록 2018-03-26 19:03수정 2018-03-26 21:36

【짬】 더 스튜디오 케이 홍혜진 디자이너

홍혜진 패션디자이너.
홍혜진 패션디자이너.

“지난번(2018 봄/여름 헤라 서울 패션위크) 가상현실 패션쇼보다 과학적으로 더 진화한 쇼를 선보이고 싶었어요. ‘진짜 혹은 가짜이기도 한’ 이번 쇼의 제목인 ‘리얼 페이크’(Real Fake)와도 잘 어울릴 법한 그런 쇼 말이죠. 영화 <스타워즈>에서 영감을 얻어 아티스트 빅터 장과 협업을 해 현실의 런웨이가 가상의 홀로그램 속에서 보이는 새로운 개념의 쇼를 구상했죠.”

지난 20일부터 닷새간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2018 가을/겨울 헤라 서울 패션위크’에서 홍혜진(41) 디자이너가 이끄는 ‘더 스튜디오 케이’(THE STUDIO K)는 독특한 패션쇼를 24일 자정에 선보였다.

현실의 무대가 아닌 스마트폰 위 피라미드 구조 안에서 펼쳐지는 홀로그램 3D 영상을 통한 쇼였다. 관람객들은 직접 패션쇼장에 입장하지 않고도 ‘더 스튜디오 케이’ 누리집에 접속만 하면 모델들의 환상적인 런웨이를 감상할 수 있었다. 초청 티켓 대신 홀로그램 보조도구를 받은 이들은 스마트폰의 정중앙에 떠 있는 홀로그램을 통해, 피사체의 정면만이 아닌 전면·측면·후면 등을 접하는 일종의 ‘파격’을 경험했다.

“어릴 적 꿈이 과학자였고 지금도 공상과학 영화와 에스에프(SF) 소설을 즐겨봅니다. 호기심도 많고 새로운 것을 좋아하죠. 테크놀로지, 아이티(IT) 등에 관심도 많아 디지털과 미래 과학이 친근하게 느껴져요. 이제 패션도 장인정신만 고집할 게 아니라 그 경계를 깰 필요가 있다고 봤어요.”

도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8 봄/여름 헤라 서울 패션위크’에서도 증강현실(AR·실제 영상 위에 가상 이미지를 덧씌우는 기술) 패션쇼로 화제를 모았다. 그는 “최첨단 패션 도시인 파리, 밀라노 등의 컬렉션에 참가하지 못하는 핸디캡을 ‘아이티 강국’이란 점을 활용해 극복하고자 했다”며 “다행히 반응도 좋은 편이라 지금도 꾸준히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는 중”이라고 전했다.

9년전 브랜드 출범…상하이에 쇼룸
새로운 패션 시도로 젊은층 인기
서현 은정 등 연예인도 즐겨 입어

가을·겨울 헤라 서울 패션위크
스마트폰 위 미래 패션쇼 주목
“패션도, 장인정신만 고집 안돼”

그가 2009년 론칭한 ‘더 스튜디오 케이’는 패션쇼만큼이나 새로운 패션 시도로도 유명하다. 컬렉션마다 참신하고 기발하며 위트가 넘치는 의상들을 선보였다. 이번 컬렉션 역시 단추인 줄 알았는데 장식이었다거나, 이중 여밈인 줄 알았는데 지퍼이거나 한 독창적인 의상으로 주목받았다. 그럼에도 그의 옷은 모던한 실루엣에 트렌드가 가미돼 패션쇼 무대에서만 소비되는 게 아니라, 일상에서 누구나 입어도 손색이 없다는 평이다. 원단과 봉제가 뛰어날 뿐 아니라 디자이너 브랜드 옷치고는 가격도 저렴한 편이라서 20~30대에게 인기가 높다. 서현(소녀시대), 은정(티아라), 재경(레인보우), 배우 이청아, 이진욱, 정일우, 고경표 등도 그의 옷을 즐겨 입는다.

해외 시장에서 ‘더 스튜디오 케이’에 대한 관심도 뜨겁다. 2년 전부터 상하이에서 쇼룸을 운영 중인데, 일본과 홍콩 등지로 확대할 생각이다.

그는 서울대 디자인학부를 졸업한 뒤 미국 로드아일랜드대에서 패션 디자인과 금속공예를 복수전공했다. 이화여대에서 조형예술학·예술경영학 박사 과정도 수료했다. 패션디자이너로서의 본격 행보를 걷기에 앞서 차근차근 내공을 키워온 셈이다. 이런 노력은 2009년 빛을 발해 ‘더 스튜디오 케이’ 론칭과 동시에 서울 패션위크 신인 디자이너 무대인 ‘제너레이션 넥스트’로 데뷔했다.

하지만 이제 그도 어느덧 9년차 중견 디자이너. 그만큼 고민도 깊다. 보여주고 싶은 것들이 무궁무진해 아이디어를 모으고 여러 가지 변화를 모색해 왔음에도 독립 브랜드 디자이너로서 한계가 느껴지기 때문. 올해 의류학과 박사 과정에 진학한 이유다. 그는 “이를 기회 삼아 더 많은 도전과 파격을 시도해 보겠다”며 웃었다.

“패션과 기술의 경계는 점점 더 사라질 거예요. 패션디자이너가 옷만 만드는 시대도 지났고요. ‘무인양품’의 아트 디렉터인 하라 겐야처럼 제 아이디어를 옷뿐 아니라 각종 소품과 전자제품, 가구, 인테리어, 인터넷서비스 등으로 확장해 구현해보고 싶어요. 물론 최첨단 뉴미디어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 패션을 보여준 만큼 이젠 스마트 패션의 미래상도 만들어가야겠죠.”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사진 더 스튜디오 케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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