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스 있는 농담 한마디, 열 고백 안 부럽다. 연인 간에 하는 농담은 사랑의 밀어이자 갈등을 피하는 완곡어법이다. 동료 코미디언 정경미와 지난 2013년 결혼한 윤형빈, 불과 한 달 전 결혼해 신혼의 단꿈에 젖어있는 ‘오랑캐’ 김지호, 9년간 연애하다 오는 11월17일 결혼하는 홍윤화·김민기 등 개그계 ‘사랑꾼’들로부터 ‘애정지수 팍팍 높이는 농담법’을 들어봤다.
▲행사 의뢰인 대하듯 긍정적인 농담하기
윤형빈 “아내를 행사 의뢰인처럼 생각하고 듣기 좋은 농담을 해요. 행사 가면 흔히들 하는 실수가 웃기려는 욕심에 과도한 개그를 치거든요. 명품 화장품 행사에 가서 웃겨보겠다고 ‘에이, (저렴한 브랜드인) OO도 이런 거 나오던데, OO와 다를 게 없네요?’ 이러면 다신 안 불러요. 그런데 ‘어, 이거 OO 제품 아닌가요?’하고 나서 ‘아, 다시 보니 훨씬 고급스럽네요?’라고 말해주면 모두 유머로 받아들여요. 부부일수록 이런 농담을 해야 합니다. 아내도 저한테 그래요. 제가 요즘 인스타그램에 ‘데일리 룩’을 올리는데, ‘어휴, 배정남(모델)이 따로 없네?’하더라고요. 아, 혹시 배정남을 싫어하는 걸까요?(웃음)”
▲원하는 걸 말할 땐 ‘홈쇼핑 모드’로
김지호 “고객과 점주 관계를 응용한 농담을 자주 해요. 제가 원치 않은 걸 아내가 했을 땐 ‘고객님, 양말을 뒤집어 놓으시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 고객님?’, ‘고객님, 물은 다시 냉장고에 넣어주셔야죠, 고객님?’식으로요. 홈쇼핑이나 콜센터처럼 상대를 높이는 표현을 쓰다 보니 제가 원하는 걸 얘기해도 아내가 기분 나빠하지 않아요. ‘어, 왜 양말을 뒤집어놨어?’라고 말하는 것보단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애정과 진심은 200% 표현하기
홍윤화 “얼마 전 같이 사진을 찍는데, 오빠(김민기)가 이러는 거예요. ‘작가님, 저만 예쁘게 찍어주세요! 윤화는 늘 예쁘니까!’ 웃자고 한 소리지만, 기분 좋잖아요? 오빠가 평소에도 그런 말을 잘해요. 재밌기도 하고 흔한 말이 아니라 뇌리에 쏙쏙 박혀요. 언젠가는 오빠가 또 이래요. ‘아, 냄새 너무 좋다. 아니, 온 집에서 너의 냄새가 나니까 정말 좋다고!’(웃음) 결혼 준비할 땐 너무 아무런 의견이 없어서 결혼식에 대한 로망도 없냐고 투덜댔더니 오빠가 말하길, ‘나는 너랑 결혼하는 게 꿈이야~’”
강나연 객원기자 nalotos@gmail.com
꿀잼&농담: 남을 웃기려는 말, 유머가 섞인 말을 뜻한다. 유머의 라틴 어원은 ‘수액, 흐르다’로 상황을 유연하게 만든다는 의미가 있다. 시의적절한 농담은 딱딱한 분위기를 부드럽게 만들고 인간관계를 원활하게 하지만, 부적절한 농담은 오히려 상대방에게 불쾌감을 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재미있는 농담은 ‘꿀잼’, ‘유잼’, ‘빅잼’, ‘레전드’로 표현하며, 채팅식 반응은 주로 ‘ㅋㅋㅋㅋㅋㅋㅋㅋ’다. 문화권마다 비슷한 형태의 채팅 용어가 있다. 영미권은 ‘lololoololololo’, 'kekekekekekeke', 타이(태국)는 ‘5555555555', 인도네시아는 ‘wkwkwkwkwkwk’, ‘kwkwkwkkwkw’, ‘hahahhahahaha'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