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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본격 ‘성격’ 탐구생활… 강점 검사 해볼까?

등록 2020-02-07 11:39수정 2020-02-07 11:46

커버스토리 | 성격검사

여러 가지 성격검사가 시중에 많아
자신감 부족한 이는 ‘성격강점검사’(CST)
‘기질성격검사’(TCI)는 아이와 함께
관계 고민엔 ‘한국형 대인관계문제 검사’(K-llP)
성격검사에 엠비티아이만 있는 건 아니다. 성격강점검사, 한국형 대인관계검사, 기질 및 성격검사 등은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데 좋은 도구가 되기도 한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성격검사에 엠비티아이만 있는 건 아니다. 성격강점검사, 한국형 대인관계검사, 기질 및 성격검사 등은 자신과 타인을 이해하는 데 좋은 도구가 되기도 한다. 사진 박미향 기자 mh@hani.co.kr

심리상담센터에서 하는 검사는 가장 대중적으로 알려진 엠비티아이(MBTI)만 있는 게 아니다. 관심이 높지 않은 일반인이라면 아마 한 번도 들어보지 못했을 검사들이 여럿이다. 엠비티아이에 견줘 덜 대중화했을 뿐 자기와 타인의 이해를 위한 거라면 더 유용해 보이기도 한다. 한국상담심리학회의 도움을 받아 다양한 성격검사의 종류와 그 실제에 관해 알아본다.

30대 중반의 직장인 이수아(가명)씨. 그와 함께 상명대 학생상담센터로 향했다. 여러 성격검사를 직접 해보기 위해서였다. 엠비티아이(MBTI)만 알고 있던 이씨는 놀랐다. 일반적인 사회생활을 하는 데 도움이 될 법한 검사만도 서너 가지가 넘는다. 이 가운데 3가지 검사를 이씨가 직접 해보고, 그 감상을 남겼다. 성격강점검사, 기질 및 성격검사, 한국형 대인관계검사는 체크리스트 응답형, 자기 보고식 검사다. 자기 보고식 검사이기 때문에 이들 검사를 통해 ‘나도 몰랐던 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는 말아야 한다. 전문가들은 “자신을 잘못 바라보고 있다면 타고난 기질 역시 달리 파악될 수 있다. 자기 보고식 성격검사는 딱 ‘내가 나를 바라보는 정도’에서 그 결과가 나온다”라고 말한다.

■ 성격강점검사(CST: Character Strengths Test)

누구나 있는 성격의 강점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검사는 긍정심리학에 이론적 토대를 두고 있다. 많은 사람은 ‘자신을 알고자’ 할 때 약점과 단점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다. 긍정심리학은 개인의 강점과 장점에 주목한다. 열등감이 강하고 자존감이 낮다고 느끼는 사람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 성격강점검사 뒤 제시된 결과를 보고 평소 강점이라고 여기지 않던 부분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다. 평소 자신을 비추던 부정적인 프리즘에서 벗어나 새롭게 자신을 바라볼 기회를 준다.

성격강점검사는 24가지 강점 가운데 가장 강한 5가지 강점을 꼽아 제시한다. 이수아씨의 대표 강점은 ‘개방성, 사랑, 용감성, 감사, 낙관성’인 것으로 나타났다. ‘강점’을 알아보는 검사인데도 눈이 먼저 가는 건 점수가 낮은 영역이다. ‘관대성’은 아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검사지에는 이렇게 쓰여 있다. “점수가 높을수록 해당 강점의 특성이 자신에게 많음을 의미한다. 이때 점수가 낮은 성격강점을 약점으로 오해하지 않도록 유의해야 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강점에 주목해 이를 일상생활에 발휘하는 것이다.” 이수아씨의 최대 강점은 ‘낙관성’이었다. 이씨는 “대책 없이 낙관적일 때가 있다. 그런 부분은 불확실한 사회를 헤쳐 가는 데 단점이 될까 걱정했다. 스스로 문제라고 여겼던 부분이다. 그런데 낙관성을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희망 속에서 최선을 예상하며 그것을 성취하기 위해 노력하는 태도를 탁월하게 지니고 있다’고 검사지가 제시하더라. 이 부분에서 큰 위로가 됐다”라고 말했다.

기질 및 성격검사(TCI: Temperament and Character Inventory)

타고난 자신의 유전적 ‘기질’(Temperament)과 이후 성장하면서 환경의 영향으로 형성되는 ‘성격’(Character)을 파악하면서, 자신의 인성(Personality) 발달 정도를 이해할 수 있다. 무엇보다 자신과 타인의 차이를 이해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이 검사는 유아용(3~6세), 아동용(7~11세), 청소년용(12~18세), 성인용 등 전 연령대 사용이 가능하다. 자녀를 둔 성인은 자신의 기질과 함께 자녀의 기질을 이해하면 이에 맞는 양육 방향을 설정하는 데 도움받을 수 있다.

기질 및 성격검사의 결과 해석을 상담사로부터 들은 뒤 이수아씨는 말했다. “이 검사는 일자리를 구하기 전이나, 이직을 고려할 때 해보면 좋을 것 같다. 기질에서는 ‘자극 추구’(새로운 도전을 두려워하지 않음), 성격에서는 ‘자율성’이 두드러졌다. 이런 기질과 성격을 지닌 사람은 꽉 짜인 시스템 속에서 일하기보다는 새로운 것을 끊임없이 찾는 일을 해야 하지 않을까? 직장을 다니고 있는데, 앞으로 프리랜서로 경력을 전환하고 싶다면 이 검사 결과를 다시 참고할 것이다.”

■ 한국형 대인관계검사(K-llP: Korean Inventory of Interpersonal Problems)

집단주의 문화권인 한국 사회에서 인간관계의 어려움을 호소하는 사람이 많다. 이 검사는 성격을 ‘개인의 삶을 특징짓는 반복적인 대인관계 상황이 지속해서 나타나는 패턴’이라고 바라본다. 대인관계를 ‘친애(Love)와 통제(Control)’, 이 두 가지 차원에서 파악하며 자신의 대인관계 문제를 이해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대인관계에 어려움이 생기면 많은 사람이 ‘남 탓’을 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 검사의 결과를 보면 발생한 문제에서 ‘나의 문제’는 무엇인지 ‘자기 객관화’에 도움을 준다. 즉, 현재의 대인관계에서 발생하는 어려움이 타인 때문에 나타나는 것인지 아니면 자신이 반복하고 있는 행동 패턴 때문인지를 숙고해 볼 수 있다.

이수아씨는 회사에서 중간관리자 역할을 해야 할 시기에 이르렀다. 이제까지는 팀 내 구성원 중 한 명으로 지냈지만, 당장 봄 인사이동 뒤에는 한 팀을 이끌어야 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씨는 한국형 대인관계검사가 꼭 필요했다. 이수아씨는 “팀 내 리더로 일해 본 경험이 없기 때문에 더 두렵다. 그런데 이 검사를 받고 나에게 ‘지배통제’의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성격이 있다면, 좀 더 민주적인 중간관리자가 되도록 노력을 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라고 말했다.

3가지 검사를 받고, 상담사로부터 해석을 들은 이수아씨의 총평은 이렇다. “결과지를 받아들고 가장 ‘기분’이 좋아진 건 단연 ‘성격강점검사’였다. 남도, 나도 나에게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들여다보는 게 자기 이해의 출발이라고 생각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여기게 됐다. 강점들을 나의 일터와 삶에서 잘 발휘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가장 ‘필요’했던 검사는 한국형 대인관계검사였다. 회사 생활을 10여년 했지만, 내가 어떻게 조직을 이끌게 될지 전혀 감이 잡히지 않았는데, 이를 파악할 수 있었다. 또한 대인관계에 있어 주의해야 할 점을 알게 됐다는 게 큰 소득이다.”

이정연 기자 xingxing@hani.co.kr, 도움말 한국상담심리학회, 상명대 학생상담센터

[ESC] 성격검사, 어디서 할 수 있죠?

최근 객관화한 자신의 성격에 관심 갖는 이들이 많다. 시중엔 성격검사가 많지만, 일반인들은 구체적으로 어디에서 자신의 성격과 심리에 관한 검사를 해야 할지 몰라 당황하곤 한다. 당장 떠오르는 생각은 ‘비용이 많이 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그래서 한국상담심리학회에 저렴하게 또는 무료로 성격검사를 해볼 수 있는 온·오프라인 공간을 문의했다. 변상우 한국상담심리학회 홍보위원회 부위원장은 앞서 당부한다. “가급적 전문가를 통한 해석상담이 가능한 오프라인 검사를 권한다. 여러 성격검사의 실효성은 전문가와의 해석상담이 있어야 누릴 수 있다. 단순히 결과를 받는 데서 나아가 해석상담을 거치면 평소 자신에 대한 인식을 확장할 수 있기 때문이다.”

+ 오프라인 대학생들은 각 대학에 있는 학생상담센터를 이용할 수 있다. 대학마다 다르지만, 졸업생도 성격검사와 상담을 받을 수 있게 편의를 제공하기도 한다. 청소년상담복지센터도 있다. 9살 어린이부터 24살 성인까지 이용할 수 있다. 전국에 230곳이 있다. 일반 성인들은 지방자치단체에서 운영하는 ‘심리지원센터’를 찾자. 서울심리지원센터는 권역별로 4곳 있다. 다만, 이들 심리지원센터는 만성·급성 정신질환이 있는 경우나 중독 치료 등을 필요로 할 경우엔 이용할 수 없다. 질환이 있거나 중증의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각종 범죄 피해자 등은 다른 기관으로 인계하고 있다. 오프라인 성격검사를 무료로 해준다며 사람들을 유혹하는 곳은 주의해야 한다. 길거리에서 실시하는 심리검사 등은 사이비 종교단체의 포교 목적이 많으니 조심하자.

+ 온라인 온라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검사는 대부분 비과학적이거나 약식인 경우가 많고, 정교하지 않아 피하는 게 좋다. 그런데도 성격검사를 하는 공간을 찾아가기 어렵다면, 신뢰할 수 있는 기관의 무료 검사를 활용해보자. ‘1388 청소년사이버상담센터’(cyber1388.kr)의 ‘웹심리상담’이 있다. 고용노동부와 한국고용정보원이 운영하는 워크넷(work.go.kr)에서는 직업 심리검사를 할 수 있다. 청소년과 성인 심리검사가 따로 있다. 직업과 진로 관련한 검사가 대부분이지만, 이를 통해 자신의 가치관이나 선호도 등을 파악해 볼 수 있다.

이정연 기자, 도움말 한국상담심리학회

이정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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