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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아빠 오늘은 뭘 접을까요?”…신나는 종이접기 세계

등록 2020-03-11 22:37수정 2020-03-12 02:10

커버스토리 ㅣ 아이들 & ‘방콕’ 놀이
아이와 함께하는 종이접기
유튜브엔 콘텐츠 넘쳐나
네모아저씨·banggu방구이모·페이퍼빌드 등
수준 높은 작품도 탄생
한국종이접기협회 정보도 참고할 만
송호균 객원기자의 큰아이가 즐겁게 종이접기를 하고 있다. 송호균 객원기자
송호균 객원기자의 큰아이가 즐겁게 종이접기를 하고 있다. 송호균 객원기자

아이들과 함께하는 종이접기의 이점은 일단 매우 경제적이라는 점이다. 평범한 200장짜리 색종이 한 묶음은 2000원이다. 세 묶음을 샀다. 세상 무엇이라도, 유튜브에서 배우지 못할 게 없는 세상이다. 종이접기도 물론이다. 예전처럼 종이학 접고, 개구리 만들어 손끝으로 점프시키는 수준이 아니다. 게다가 두뇌와 소근육 발달은 물론이요, 공간 지각력과 상상력을 자극하고 개발하는 데에도 그만이라 하니 어찌 좋지 않겠는가.

7살 큰아이와 함께 종이접기의 세계를 탐구해 봤다. 구독자 24만명을 자랑하는 유튜버 ‘네모아저씨’는 적당한 난도와 다양한 카테고리로 종이접기를 처음 접하는 미취학 아동들에게 딱이다. 새로운 세상을 만난 아이는 간만에 들떠 있었다.

송호균 객원기자의 큰아이가 만든 종이 하트. 송호균 객원기자
송호균 객원기자의 큰아이가 만든 종이 하트. 송호균 객원기자

우선 제일 쉬워 보이는 ‘하트 접기’에 도전했다. 스케치북에 색연필로 아무거나 그려보라고 하면 하얀 종이에 빼곡하게 하트 모양을 그려 넣을 정도로 큰 아이는 하트를 좋아한다. “저는 네모아저씨랑 똑같은 색으로 할게요!” 빨간 색종이를 쥐고 아이는 정말이지 신이 나 보였다. 화면에서 알려주는 대로 색종이를 주무르다 보니 아빠와 아이는 각각 3종류씩, 모두 6개의 하트를 만들었다. 평면 하트, 입체 하트, 그리고 가운데 쪽지에 간단한 문구를 적어 넣을 수 있는 움직이는 하트도 접었다. 한참을 아이는 책상 앞을 떠나지 않았다. 잠시 자리를 비웠을 때도 딴에는 혼자 접어보려고 색종이를 이리저리 접었다 펴기를 반복했다.

송호균 객원기자의 큰아이가 만든 종이 아이스크림. 송호균 객원기자
송호균 객원기자의 큰아이가 만든 종이 아이스크림. 송호균 객원기자

간단해 보이는 아이스크림도 여러 색깔로 만들었다. 선글라스도 접어봤다. 다음은 공룡이지. 당연히 공룡이었다. 모든 아이가 좋아하는 티라노사우루스부터 물속에 살았다는 플레시오사우루스, 커다란 초식공룡인 브라키오사우루스까지 접었다. 간단한 종이접기라고는 하지만 각각 공룡의 특징을 꽤 정확하게 표현해 만들어야 해서 어른도 빠져들 지경이었다. 여기까지는 별로 어려움이 없었다.

송호균 객원기자의 큰아이가 만든 종이 공룡. 송호균 객원기자
송호균 객원기자의 큰아이가 만든 종이 공룡. 송호균 객원기자

오히려 동물류가 은근히 까다로웠다. 상어의 꼬리를 표현하는 게 다소 복잡해서 대충 뭉개가며 완성했다. 돼지는 접다가 포기했다. ‘banggu방구이모’ 유튜브 채널에서는 아이의 시선이 단연 ‘펭수 팽이’에 가서 꽂혔다. 십자 모양의 팽이 손잡이부터 검은색 겉 부분, 얼굴 부분까지 각각 다른 색상의 색종이를 사용했다. 각각의 부품을 접은 뒤 하나로 결합하는 방식이었다. 가위와 풀을 이용해서 펭수 머리 위의 귀마개 장식이나 핑크빛 뺨을 오려 붙이며 아이는 황홀해 했다. 균형이 잘 맞지 않는 탓인지 영상에 나오는 것처럼 잘 돌아가지는 않았다. 그러면 또 어떠하리. 생전 처음으로 제대로 된 종이접기를 배우게 된 아이는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오늘은 뭘 접을까요?”라며 아빠의 손을 끌고 책상 앞으로 달려가는 수준이 됐다.

종이접기 유튜브에 몰입하는 송호균 객원기자의 큰아이. 송호균 객원기자
종이접기 유튜브에 몰입하는 송호균 객원기자의 큰아이. 송호균 객원기자

7살 아이는 아직은 종이접기를 할 때 부모가 함께 지켜봐 주고, 잘되지 않는 부분은 함께 접어줘야 하는 수준이지만 조금 더 자라면 혼자서도 충분히 시간을 보내며 즐길 수 있는 실내 활동이 될 수 있겠다는 확신이 들었다. 아이들의 연령과 수준별로, 도전해보면 좋을 만한 ‘종이접기 전문 유튜버’들을 소개한다.

유튜브 ‘네모아저씨’ . 유튜브 화면 갈무리.
유튜브 ‘네모아저씨’ . 유튜브 화면 갈무리.

종이접기계의 유재석, 네모아저씨…초급자 5~8살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인기가 많은 ‘종이접기계의 유재석’으로 통한다. 종이접기를 처음 접하는 미취학 아이들도 부모가 약간만 도와준다면 쉽게 따라 할 수 있을 정도로 친절하고 자세한 설명을 곁들여준다. 사자나 토끼·돼지·쥐·고슴도치·박쥐 같은 동물들부터 각종 공룡류는 물론, 아이스크림이나 피라미드·하트 등 간단한 사물이나 기하학적 모형 등을 평범한 색종이 한장으로 쉽게 접을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구독자 24만명.

유튜브 ‘banggu방구이모’. 유튜브 화면 갈무리.
유튜브 ‘banggu방구이모’. 유튜브 화면 갈무리.

“로봇도 쉬워요” banggu방구이모…중급자 9~10살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바일 게임인 ‘브롤스타즈’의 캐릭터들을 활용한 미니카나 로봇 등을 접는 방법을 소개한다. 각종 팽이류를 접는 동영상도 풍부하다. 여러 장의 색종이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난도는 중급자에게 적당하다. 구독자는 9000명.

유튜브 ‘페이퍼빌드’. 유튜브 화면 갈무리
유튜브 ‘페이퍼빌드’. 유튜브 화면 갈무리

종이접기의 끝판왕, 페이퍼빌드…상급자 중학생 이상

종이접기의 진정한 ‘끝판왕’이다. 건담 등의 로봇 접기 위주의 유튜버인데, 그 화려함과 정교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대부분 로봇의 기본적인 구조는 일반적으로 널리 알려진 ‘종이학’을 여러 방식으로 결합해 만든다. 다양한 색상의 ‘종이학 블록’을 만드는 과정 자체가 시간을 꽤 잡아먹는다. 종이접기에 숙달된 초등학교 고학년이나 중학생 이상이라면 책상 앞에서 몇 시간이고 꼼짝하지 않고 열중하는 기적을 보여줄 수 있다. 만들기 어려운 만큼 성취감도 높다. 구독자는 4만3000명.

보다 전문적인 정보를 얻고자 한다면 ‘한국종이접기협회’의 문을 두드려 보는 것도 좋겠다. 1989년 설립된 비영리 사단법인 ‘한국종이접기협회’에 따르면, 일제강점기부터 해방 직후까지만 해도 종이접기는 국민학교(현재의 초등학교) 1·2·3 학년 ‘공작 교과서’에 자세히 실릴 정도였지만, 미군정과 함께 서구식 교육이 도입되면서 일시적으로 사라졌었다고 한다. 현재는 유치원은 물론 초등학교 미술 교과서를 통해 각종 종이접기를 다시 가르치고 있다.

협회는 국가공인 민간 자격증인 ‘종이접기 마스터’(Paper Folding Master)를 발급하는데, 교육기관 및 사회복지시설·문화센터 등에서 전문교사로 활동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고 한다. 바둑처럼 유아와 어린이를 대상으로 일정한 교육과 시험을 거쳐 급수(1급~3급)를 발급하는 제도도 운용하고 있다. 문의는 협회 누리집(origami.or.kr)과 전화(02-2264-4561) 등으로 하면 된다.

글·사진 송호균 객원기자 gothroug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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