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반려동물 & 함께하는 여행
올여름엔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
말없는 여행 동료와 교감하며 얻는 위로
올여름엔 반려견과 함께하는 여행
말없는 여행 동료와 교감하며 얻는 위로
장선미씨와 함께 차박을 떠난 디디가 단잠에 빠져 들었다. 사진 장선미 제공
유튜브 ‘디디채널’을 운영하는 장선미씨와 그의 반려견 ‘디디’는 3년 전부터 함께 백패킹을 다닌다. 사진 장선미 제공
캠핑 중 ‘불멍’을 차분하게 즐기는 디디. 사진 장선미 제공
유영재 비글구조네트워크 대표는 그의 반려견 세 비글들과 충남 금강 인근의 섬으로 여름 휴가를 다녀왔다. 사진 유영재 제공
목줄 없이 뛰고, 수영하느라 신이 난 비글들. 사진 유영재 제공
물가에 앉아 상념에 잠긴 듯한 비글. 무슨 사고를 칠까 고민 중인 걸까. 사진 유영재 제공
비글 구명 조끼를 말리는 중. 사진 유영재 제공
여행은 개도, 사람도 웃게 한다. 사진 유영재 제공
[ESC] ‘멍비치’를 아시나요? 반려견 동반 여행의 A에서 Z까지 반려견 가방 싸기부터 여행지 선정까지
안전한 여행을 위한 체크 리스트
“필수품 개 매너도 잊지 말 것” 어디 가서 어떻게 놀지? 여행 계획을 짤 때 가장 먼저 떠올리는 질문이다. 혼자 하는 여행이 아니라면 동반자의 취향도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동반자가 동물이라면? 반려동물들은 일상과 다른 환경에서 힘들고 불편할 때 말로 표현할 수 없으므로, 이들을 위한 섬세한 계획과 배려가 필요하다. 그래서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골든리트리버 디디와 전국 일주를 한 장선미씨(유튜브 ‘디디채널’ 운영)에게서는 반려견 여행 가방을 싸는 노하우를 들었다. 반려견 달래와 최근 캠핑을 시작한 박정윤 수의사에게는 여행 전후에 확인해야 할 건강 문제와 응급 상황 대처법을 들었다. 반려동물 전문 여행사 ‘펫츠고트래블’과 반려동물 동반 문화 관련 스타트업 ‘펫시민’에게는 반려동물과 함께 갈 수 있는 숙소와 카페, 식당 등을 추천받았다. _______
가방 싸기 반려동물의 여행용품을 담을 전용 가방이나 주머니를 하나 마련하자. 낯선 여행지에서 사람을 위한 것은 대체로 쉽게 구할 수 있지만 반려동물용품은 원하는 걸 구하기 어려울 수 있다. 반려견 목줄과 이동 가방 등은 필수. 미연의 사태에 대비해 반려인 연락처가 적힌 인식표도 함께 챙기면 좋다. 먹을 것은 평소에 먹던 사료, 간식 등을 챙긴다. 간식은 반려동물이 좋아하는 과일이나 채소를 챙겨 간다면 사람과 함께 나눠 먹을 수 있어서 좋다. 무게를 줄일 필요가 있다면 동결 건조한 제품도 추천한다. 먹을 것과 함께 물그릇과 밥그릇도 함께 챙기자. 휴대가 간편한 접이식 밥그릇 등이 용이하다. 하지만 반려동물의 성격이 예민한 편이라서 평소 먹던 그릇이 아니면 밥이나 물을 잘 먹지 않는다면 쓰던 것을 챙긴다. 장선미씨의 반려견 디디처럼 덩치가 큰 견종이라면 반려견이 직접 맬 수 있는 반려견 전용 백팩에 물, 사료 등을 제외한 무겁지 않은 물품을 챙겨줘도 좋다. 디디의 배낭에는 디디가 좋아하는 간식, 큰 사이즈의 밴드, 해충 퇴치용 스프레이, 수건 등을 넣어간다고 한다. 이외에도 박정윤 수의사는 낯선 장소에 간 반려견이 불안해하지 않도록 평소에 쓰던 방석 등을 챙겨 가는 것도 추천한다. 거즈, 소독약, 의료용 테이프 등 응급 치료용 꾸러미도 함께 마련하면 좋다고 덧붙였다. 동물용 소독약과 사람용 소독약은 희석 비율이 다르므로 동물 병원에 미리 얘기해 받아두면 된다.
소형견과 대형견 해변이 분리 운영되는 강원도 양양 멍비치. 사진 펫츠고트래블 제공
안전한 여행을 위한 체크 리스트 여행할 땐 평소보다 외부 활동이 잦아지므로 기생충 감염, 진드기 물림 등을 주의해야 한다. 박정윤 수의사는 풀숲을 지날 때 특히 조심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진드기 매개 질환인 바베시아증의 경우 급격한 빈혈을 일으키기 때문에 위험하다. 모기에 의해 감염될 수 있는 심장사상충 예방 또한 필수다. 박 수의사는 여행 계획을 세움과 동시에 기생충, 벼룩, 진드기 등을 예방하는 약을 챙길 것을 당부했다. 물리적으로 벌레에 물리는 것을 막기 위해 해충 방지 스프레이도 챙기자. 빅 수의사는 “구충제를 먹였다고 해도 진드기 등에 물리지 않는 게 아니라 그로 인한 독성을 막아주는 것이기 때문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해충 방지 스프레이를 쓸 때 주의해야 할 점은 반려견의 몸에 직접 뿌리지 않도록 하는 것. 개는 사람보다 1만배쯤 후각이 뛰어나기 때문에 향취가 있는 스프레이의 경우 자극이 될 수 있다. 계피를 에탄올에 넣고 물에 1 대 1로 희석해 직접 해충 방지제를 만들어 쓸 수도 있다. 여름철 여행에서는 열사병도 조심해야 한다. 밀폐된 차나 텐트에 반려견을 혼자 두지 않아야 한다. 햇볕이 뜨거울 때 외부 활동을 한다면 수시로 찬 물수건을 스카프처럼 목에 둘러주면 좋다. 반려견 동반 숙소, 캠핑장 등 다른 개가 있는 곳에 갈 때는 그 개들과 충돌로 인한 교상을 조심해야 한다. 박 수의사는 “다른 개의 성향을 파악하기 전에는 절대 접촉을 주의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숙소에 체크인할 때 함께 투숙한 견종을 파악해두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또한 “대형견과 중∙소형견 공간을 구분해놓은 곳을 찾을 것을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개에게도 물놀이 안전은 중요하다. 박 수의사는 “개라면 다 물을 좋아할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편견이다. 성향에 따라 다르고 특히 주둥이가 짧은 단두종이나 나이가 많은 반려견의 경우 물놀이가 위험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준비물이 있다. 박 수의사는 “무조건 챙겨야 할 것은 매너! 사람과 개 모두의 안전을 위해서는 막무가내로 들이대는 등의 행동을 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려견 침대 등 동물을 위한 배려가 돋보이는 강원도 강릉 세인트존스 호텔. 사진 펫츠고트래블 제공
어디로 갈까 이태규 펫츠고트레블 대표는 반려견과 함께 묵을 수 있는 숙소를 우선 꼽았다. 이달 10일 홍천 비발디파크 내에 문을 여는 반려견 복합 리조트 소노펫클럽앤리조트는 총 157개 객실을 반려견 전용 객실로 리모델링했다. 2314㎡(700평) 규모의 반려견 놀이터도 조성했다고 한다. 강릉 강문해변 인근의 세인트존스 호텔은 반려견 ‘호캉스’로 유명하다. 일반 투숙객과 반려견 동반 고객의 동선을 최대한 분리한다. 호텔 로비에 반려견 물그릇을 비치하는 등 반려 가족을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반려견 이동 가방, ‘개모차’(반려견 유모차) 휴대 시 호텔 내 식당 이용도 가능하다. 사전 예약을 하면 반려견용 편백 욕조도 대여할 수 있다. 라마다호텔 평창도 올 6월부터 펫 객실 37개를 열었다. 인근에 반려견과 함께 갈 수 있는 순수양떼목장이 있어 호캉스와 함께 목장 여행도 가능하다. 이 대표는 이와 함께 평창 육백마지기도 추천했다. 하얀 데이지가 무성한 평창 청옥산의 육백마지기는 이국적인 느낌을 자아낸다. 해발 1200m에서 맞는 시원한 바람 또한 반려견과 여행에서 무더위를 날리기에 좋다. 반려견 동반 출입이 불가한 곳으로 알려진 남이섬은 최근 15kg 미만 반려견 입장을 허용했다. 산책로가 잘 조성되어 있고, 대부분의 식당과 카페 야외 테라스에 반려견 동반이 가능하다.
아침고요수목원에서 나들이 중인 반려 가족. 사진 펫시민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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