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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집 안에 ‘커피 테이블’ 두실래요?

등록 2021-04-02 04:59수정 2021-04-02 08:14

1인가구 증가, ‘집콕’ 생활 장기화 등으로
최근 작은 가구 ‘사이드 테이블’ 인기
유리와 철제 조합부터 공예품 같은 것까지 다양
허먼 밀러의 ‘임스 와이어 베이스 로’. 사진 허먼 밀러 제공
허먼 밀러의 ‘임스 와이어 베이스 로’. 사진 허먼 밀러 제공

모든 작품에는 주연과 조연이 있다. 하지만 가끔은 조연이 주연보다 더 주목받기도 한다. ‘사이드 테이블’(side table)은 인테리어라는 ‘작품’ 속에서 조연에 가깝지만 신중하게 선택하고 잘 활용하면 주연인 소파나 식탁보다 더 주목받는 인테리어 소품이다. 사이드 테이블은 뜻 그대로 메인테이블을 장식하거나 보조하는 작은 테이블을 말한다. 주로 소파나 침대 옆에 배치하고 책과 휴대전화 같은 작은 소품들을 올려놓는 용도로 쓴다. 소파에 앉아 대화를 나눌 때 다과를 올려놓는 용도로도 쓰인다. 과거엔 주목받지 못했던 사이드 테이블이 최근 1인가구 증가, ‘집콕’ 생활 장기화 등으로 새롭게 조명되고 있다. 더구나 사이드 테이블은 크기가 작고 무게도 가벼워서 한자리에 고정해둘 필요가 없다. 편의에 따라 충분히 옮길 수 있기 때문에 적은 비용으로 집 안 분위기를 새롭게 연출하는 데 이만한 소품도 없다.

아일린 그레이가 디자인한 클라시콘의 ‘어저스터블 E1027’. 사진 루밍 제공
아일린 그레이가 디자인한 클라시콘의 ‘어저스터블 E1027’. 사진 루밍 제공

가구업계에서 사이드 테이블 하면 누구나 떠올리는 아이템들이 있다. 문학의 고전 같은 존재다. 오래전부터 지금까지 많은 사람이 사랑한 아이템은 현대 디자인의 총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가구 디자이너 아일린 그레이가 1929년께 디자인한 브랜드 ‘클라시콘’(Classicon)의 테이블 ‘어저스터블(Adjustable) E1027’이 대표적이다. 아일린 그레이는 ‘르코르뷔지에’, ‘루트비히 미스 반데어로에’ 같은 남성 디자이너들이 주도하던 당시 그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며 선구적인 역할을 한 여성 가구 디자이너이자 공예가, 건축가다. 20세기 디자인 아이콘으로 손꼽히는 그의 테이블은 본래 자신의 집에서 사용할 목적으로 만든 제품이다. 그의 사이드 테이블은 상판 높이가 94㎝인데, 10단계까지 조절할 수 있는 구조가 장점이다. 특히 C자 모양의 하단은 소파나 침대 안쪽으로 쑥 들어갈 수 있게 설계되어 있다. 이런 이유로 침대나 소파에 앉아서도 편리하게 끌어당겨서 사용할 수 있다.

임스 부부가 디자인한 허먼 밀러의 ‘임스 와이어 베이스 로’. 사진 허먼 밀러 제공
임스 부부가 디자인한 허먼 밀러의 ‘임스 와이어 베이스 로’. 사진 허먼 밀러 제공

디자이너 부부 ‘찰스 앤 레이 임스’와 가구 브랜드 ‘허먼 밀러’(Herman Miller)가 협업한 ‘임스 와이어 베이스 로’(Eames Wire Base Low) 테이블은 그저 손님들에게 차를 대접하는 용도로 디자인된 것이었다. 하지만 세련된 디자인 덕에 다양한 용도로 쓰이게 되었다. 1940년대 말, 철제 와이어 구조 가구를 디자인한 찰스 임스는 7겹의 자작나무 합판 위에 고압 래미네이트를 붙여 테이블 상판을 만들었다. 철제 와이어 다리를 더해 ‘임스 와이어 베이스 로’를 완성했다. 2개나 4개를 연달아 줄지어 놓으면 또 다른 느낌을 경험할 수 있다.

무지갯빛 유리로 제작된 ‘글라스 이탈리아’의 시머. 사진 보에 제공
무지갯빛 유리로 제작된 ‘글라스 이탈리아’의 시머. 사진 보에 제공

좀 더 특별한 소재를 사용한 사이드 테이블도 있다. 예능 <집사부일체>(SBS) 배우 손예진 편에 등장해 사람들의 시선을 끌어당긴 이탈리아 브랜드 ‘글라스 이탈리아’(Glas Italia)의 테이블 ‘시머’(Shimmer)는 상판과 다리가 모두 유리 소재다. 1970년께 설립된 글라스 이탈리아는 유리 가공 기술을 전문적으로 다루면서 기술과 스타일이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 명성을 쌓은 브랜드다. 파트리시아 우르키올라가 디자인한 시머 테이블은 브랜드의 절정을 보여주는 제품이다. 햇빛이 테이블에 투과되면 신비로운 빛이 마치 무지개처럼 주변에 퍼진다.

프라마의 신트라. 사진 에잇컬러스 제공
프라마의 신트라. 사진 에잇컬러스 제공

덴마크 브랜드 ‘프라마’(Frama)의 테이블 ‘리벳 박스’(Rivet Box)는 전체가 알루미늄으로 만들어졌다. 차가운 느낌의 소재지만, 집 안에 놓으면 카페나 스튜디오 같은 세련된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메누’(Menu)의 사이드 테이블 ‘플린트’(Plinth)는 순수한 대리석 소재로 꾸밈없는 사각형 테이블이다. 거실이나 침실은 물론 욕실에 놓아도 감각적인 인테리어를 드러내는 데 손색이 없다.

메누의 안드로진. 사진 짐블랑 제공
메누의 안드로진. 사진 짐블랑 제공

여러 가지 소재가 섞여 아름다운 사이드 테이블도 있다. 한때 국내에서도 모방 열풍이 일 정도로 큰 인기를 얻었던 ‘구비’(Gubi)의 테이블 ‘티에스’(TS)가 주인공이다. 덴마크 디자인 듀오인 ‘감프라테시’(GamFratesi)가 디자인한 이 제품은 황동 다리에 여러 가지 대리석 상판이 더해져서 개성 있고 모던한 디자인이 특징이다.

구비의 TS 테이블. 사진 이노메싸 제공
구비의 TS 테이블. 사진 이노메싸 제공

이후 ‘감프라테시’가 선보인 제품은 검은색 철제 다리에 여러 가지 색의 유리 상판을 더한 것이다. 같은 디자인인데도 다른 소재를 사용해 소비자의 사랑을 받았다. ‘메누’의 사이드 테이블 ‘안드로진’(Androgyne) 역시 흑백 스틸 다리에 대리석 상판을 연결한 제품이다. 상판의 대리석 종류가 비올라, 마르퀴나, 엠페라도르 등 다양해서 취향에 따라 고르면 된다. ‘프라마’의 ‘신트라’(Sintra)는 코르크 기둥과 대리석 상판을 조합한 사이드 테이블이다. 특이하게 따뜻하고 차가운 소재가 결합한 제품이다. 어떤 인테리어와도 무난하게 잘 어울린다. ‘앤트레디션’(&Tradition)의 테이블 ‘팔레트’(Palette)는 소재와 높낮이, 모양 모두 다른 상판들로 구성되어 있다. 상판이 메탈 다리에 고정된 형태인데, 조합이 묘하게 균형 있고 조화롭게 보인다. 디자이너 하이메 아욘은 자신이 설계한 이 테이블을 미국 조각가 알렉산더 콜더의 작품에 견주며 ‘멈춰 있는 모빌’과 같다고 표현했다.

메누의 플린트. 사진 이노메싸 제공
메누의 플린트. 사진 이노메싸 제공

앤트레디션의 사이드 테이블, 팔레트. 사진 이노메싸 제공
앤트레디션의 사이드 테이블, 팔레트. 사진 이노메싸 제공

최근 가장 인기 있는 사이드 테이블 브랜드는 단연 ‘유에스엠(USM) 모듈러 퍼니처’가 아닐까 싶다. ‘유에스엠 모듈러 퍼니처’는 모듈 시스템을 가구에 적용한 브랜드다. 이 브랜드의 대표 모듈 가구인 ‘할러 시스템’(Haller System)은 표준화된 부품들을 조합해 수납장, 파티션, 서랍장 등 소비자가 원하는 용도의 가구를 제작하는 구조다. ‘유에스엠 모듈러 퍼니처’는 블루, 레드, 오렌지 등 선명한 색상이 특징인데, 크기가 큰 가구에 적용하면 부담스럽다. 하지만 비교적 작은 사이드 테이블에 적용하면 공간을 밝고 경쾌하게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에스엠 모듈러 퍼니처’의 사이드 테이블. 사진 스페이스로직 제공
‘유에스엠 모듈러 퍼니처’의 사이드 테이블. 사진 스페이스로직 제공

사이드 테이블은 커피 잔 2~3개를 놓기에 적당한 크기라서 ‘커피 테이블’(coffee table)이라고도 불린다. 주로 침대 옆에 배치해서 ‘베드사이드 테이블’(bedside table)이라고도 부른다. 다양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는 사이드 테이블은 부담 없는 비용으로 집 안 분위기를 바꿀 ‘인테리어 치트키’다.

정윤주(라이프스타일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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