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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죽 전문점 부럽지 않은 만두죽 대령이요!

등록 2021-05-07 05:00수정 2021-05-07 10:41

1인가구 위한 냉동만두 이색 요리 2선
즉석밥에 냉동만두 함께 끓이는 ‘만두죽’
된장 이용한 두반장으로 만든 ‘마파만두’
만두죽. 백문영 제공
만두죽. 백문영 제공

지금까지 굽고 찌고 튀기고 삶는 단순한 요리법으로만 냉동만두를 즐겼다면 이제는 반성해야 한다. 에스엔에스(SNS), 포털, 블로그, 팟 캐스트와 동영상 스트리밍 사이트만 슬쩍 둘러봐도 무궁무진한 냉동만두 조리법이 흘러넘친다. 만두를 데워 밥과 비빈 비교적 단순한 ‘만두밥’부터 냉동만두를 튀긴 뒤 소스를 부은 깐풍만두, 탕수만두, 비빔만두에 만두 그라탱까지, 그 변신의 끝이 어디일지 가늠하기 쉽지 않다.

손 많이 가지 않는 간단 조리법을 고수하는 것이 냉동만두 요리의 핵심이자 포인트. 냉동만두 요리 레시피 앞에 ‘간단’이라는 수식어가 늘 붙어 다니는 것은 어떻게 보면 이 음식의 숙명이자 운명일지도 모른다. 조리법은 간단하지만, 맛은 간단해선 안 된다. 고리타분한 찌기와 굽기에서 벗어나 무언가 요리를 하겠다고 마음먹은 이상, 적어도 기본 이상의 맛은 내야 하지 않겠나. 라면에 넣어 먹거나, 김치찌개에 활용하는 방식도 식상하다.

냉동만두를 이용한 요리는, 요리할 시간과 공간을 확보하기 힘든 1인 가구에서 특히 유용하기 때문에 가정간편식(HMR) 시장도 예의 주시 중이다. 특히 간편하게 전자레인지로 조리가 가능한 제품들이 많은 편의점 업계가 더욱 안테나를 세우고 있다. 떡볶이에 만두를 섞어 조리하거나, 모차렐라 치즈를 덮어 그라탱을 만드는 레시피는 이미 인터넷에 많이 퍼져 있다.

누군가는 이러한 이색 조합을 ‘괴식’이라 폄하하지만, 만두는 그 자체로도 맛있는 음식이기 때문에 다른 요리가 붙어서 실패할 확률이 적은 재료다. 여름이면 불티나게 팔리는 비빔면이 군만두와 만나 근사한 ‘쟁반국수’로 탈바꿈한 사진은 인스타그램에서 ‘하트’를 많이 받는 게시물 가운데 하나다.

몇해 전 냉동만두를 활용한 이색 요리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한 연예인이 텔레비전 프로그램에 나와 냉동만두의 소를 이용해 짜장라면을 만든 것이 전파를 탄 것. 화면 속 출연자들은 “정말 중국집에서 파는 짜장면 같다”며 환호성을 질렀다. 그럴 만도 한 것이 돼지고기와 파, 마늘, 양파 등 짜장 소스의 기본이 되는 재료들이 만두소에는 다 들어 있다. 거기에 감칠맛까지 더해졌으니 당연히 맛있을 수밖에.

더 ‘맛있는 맛’을 추구하는 요리사들 사이에서도 냉동만두는 연구 대상이다. 냉동만두에 요리사의 ‘킥’이 한 방 더해지면, 돈 받고 팔아도 될 만한 훌륭한 요리가 탄생한다. 더 맛있고, 근사한 냉동만두 요리는 없을까. 그 답을 찾기 위해 서울 중구 쌍림동에 있는 한식주점 ‘제육원소’ 대표인 김동영 주방장에게 1인가구를 위한 냉동만두 이색 요리 두 가지를 부탁했다. 김 대표가 직접 시식한 평가도 덧붙였다.

원숭이도 한다! 초간단 만두죽

“그런 날 있잖아요, 전날 과음을 했다던가 야근한 다음 날이요. 배는 고픈데 배달 음식도 영 마뜩잖고 이불 밖으로는 절대 못 나가겠는 날이요. 그런 날 아침, 간단하게 만들어 먹을 수 있는 초간단 만두죽을 소개합니다. 냉동실 한쪽에 박혀 있는 냉동만두와 즉석밥으로 후딱 만들어낼 수 있는, 그야말로 ‘귀차니스트’에게 딱 맞는 메뉴입니다.”

■재료

즉석밥 1개(햇반 300g 기준), 냉동만두 10개(CJ 비비고 수제만둣집맛 고기만두 기준), 물, 국간장 또는 진간장, 소금, 달걀 1알, 기호에 따라 참기름과 후추, 깨, 김가루

■조리법

① 냄비에 물 600㎖를 붓고 냉동 만두를 넣어 한소끔 끓인다.

② 1분 정도 끓여 만두가 어느 정도 녹았을 때 숟가락으로 만두를 눌러 형태 없이 터뜨린다.

③ 한 차례 끓어오르면 즉석밥 한 공기를 넣고 물 200㎖를 더 넣고 뭉근한 불로 끓인다.

④ 국간장 또는 진간장 2큰술을 두르고 간을 본 뒤 기호에 맞춰 소금 1티스푼을 첨가한다.

⑤ 달걀을 잘 풀어서 두른 뒤 불을 끈다.

⑥ 기호에 따라 참기름 2큰술, 깨, 김가루를 추가한다.

■셰프의 요리 후기

“만두 자체에 이미 각종 양념 간이 완벽하게 되어 있기 때문에 최대한 아무 맛도 가미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밥과 물을 충분히 넣었는데도 염도가 크게 떨어지지 않았다. 간이 세다고 느껴지면 물과 밥을 더 넣거나 간장, 만두의 양을 줄이는 방식으로 자신의 입맛에 맞게 조절할 수 있는 음식이다. 손 하나 까딱하지 않고 아무것도 안 하고 싶을 때 간편하게 만들어 먹기 좋은 메뉴다. 죽 전문점에서 판매하는 돼지고기 야채죽, 그 맛과 거의 비슷하다. 깔끔한 식감을 원한다면 만두피를 분리해 조리하는 방법을 추천한다. 하지만 만두피에서 오는 특유의 쫀득한 식감이 수제비를 씹는 듯한 재미를 주니 일단은 만두피와 함께 조리해 보기를 권한다.”

마라만두. 백문영 제공
마라만두. 백문영 제공

우리집이 쓰촨성…화끈한 마파만두

“뭔가 그럴싸한 요리는 하고 싶은데 가지고 있는 재료가 많지 않을 때 추천하는 음식입니다. 중국집에서 시켜먹는 그 맛 그대로는 아니더라도 아쉬운 대로 꽤 비슷한 맛을 재현할 수 있어요. 굴소스, 두반장 같은 전문적인 소스류 대신 우리 일상에서 늘 사용하는 마늘, 고춧가루, 된장 같은 소스로 만들 수 있는 간단 요리입니다.”

■재료

냉동만두 6개(풀무원 얇은피꽉찬속 고기만두 기준), 두부 반 모, 물 200㎖, 다진 마늘, 다진 파, 고춧가루, 진간장, 설탕, 된장, 후춧가루, 전분가루

■조리법

① 만두 6개를 전자레인지에 2분간 조리해 녹인다.

② 만두피와 소를 분리해서 만두피를 찢어 놓는다. (분리하지 않은 채 터뜨려도 무방하다)

③ 기름 두른 팬에 다진 마늘 1큰술, 다진 파 3큰술, 고춧가루 3큰술을 넣고 약한 불에서 은근하게 볶아 고추기름을 만든다.

④ 진간장 2큰술을 넣고 물 200㎖를 첨가한 뒤 한소끔 끓인다.

⑤ 분리해 놨던 만두 속을 넣고 끓이다가, 설탕 1큰술, 된장 1큰술 반, 후추 0.5 티스푼을 넣고 끓인다.

⑥ 두부 반 모를 주사위 모양으로 썰어 소스에 넣고 끓인다.

⑦ 전분 반 큰술에 물을 섞어 만든 전분 물을 부어 넣고 재료와 소스가 충분히 섞이도록 끓인다.

⑧ 분리해 뒀던 만두피를 일정한 크기로 찢어 고명으로 얹고 참기름 한 큰술을 둘러 마무리한다.

■셰프의 요리 후기

“유튜브 ‘백종원의 쿠킹로그’ 초간단 마파두부 레시피를 따라 한 만두 마파두부 레시피다. 만두 안에 이미 충분한 돼지고기가 들어 있다는 점에서 착안했다. 두반장을 상비해 놓고 있는 가정은 많지 않을 것이다. 두반장의 기본양념은 된장과 고춧가루, 간장, 설탕, 후추 정도면 된다. 아주 동일하지는 않아도 비슷한 느낌을 낼 수 있는 ‘치트키’다. 대파와 마늘까지 넉넉하게 담긴 만두소야말로 이 요리를 완성하는 가장 중요한 재료다. 두부의 부드럽고 하늘하늘한 식감과 돼지고기 만두소의 부드러운 식감이 조화롭게 어울린다. 만두소를 고명으로 사용하면 쫀득한 식감을 낼 수 있다. 넓적한 중국 당면 넣는 것 같은 효과를 낸다.”

백문영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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