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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C] 건강식은 맛없다? 맛있고 예쁘고 속까지 편한 빵!

등록 2021-06-17 11:24수정 2021-06-17 11:28

비건 열광 빵집 3곳 순례기
빵어니스타, 얼린 타르트 인기
더브레드블루, 건강 발효 통밀식빵
우부래도, 쑥·두부 넣은 이색 빵
빵어니스타의 파운드 케이크. 빵어니스타 제공
빵어니스타의 파운드 케이크. 빵어니스타 제공

비건 음식이 맛없다는 건 편견이다. 비건뿐만 아니라, 일반인이 먹어도 “맛있다”는 소리가 절로 나오는 맛있는 비건 빵·디저트는 넘쳐난다. 그만큼 비건 문화가 사회 저변에 자리 잡았다는 방증인 셈. 기자가 비건들이 열광하는 비건 빵 맛집을 직접 찾았다. 인기의 이유? 당연히 맛있으니까!

비건 빵은 얼마나 맛있고 다양할까. ‘핫플’ 비건 빵집 순례를 나서기 전부터 기대에 부풀었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던 지난달 27일 낮, 서울 마포구 연남동에 있는 ‘빵어니스타’를 먼저 찾았다. 매장에 들어서니 ‘비건’이라는 것을 알리는 표지판이 눈에 띄었다. ‘NO 밀가루 NO 설탕 NO 유제품 NO 달걀’. 입구 쪽 진열대에 있는 카카오 비스코티, 플레인 비스코티, 단호박 비스코티, 말차 비스코티, 흑임자 두부 케이크, 서리태 두부 케이크, 단호박 스콘, 현미 튀일 등 다양한 제품이 있었다. 가격은 2천~4천원대.

쫀쫀한 식감에 은은한 단맛

계산대 옆 냉동실에는 얼린 말차 타르트, 얼린 쑥 타르트, 얼린 서리태 타르트가 있었다. 빵어니스타 연남점 신채연 점장은 “타르트 종류는 해동하거나 ‘얼먹’(얼려서 먹기)으로 먹어도 좋은 제품”이라며 “타르트 중에서 초코 타르트가 가장 인기”라고 말했다.

최근에는 이른 더위로 비건 빙수 판매가 늘고 있다. 비건 빙수는 귀리로 만든 식물성 우유, 코코넛 슈가로 만든 것. “손님들이 빙수에 타르트나 스틱 모양의 쿠키를 꽂아 인스타용 사진을 많이 찍는다”고 신 점장이 귀띔했다.

이날 궂은 날씨에 평일 낮 시간대인데도 5개 테이블 중 3곳이 차 있었다. 이곳의 주요 고객층은 20대 여성. 주말에는 200~300명이 찾을 정도로 많아 보통 10팀 정도 대기를 한다.

나는 이곳의 인기 상품인 단호박 두부 케이크와 말차 파운드를 선택했다. 이름은 케이크지만 주먹만 한 작은 크기였다. 단호박 두부 케이크는 주재료인 단호박과 두부만으로도 건강한 맛일 거라는 기대를 했다. 먹어보니 단호박과 두부 맛이 함께 느껴졌다. 마치 백설기를 먹는 것 같았다. 쫄깃한 식감에 은은한 단맛이 났다. 말차 파운드는 기름기가 좀 많았지만 깔끔한 녹차 맛이 났다. 작은 크기지만 하나만 먹어도 포만감이 느껴졌다.

△빵어니스타 연남점(서울 마포구 성미산로 153-13 2층/02-336-7768)

더브레드블루의 식빵. 더브레드블루 제공
더브레드블루의 식빵. 더브레드블루 제공

환경까지 생각한 착한 빵집

다음 순례지는 서울 마포구 노고산동에 있는 ‘더브레드블루’. 이곳에 들어서니 빵이 담긴 유리 진열장이 눈에 띄었다. 진열장 아래 손잡이를 당기면 서랍처럼 열리며 빵이 등장한다. 더브레드블루 김효원 영업·마케팅 총괄팀장은 “비건 빵집인 만큼 가능한 비닐과 플라스틱 쓰레기를 만들지 않으려 한다”라며 “빵 건조도 막고 비닐 쓰레기도 줄일 수 있는 유리 진열장을 자체 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진열장에는 영주 사과빵, 통밀발효종빵, 무화과 듬뿍 바게트, 갈릭 바게트 등이 있고 벽 한쪽에는 쿠키와 식빵이 진열돼 있었다. 이곳에서는 한 끼 음식으로 먹을 수 있는 비건 피자(1만5900원), 비선 큐브 브레드(7500원), 비건 버거(8500원)를 팔았다. 비건 버거는 콩고기를 국산 쌀가루에 묻혀 구워낸 비건 패티로 만든 것. 후식용으로 먹을 수 있는 딸기 맛 등 다양한 비건 아이스크림과 비건 마카롱도 있었다.

더브레드블루의 베스트셀링 품목은 통밀 식빵과 통밀 발효종빵 등 통밀 제품군이다. 김 팀장은 “통밀가루만으로 만든 것으로 직접 배양한 통밀 발효종을 사용했고 통밀가루만 임에도 쫀쫀한 느낌의 식감이 특징”이라고 말했다.

이날 매장을 찾은 이지숙씨는 “아토피가 심한 아이를 위해 일반 빵집 대신 이곳을 찾는다”라며 “간식 토스트용으로 사용할 통밀 식빵을 주로 산다”라고 말했다. 이씨는 한 번 들를 때 식빵을 여러 개를 사서 냉동실에 넣고 해동시켜 먹는다고 한다.

이곳에선 통밀 식빵과 무화과 바게트를 맛봤다. 통밀 식빵은 구수하면서도 담백한 맛이 났다. 식빵의 결이 부드러웠다. 무화과 바게트는 한 입 베어 물 때마다 빵 속 무화과가 씹히고 단맛이 입안에 퍼졌다. 씹는 식감이 좋은 빵이었다.

△더브레드블루 신촌본점(서울 마포구 신촌로 12다길 3 1층/0507-1425-0723)

우부래도의 두부피자롤. 우부래도 제공
우부래도의 두부피자롤. 우부래도 제공

확실히 속 편한 빵

세 번째 방문한 곳은 서울 동작구 상도동에 있는 ‘우부래도’. 지난해 망원동에서 이곳으로 자리를 옮긴 우부래도에서는 두부 피자롤, 호밀빵, 쑥 치아바타, 흑임자 크림빵, 쌀바게트 등 빵 60종(3천~6천원)을 만든다. 비건 빵 종류와 재료 조합이 다양하다는 것을 느끼게 하는 곳이다.

지난달 29일 토요일, 늦은 오후에 이곳을 찾으니 빵 대부분이 얼마 남아있지 않았다. 이곳의 인기 제품인 단호박 큐브(6천원)는 완판된 상태였다. 우부래도 김성림 대표는 “단호박 큐브, 쑥 치아바타, 토마토농장, 두부피자롤이 인기 품목”이라며 “20대부터 60~70대까지 다양한 연령층이 건강빵으로 여기며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특히 “비건뿐 아니라 당뇨 환자, 유당 불내증, 아토피 등으로 고생하는 분들이 단골손님”이다.

이날 우부래도를 찾은 대학생 정유진·임연주씨는 식사 대용으로 단호박 큐브와 두부 피자롤을 먹고 있었다. 정씨는 “상도동을 ‘빵도동’이라고 할 정도로 빵집이 많아요. 그중에서도 이곳 빵을 먹으면 맛있고 속이 편해 자주 찾아요”라고 말했다.

임씨는 주변 친구들을 보면 비건이 아니더라도 비건 먹거리를 찾는 이들이 많다고 한다. “올해 총학생회에서 내건 공약이 비건 학식 확대예요. 대학 내에서도 비건의 영역을 넓혀가는 것 같아요.”

버터, 우유, 밀가루를 사용하지 않는 비건 빵집들이 단조로운 메뉴의 건강빵만 만드는 건 아니다. 건강한 재료는 기본이고 독특한 맛에 개성과 예쁨까지 듬뿍 첨가하고 있었다.

△우부래도(서울 동작구 상도로 37길 3/070-7543-0599)

허윤희 기자 yhher@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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