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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단추형 전지 삼키면 바로 응급실 가야

등록 2011-07-11 20:02

시간 지체할수록 합병증 위험
식도·장기에 천공 유발할 수도
아이들이 텔레비전 리모컨이나 장난감에 많이 사용되는 단추형 리튬 전지를 삼킬 경우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된다. 특히 지름 2㎝ 정도 크기의 전지는 4살 이전 아이들의 식도에 걸리기 쉬워 더욱 위험하다.

연세대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에 따르면, 해마다 40~90명의 아이들이 단추형 리튬 전지를 삼켜 응급실을 찾았다. 이 중 50% 정도가 식도에 걸린 채 도착해 내시경으로 제거했다. 응급 내시경으로 단추형 전지를 제거한 아이들은 2008년 40여명, 2009년 20여명, 2010년 35명이며, 올해 상반기에도 17명이나 됐다. 우리나라 전체적으로는 연간 300여명의 아이들이 단추형 전지를 삼켜 병원을 찾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문제는 단추형 리튬 전지를 삼켰을 때 식도나 위장관에 들어가면 화학반응을 일으켜 성대와 식도, 혈관 등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한석주 세브란스 어린이병원 소아외과 교수는 “식도에 걸렸을 경우 누전에 의한 손상뿐 아니라 식도벽이 전지에 눌려 압력괴사까지 발생할 수 있다”며 “조기에 제거하면 별 탈 없이 회복하지만 시간이 늦어지면 식도 등의 장기에 천공을 유발하고, 심각한 경우 대동맥 손상으로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고 밝혔다.

실제 세브란스 어린이병원이 최근 단추형 전지를 삼켜 응급실을 찾은 3명의 아이를 분석한 결과, 2시간30분 안에 병원을 찾은 환자는 응급 내시경으로 식도에 걸려 있는 전지를 제거하고 별다른 처치 없이 일주일 만에 회복했다. 반면 나머지 2명은 단추형 전지를 삼킨 지 4시간이 넘어 응급실에 와 기관 재건술과 식도 재건술을 받는 등 회복에만 3~5개월이 걸렸다.

아이가 단추형 전지를 삼켜 통증, 기침, 구토 등의 증상을 보인다면 신속하게 응급실을 찾는 것이 최선이다. 한 교수는 “삼킨 뒤 늦어도 4시간 안에 전지를 제거하지 않으면 심각한 합병증뿐 아니라 치료와 회복도 더딜 수밖에 없다”며 “단추형 전지는 크기가 작아 아이들이 삼켜도 부모들이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므로 항상 관리에 신경써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미영 기자 kimm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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