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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섭의 MLB와이드] 정상으로 돌아온 빅리그, 격변기를 거치다

등록 2021-11-09 10:52수정 2021-11-10 02:31

2021시즌 투타 겸업으로 메이저리그를 뒤흔든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연합뉴스
2021시즌 투타 겸업으로 메이저리그를 뒤흔든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 연합뉴스
지난해 메이저리그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았다. 7월 말이 되어서야 시즌이 개막됐고, 정규시즌 경기 수는 60경기에 불과했다. 올해는 비정상적이었던 시즌이 정상적으로 돌아온 시즌이었다. 162경기 체제로 치러졌고, 관중 입장도 순차적으로 허용됐다. 메이저리그가 다시 일상에 스며든 시간이었다.

162경기 시즌의 초반 두드러진 점은 투수들의 강세였다. 지난해 투수들은 단축 시즌을 보내면서 강제 안식년을 가졌다. 힘을 비축했던 투수들의 공세에 타자들은 좀처럼 힘을 펴지 못했다. 5월까지 리그 평균 타율이 0.236였다. 역사상 투고타저가 가장 극심했던 1968년 리그 평균 타율이 0.237였으니, 타자들이 얼마나 부진했는지 알 수 있다. 이로 인해 메이저리그는 5월까지 노히터 6개가 쏟아졌다. 샌디에이고 파드리스는 조 머스그로브(28)가 팀 창단 첫 번째 노히터를 달성하기도 했다.

올해 메이저리그는 ‘투수들의 시간’이 되는 듯했다. 그러나 6월 들어 분위기가 급변했다.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했다. 사실 투수들은 과거부터 공의 미끄러움을 방지하기 위해 이물질을 사용해왔다. 명예의 전당에 오른 게일로드 페리는 대놓고 반칙투구(스핏볼)의 대가로 알려져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암묵적으로 쉬쉬해왔는데, 그 정도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었다. 단순히 제구를 다듬는 목적을 넘어 회전수를 늘려 공의 위력을 끌어올렸다. 이는 명백한 부정행위였다. 그러자 사무국은 투수들의 이물질 사용을 더 엄격하게 다룬다고 발표했다. 이례적으로 시즌 중에 관련 규정을 신설했다. 그러면서 투수들은 이닝이 끝날 때마다 모자와 유니폼을 심판에게 검사받았다. 올해 크게 달라진 장면이었다.

투수와 타자가 모두 혼란을 겪은 이번 시즌에는, 투수와 타자를 모두 해낸 선수가 등장했다. 오타니 쇼헤이(27·LA 에인절스)였다. 지난해 투수와 타자 모두 실망스러웠던 오타니는 수많은 질타를 뒤로하고 또 한 번 투타 겸업 시즌에 도전했다.

심기일전해서 나타난 오타니는 역사적인 시즌을 보냈다. 타자로 155경기에 출장해 타율 0.257 46홈런 100타점 103득점 26도루를 기록했다. 투수로도 23경기 선발 등판해 130⅓이닝을 던지며 9승2패 평균자책점 3.18을 기록했다. 탈삼진은 156개. 오타니 이전 마지막 투타 겸업 시즌을 보냈던 1919년 베이브 루스도 선보이지 못한 모습이었다. 올스타전에서 선발 투수와 지명타자로 나온 오타니는 명실상부 이번 시즌 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주인공이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는 포스트시즌이 확대 편성되면서 16개 팀이 가을 야구에 나섰다. 하지만 올해는 다시 기존 10개 팀으로 줄어들었다. 이에 포스트시즌 진출 경쟁이 더 치열해졌다. 그러다 보니 트레이드 마감시한이 불타올랐다. 30개 팀이 모두 트레이드에 참여했고, 7월15일 이후 총 149명의 선수가 팀을 옮겼다. 해당 시즌 올스타로 뽑힌 선수 10명이 유니폼을 바꾼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시카고 컵스는 2016년 우승 주역 앤서니 리조(뉴욕 양키스), 크리스 브라이언트(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하비에르 바에스(뉴욕 메츠)를 모두 떠나보냈고, 엘에이(LA) 다저스는 맥스 슈어저(37)와 트레이 터너(28)를 영입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당초 트레이드 마감시한의 승자는 다저스였다. 하지만 최후에 웃은 팀은 애틀랜타 브레이브스였다. 트레이드 마감시한에 데려온 작 피더슨(29)과 애덤 듀발(33), 에디 로사리오(30), 호르헤 솔레어(29)가 월드시리즈 우승을 이끌었다. 만약 네 선수 중 한 명이라도 데려오지 않았다면 애틀랜타의 우승은 보기 힘들었을 것이다.

한편 올해 메이저리그를 누빈 한국 선수는 6명이었다. 하지만 돋보이는 선수는 없었다. 류현진(34·토론토 블루제이스)은 메이저리그 진출 이후 가장 나쁜 평균자책점(4.37)을 남겼다. 김광현(33·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과 최지만(30·탬파베이 레이스)은 부상으로 상당 경기를 결장했다. 처음 발을 내디딘 김하성(26·샌디에이고 파드리스)도 타율 0.202, OPS 0.622(117경기 8홈런)로 기대치를 충족시키지 못했다. 양현종(33·텍사스 레인저스)과 박효준(25·피츠버그 파이리츠)의 메이저리그 데뷔 감격도 오래가지 않았다. 기쁨보다는 아쉬움이 남았고, 올해보다는 내년을 기약해야 하는 시즌이었다.

이창섭 메이저리그 해설위원 pbbless@naver.com" target="_blank">pbbles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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