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베어스의 허경민(오른쪽)이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의 경기에서 7회말 역전 만루 홈런을 날리고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지난달 26일 두산 베어스가 기아(KIA) 타이거즈를 8-4로 꺾었다. 이후 나란히 무승·연패의 늪에 빠졌던 두 팀의 운명이 11일 만에 갈렸다.
두산은 6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안방 경기에서 5-2 승리를 챙기며 5연패 수렁에서 빠져나왔다. 전날 경기에서 9회초
강승호 1루 송구 실책으로 다 잡은 경기를 놓치고 역전패했던 두산은 곧장 설욕에 성공했다. 투타 조화 속 9연승을 질주하며 구단 최다 연승(2018년·11연승) 기록까지 넘봤던 키움은 일격을 당했다.
이날 경기 내내 0-2로 끌려가던 두산은 7회말 김재호와 박계범이 연달아 출루하고, 키움 선발 요키시가 김태훈과 교체된 뒤 대타 박세혁이 몸에 맞는 볼로 루를 꽉 채우며 기회를 맞았다. 승부처에서 타석에 선 허경민은 2구째 시속 145㎞ 투심 패스트볼을 적시에 휘둘러 좌측 담장을 넘겼다. 지난달 무릎 부상 후 복귀 2경기 만에 때려낸 그의 프로 통산 3번째 만루홈런이다.
잠실의 공기를 단번에 바꿔낸 두산은 이어지는 8회 공격에서 페르난데스의 1루타·김재호의 희생플라이를 통해 착실한 팀 배팅으로 점수 차를 3점까지 벌렸고 그대로 경기를 매듭지었다. 시리즈 전적 1승1패 균형을 맞춰내며 지난달 22일 에스에스지(SSG) 랜더스전 패배(5-6) 이후 여태 1승(1무8패)뿐이었던 우울한 장마철과 작별했다.
기아 타이거즈 양현종이 6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KBO리그 케이티(kt) 위즈와 경기에서 3회초에 케이티 장성우에게 투런홈런을 허용한 뒤 새 볼을 건네받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같은 날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로 케이티(kt) 위즈를 불러들인 기아는 선발 등판한 에이스 양현종이 4이닝 7안타 4볼넷 2삼진 6실점으로 무너지면서 1-8로 패배, 지난달 26일 두산전부터 시작된 연패 행진을 8번째까지 늘렸다. 2019년 9연패 이후 3년 만의 최다 연패다. 앞서
올스타 투표 1위에 올랐던 양현종은 이날 투구로 KBO 통산 12번째 9년 연속 100이닝 기록을 세웠지만 패배로 빛이 바랬다.
박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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