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타자' 이승엽(왼쪽)이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 지휘봉을 잡는다. 사진은 지난 2017년 9월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은퇴투어 행사에서 두산 베어스 구단이 준비한 달항아리를 받는 모습. 연합뉴스
“최선을 다하는 것은 당연하다. 포기하지 않는 야구를 선보이겠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신임 감독의 포부다. 이승엽 감독은 반달곰 사령탑 공식선임 뒤 14일 오전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어떻게 해야 강팀으로 갈지, 어떻게 해야 팬들에게 희망을 주고 감동을 줄지 고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은퇴 뒤 현장에 대한 열망은 계속 있었는데 내 의지대로 되는 게 아니었다”면서 “5년 만에 두산에서 좋은 제안이 왔고 그래서 수락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감독은 이날 두산과 3년 18억원(계약금 3억원·연봉 5억원)에 계약했다.
이승엽 신임 감독은 한국야구사에 큰 획을 그은 최고 레전드다. 삼성 라이온즈 프랜차이즈 스타로 KBO리그에서 시즌 최다 홈런(56개) 등 통산 467홈런을 쳤고, 일본프로야구 8년 시절(지바 롯데, 요미우리 자이언츠, 오릭스 버펄로스)까지 포함하면 한일통산 626개의 홈런을 쏘아 올렸다. KBO리그 통산 최다 득점(1355개), 최다 루타(4077개), 최다 타점(1498개) 기록 등도 보유 중이다. 리그 최우수선수(MVP)상을 5차례 수상했고, 골든 글러브 또한 10차례나 받았다. 2006 세계야구클래식(WBC), 2008 베이징올림픽 등에서도 결정적인 순간에 클러치 능력을 뽐내면서 대표팀의 ‘상징’이 됐다.
2017시즌 때 리그 첫 은퇴투어를 했던 이 감독은 이후 야구위(KBO) 홍보대사, 야구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야구계 안팎에서 선한 영향력을 끼쳤다. 프로 지도자는 이번이 처음이 된다.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jtbc)에서 감독을 맡기도 했던 그는 “선수들과의 소통면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옛날 야구보다는 세대가 바뀌고 있으니까 선수들과 허물없는 사이로 지내면서 경기 때는 시너지 효과가 나도록 하겠다”고 했다. 내년 시즌부터 삼성을 적으로 만나게 된 데 대해서는 “현역 시절 삼성에서 진짜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두산의 선택을 받게 됐다. 이제 나머지 9개 구단은 나에게 똑같은 구단일 것”이라고 했다. 이승엽 감독은 현재 일본인 코치 등을 물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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