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감독이 10일 오후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B조 본선 1라운드 일본과 경기에서 굳은 표정으로 그라운드를 바라보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경기 전 “한일전에는 실력 외에 나오는 보이지 않는 힘이 있다. 경기는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보이지 않는 힘’은 없었다. 그저 실력에서 완패했다.
한국 야구 대표팀은 10일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 1라운드 조별리그 일본과 경기에서 4-13으로 대패했다. 콜드 패를 당하지 않은 게 다행일 정도였다. 투수진이 하나같이 힘을 못 쓰는 가운데 무려 13점을 내줬다. 한국은 10명의 투수가 등판해 일본 타자들에게 13안타 9사사구를 내줬다. 2009년 WBC 때 콜드 게임패(7회 2-14)를 당한 뒤 14년 만의 도쿄 대참사였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 뒤 굳은 얼굴로 “전체적으로 힘든 경기를 했다. 초반 승기를 잡았는데 투수 교체가 늦었다”면서 “제가 운영에 실패했다”고 자책했다. 투수진 집단 부진에 대해서는 “좋은 투수들인데 자기 역량을 발휘 못했다. 다음 기회가 있으면 그때는 잘 해줄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다.
이 감독은 경기의 승부처를 3회로 봤다. “득점 후에 실점을 안 하면 그다음 좋은 공격이 나올 수 있는데 그때 승기를 넘겨준 것 같다”고 했다. 한국은 3회초 양의지의 투런포 등을 앞세워 3점을 선취했으나 3회말 선발 김광현이 급격히 흔들리면서 4점을 곧바로 내줬다. 이강철 감독은 “일단 일본이 잘했다. 잘한 것은 인정한다”며 “우리 선수들이 가진 게 이게 다가 아니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좀 더 성장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국은 12일(낮 12시) 체코, 13일(저녁 7시) 중국과 남은 조별리그 경기를 치른다. 호주에 일격을 당한 뒤 일본에 완패해 사실상 2라운드 진출은 어렵다.
도쿄/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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