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철 2023 WBC 야구 대표팀 감독. 도쿄/연합뉴스
한국 야구는 2009년에 멈춰 있었고, 세계 야구는 한 단계 더 성장해 있었다. 한때 ‘맞수’라 칭하던 일본 야구와 격차는 더 벌어졌다. 2020 도쿄올림픽(2021년 개최) 때처럼 세계 야구의 벽을 다시 한 번 뼈저리게 느낀 2023 세계야구클래식(WBC)이었다.
한국은 일본 도쿄돔에서 열린 WBC에서 호주, 일본에 거푸 패하면서 1라운드에서 탈락했다. 전력상 한 수 아래로 평가했던 호주에 첫 경기를 내주면서 사실상 첫판에서 탈락이 결정됐다. 자력 8강행이 어려운 상황에서 13일 체코가 호주를 잡아주기를 내심 기대했으나 너무 큰 욕심이었다. 도쿄올림픽 무관(4위)에 이은 2023 WBC 1라운드 탈락. 한국 야구의 현주소다. 2008 베이징올림픽 금메달, 2009 WBC 준우승의 영광은 이제 더이상 없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13일 B조 조별리그 마지막 중국과 경기에서 5회 콜드승(22-2)을 거둔 뒤 “선수들은 최선을 다해 준비를 잘했다. 내가 부족해서 이런 결과(8강 탈락)가 나왔다. 죄송하다”라고 밝혔다. 투수들 부진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선발을 정했어야 하는데 내가 부족해서 못 정했다”라며 거듭 스스로를 탓했다. 투수진 집단 부진에 과거 학교폭력 문제로 안우진을 뽑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움이 없는지에 대한 일본 기자의 질문에는 “안우진을 안 뽑은 것에 대해서는 후회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야구 대표팀은 14일 오후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다. KBO리그가 13일부터 시범경기에 돌입해 곧바로 팀에 합류하게 된다.
김양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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